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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x이 선배 이야기
게시물ID : menbung_311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atpunch
추천 : 11
조회수 : 1040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6/04/20 14:48:02
예전에 다니던 대학 선배 이야기입니다. 

이 선배는 원래 좀 허풍? 허세가 심한 기질이 있었어요. 자기가 미국에 오래 살았는데 거기서 마약을 해봤다, 대마초 펴봤다 이런 얘기를 떠들고 다니고 미국 클럽에서 여자 만난 얘기부터 외국에서 만난 드라마틱한 사랑얘기까지... 

말도 매번 바뀌고 아무튼 다들 거의 안 믿었습니다. 앞에선 들어주는 척만 하구요. 

근데 이 선배가 술자리에서 어느날 그러더라구요. 자기가 30명 수능을 망치고 대학에 왔다구요. 다들 이번엔 또 뭔 헛소리를 하려고하나 듣는둥 마는둥 하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충격적이더라구요. 

그 2000년대 중후반에 유행한 어른들은 못듣는 벨소리 기억하시나요? 특정 주파수대 음이 20대부터는 들리지 않는다는 걸 이용해서 수업시간에 문자를 하는 벨소리가 있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소리가 들리고 교사들은 못듣는 거죠. 

대충 감이 오시나요? 수능날 핸드폰을 세대를 챙겨가서 그 벨소리를 내내 틀었답니다. 자기는 이어플러그로 귀를 막구요. 수능날은 보통 사물함 다 빼고 쓰레기통까지 치우는데 어떻게 숨겼는진 몰라도 교실 곳곳에 숨기고 mp3 모드로 그걸 1교시부터 끝날때까지 틀은거에요. (이 얘기하면서 공기계 산거라 들켰어도 자기인거 안 걸렸을거라고 웃는데 개소름) 

당연히 학생들은 이상한 소리가 나서 머리가 너무 아프고 어지러워서 시험을 못보겠다고 항의했는데 소리가 교사들 귀에 들릴리가... 상식적으로 학생들 한두명도 아니고 한 반 인원 거의 전부가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제대로 확인을 해봐야하는데 교사들만 계속 여럿이서 들락날락 하더니 문제 없다고 무시했답니다.

그 중에서 자기랑 귀 나쁜 몇명만 수능 잘봤을거라고 웃는데... 엄청 소름끼치면서도 솔직히 그땐 안 믿었어요. 이런짓을 진짜 해놓고 떠벌리는것도 이상하고 핸드폰 숨긴것도 안믿기구요.

이후에 제가 대학을 옮겨서 이 선배의 족적은 아예 몰랐는데, 얼마 전 친구한테 연락이 왔네요.

이 선배가 제대하고 1학기에 복학을 했답니다. 근데 전공은 하나도 안 들어오고 선택교양만 들어오더래요. 다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어차피 졸업유예 할거라는 둥 이상한 소릴 했대요.

근데 사건이 터진게... 교양중에 조별발표 비중이 엄청 높은데 발표 평타만 쳐도 성적이 후하게 나오는 꿀교양이 있습니다. 이 수업을 선배가 신청해서 들어갔는데 같은 팀원이 저희과 2명에 타과 1명이더래요. 

역할분담 할 때 자기가 발표 잘하고 고학번이니 맡아달라고 호언장담했답니다. 정신차렸는지 의외로 조별회의도 잘 나가고 그랬대요. 덕분에 나머지 3명은 거의 자료만 드문드문 모으고 피피티만 요약하는 선에서 좀 편하게 준비를 했구요.

그리고
발표당일
안옴ㅋ
연락두절ㅋ

이 선배가 다 한다고했으니 발표 준비는 거의 안한 3명은 완전 패닉상태에서 교수한테 사정 말하고 부랴부랴 발표했지만 교수님의 얼굴은 똥씹은 표정이고 결과도 똥망.

그리고 알게된 사실은
이 선배는 제대하고 복학 안ㅋ함ㅋ 등록 안 한 상태에서 학교 다닌척을 한거죠. 등록 안한거 걸리면 안 되니까 전공수업은 안 나오고 단과대 근처에도 얼씬도 안 한겁니다.
교양과목은 교수가 학생들을 잘 모르고, 첫주에는 수강변경하는 경우도 있어 명단에 이름 없어도 조를 짠거구요.
친구들 왈, 사실상 쁘락치사건에 버금가는 일이라고...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건지... 남 엿먹이는데서 쾌감을 느끼는 사이코패스가 의외로 가까이 있단 사실에 개소름 끼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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