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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적는다
게시물ID : readers_311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5
조회수 : 32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2/12 08: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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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밤하늘 물빛

남쪽 하늘 물의 나라 은하수에 고래가 첨벙거린다

튕겨 비치는 방울이 저들끼리 부딪쳤다가 산산이 반짝이면서 더욱 큰 빛으로 출렁인다

흐르는 물과 연관된 별자리들은 말 그대로 바다같이 넓은 공간에 걸쳐진 특색이 있는데

그 촉촉한 하늘을 영 나룻배처럼 야윈 달이 지나면 긴긴 수평 떠 가는 느긋한 모양새로 뵌다

두둥게둥실 일엽편주에 하룻낮 감회 실어 본 잠 못 드는 맘이 알맞게 시원해지는 휴식이다



40억여 살 고여금 팔팔하다

별천지에 뒹굴며 놀다 자빠진 달은

둥글게 말아 올린 댕기 풀려 반쪽 되고는

긴 머리카락 흐트러뜨리니 하얀 안개가 치렁하다

참으로 곱게 늙었다



밤잠을 뒤척일 때 난 꽃이 된다

그랬다. 숨 죽은 듯 무기력하니 청승맞게 묘실 같이 된 방구석에

밤이면 납작한 그리움 드리웠으나, 달맞이꽃 피기 시작한 건 그 후부터다

이별 한 번 앓았다고 사경 헤매다가 눈물 먹어 자란 작심으로 움튼 생기다

창가에 턱을 괴어 꽃받침 만드는 나란 게 달을 맞이한다

서로의 점을 세는 놀이 했던 지난 밤 그이 잊는 대신 별자리나 이으면서

저 사귈 수도 헤어질 수도 없는 달만 사랑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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