이외수씨의 글을 스크랩하여 올려봅니다.
제목: 그대의 건투를 빌며
부제: 집중력이 삶의 승패를 좌우한다.
나는 무슨일을 하든지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일단 시작하면 반드시 마무리를 지을 때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 절대로 중간에 다른일을 병행하지 못한다.
다빈치는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면서 동시에 왼손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한다. 허걱이다. 하지만 다빈치는 천재다. 하늘이 재능만 부여해 준다면 무슨 일을 못하랴.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면서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동시에 오른발로 피아노를 치면서 왼발로 팝콘을 집어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평범한 인간이다. 평범한 인간이 천재에 비해 지독하게 불쌍한 점은 엄청난 노력과 수없는 실패를 거듭해야만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억울하지만, 성공하고 싶으면 그 등식을 받아 들여야 한다. 괜히 자신을 천재와 비유하면 수시로 열등감만 증대되고 수시로 하늘에 뻑큐만 날리게 된다. 조심해야 한다. 하늘은 아직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율범을 개정하지 않았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하늘에 뻑큐를 날리고 잘 되는 놈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집중력은 능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축구중계를 할 때 해설자들이, 우리 선수들 집중력이 떨어졌어요, 라고 말하면 패배를 예측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남다른 집중력을 무슨 쇼핑몰이나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는 없다. 순전히 자기가 만들어서 가져야 한다.
나는 집중력을 떨어뜨린 상태로 무슨 일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그 일에 대한 모독으로 생각한다. 그럴 거면 차라리 안 하고 말겠다는 정신으로 밀고 나간다. 성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음에 들 때까지 물고 늘어진다. 기력이 쇠잔해지면 한숨 자고 일어나 또다시 물고 늘어진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지겹다. 하지만 그런 기질 때문에 내가 재배하는 시간에는 대체로 쭉정이가 드물다.
그대가 성공하고 싶다면 명심하라. 고도의 집중력이 인생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리고 집중력은 자신의 목표에 최대가치를 부여할때 증대된다. 그대가 어떤 목표를 설정했다면 클레오파트라가 환생해서 벌고벗고 그대와 포르노를 찍자고 애걸해도 절대로 한눈을 팔지 말아야 한다. 물론 그대가 성공에 이르기 전까지는 수많은 인간들이 그대를 쪼다라고 손가락질 할 것이다.
그러나 그대가 자신의 목표에 최대가치를 부여하고 클레오파트라와 포르노를 거부할 정도로 집중력을 쏟아 부을 수만 있다면 그대는 이미 우화등선, 봉황으로 탈바꿈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대가 힘차게 하늘로 날라오를 때쯤 그대를 쪼다라고 손가락질 했던 참새들은 알몸으로 포장마차 석쇠에서 눈을 감은 채로 지글거리고 있을지니. 그대여, 오늘도 그대에게 주어진 시간이 쭉정이가 되지 않도록 집중력을 다해서 정진하라. 오늘도 기쁜일만 그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