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제: 『절치부심』
切齒腐心은 「이를 끊고(갈고) 마음을 썩히다」는 뜻입니다. 「몹시 분하여 이를 갈며 속을 썩임」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사전의 예문으로 이런 것들이 있네요. 절치부심의 원한. 그는 이유 없이 매를 맞은 것이 분해 절치부심하였다. 비록 드러내 놓고 이를 갈진 않았지만 속으로 얼마나 절치부심하고 있다는 걸 남이 느낄 만큼 해주댁은 몸서리를 쳤다.
이 말은
전국책의
형가라는 사람 이야기에 나옵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사연 하나하나가 다 처절한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유명한 사연이고요, 많은 사람이 이 사람의 일을 주제로 글을 쓰거나 시를 지었습니다. 십여 년 전에 나온 이연걸 주연의 '
영웅'이라는 영화의 모티브도 형가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영화는 형가와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만(오히려 이 영화의 주제는 형가의 이야기와 반대입니다), 주인공이
진왕 정(진시황)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그를 해치려 했던 사람을 죽인다는 설정은 형가가 번어기(진 나라에서 연 나라로 도망쳐왔던 사람)의 목을 들고 진시황을 보러 갔던 일과 비슷합니다. 형가가 번어기를 찾아가 말합니다.
『「진 나라가 장군(번어기)을 대우하는 것이 너무하다고 말할 만 합니다(진지우장군秦之遇將軍가위심의可謂深矣). 부모님과 일가 친척들을 모두 죽여버렸는데(부모종족父母宗族개위륙몰皆爲戮沒), 이제 듣자하니 장군의 머리를 사서(현상금을 걸어) 금으로 천근(많은 돈)이고 읍으로 만호(많은 백성들을 다스리는 높은 벼슬)라는데(금문今聞구장군지수購將軍之首금천근金千斤읍만호邑萬家) 앞으로 어찌 하시겠습니까(장내하將奈何)?」
번 장군이 하늘을 우러러 크게 탄식하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길(번장군樊將軍안천태식仰天太息류체왈流涕曰) 「제가 매번 생각할 때마다 언제나 골수에 아프지만(골수에 사무치다; 생각할 때 마다 뼈까지 아프다) 계책을 돌아보건대 나오는 곳이 없을 뿐입니다(별다른 방법이 나오지 않아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뜻)(오吾매념每念상통어골수常痛於骨髓고계부지소출이顧計不知所出耳).」
형가가 말하길(가왈軻曰) 「연 나라의 걱정을 해결할만하고 장군의 원수에게 보복할만한 한마디 말이 있다면 어쩌시겠소(금유일언今有一言가이可以해연지환解燕國之患이而보장지구자報將軍之仇者하여何如?」 번어기가 이에 앞으로 나와(뜻밖의 소리에 놀라 가까이 다가옴) 말하길 「어찌 하면 되겠소(위지내하爲之奈何)?」 형가가 말하길(형가왈荊軻曰) 「장군의 머리 얻기를 원하니 그것으로 진 나라에 바치면(원득장군지수願得將軍之首이以헌진獻秦) 진 나라 임금님은 반드시 기뻐허며 신하 보기 좋아할 것입니다(그 머리를 바친 신하를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할 것입니다)(진왕필희이선견신秦王必喜而善見臣). 신하가 왼손으로 그 소매를 잡고 오른손으로 그 가슴을 찔러 올립니다(신臣좌수파기수左手把其袖이而우수침항기흉右手揕抗其胸). 그러면 장군의 원수가 보복당하고 연 나라가 능멸 당한 치욕이 없어질 것입니다(연즉然則장군지구將軍之仇보報이而연국견능지치燕國見陵之恥제의除矣). 장군은 어떤 뜻을 가졌습니까(장군將軍기유의호豈有意乎)?」
번어기가 한쪽 웃통을 벗고 팔뚝을 움켜쥐며 나가 말하길(연 나라 태자는 번어기를 죽이는 것에 반대했다. 번어기가 자신의 결심을 드러내기 위해 한쪽 어깨를 드러내 울퉁불퉁한 근육을 보여주며 태자에게 한느 말)(번어기樊於期편단액완이진왈偏袒扼腕而進曰) 「이는 제가 밤낮으로 이를 갈며 속을 썩히던 일이었습니다(차此신臣일야日夜절치부심야切齒拊心也). 이에 지금에야 가르침을 들어 얻었습니다(내乃금今득문교得聞敎).」 마침내(말을 한 후 그에 뒤따라) 스스로 목을 베었다(수遂자문自刎).』
번어기가 진시황에 대해 원한이 뼈에 사무쳐(통어골수痛於骨髓) 이를 갈며 속을 썩히다가(절치부심切齒腐心) 스스로 목을 벤 것만은 아닙니다. 그런 원한도 있었지만 또 다른 대의도 있었습니다. 진 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 것이 반드시 그 시대 사람들에게 옳은 일은 아니었으니까요. 진 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 것은 다르게 보면 다른 나라들이 망하는 이야기입니다. 위에 말한 영화 '영웅'에서는 진 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 것도 큰 뜻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통일된 중국에서 보자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억울함(원한)을 잊어버리는 것도 그럴지 모릅니다. 저는 사람 앞에서 말을 잘 못합니다. 옛일도 빨리빨리 기억해내지 못하고요. 억울한 마음에 앞뒤없는 말을 하며 제 귀에 뿌드득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
송구영신送舊迎新)하는 날, 친척親戚이 친척親隻이란 말을 느꼈습니다. 매일 쓰는 것이 의미있는 것이기에 오늘도 올립니다. 다른 글을 읽거나 댓글을 다는 일은 어쩌면 당분간 예전보다 뜸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생각할 일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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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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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