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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Pun한자) 난형난제
게시물ID : readers_311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1
조회수 : 76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2/12 07:40:31
오늘의 문제: 『난형난제』

難兄難弟은 「형으로 어렵고 동생으로 어렵다」 정도로 풀어볼 수 있겠네요.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비슷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모두 조금씩 느낌이 다르지만 「막상막하莫上莫下」나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그리고 「도토리 키재기(団栗の背比べ)」 같은 말들과 서로(상相) 통通합니다. 요즘은 호환가능互換可能이라고도 하는 모양이더군요. 이런 식으로요. 막상막하는 난형난제와 오십보백보의 상위호환이다. 난형난제의 예문은 이렇습니다. 결승전에서 만난 두 선수는 난형난제라 결과를 점치기 어렵다. 참으로 난형난제한 자색과 재덕을 겸비한 분들이다. 자기와 비한다면 위도 아니요 아래도 아닌 난형난제의 인물이다. 마지막 예문에서 '위도 아니요 아래도 아니다'가 바로 막상막하입니다.

난형난제難兄難弟란 말은 중국 한漢 나라의 진식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진식은 태구라는 지역을 다스렸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진태구라고 불렸습니다. 벼슬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성품은 청렴하였고 가족은 화목했습니다. 큰아들의 이름은 진기이며 원방이라는 자字를 썼습니다. 둘째아들의 이름은 진심이며 계방이라 불렀습니다. (원元은 으뜸이란 뜻이 있고 계季는 젊다는 뜻이 있습니다. 원방과 계방은 큰 쪽과 작은 쪽이라 볼 수도 있네요.) 조선의 높은 벼슬을 한 황희가 실제로 청렴했는지 또는 비리가 많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황희에 대한 다른 이야기도 전합니다.) 일반적으로 황희는 청백리淸白吏의 상징적 인물입니다. 비가 새는 초가집에 멍석을 깔고 지냈다는 이야기는 아주 유명합니다. 진식에 대해서도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진식이 순숙이라는 사람의 집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순숙은 소설로 유명한 삼국지의 위대한 악역 조조의 훌륭한 조언자 순욱의 할아버지입니다. 진식이 순숙을 찾아가는데 진식은 집이 가난하여 부릴 하인이 없었다고 합니다. (황희는 집에 부리던 종이 있었습니다.) 맏이인 진기에게 수레를 몰도록 하고 둘째인 진심은 지팡이를 가지고 뒤따르게 하였다고 합니다. 손자인 진군은 아직 어려 수레에 태우고 갔고요. 순숙이 손님을 맞아 음식과 술을 대접하는데, 순숙의 아들들도 유명한 사람들이었답니다. 이 술 시중을 그 유명하신 아드님들이 했고요. 손자인 순욱은 아직 어려 술 시중을 들게하지 않고 앞에 앉혀 놓았다고 합니다. 아마 이 두 사람의 손자들인 진군과 순욱은 이때 처음 만났겠죠. 진군은 처음에 유비에게 발탁되어 벼슬을 했지만, 유비가 여포에게 쫓겨 도망가자 그도 숨어버렸습니다. 나중에 조조에게 다시 발탁되어 위魏 나라를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진군이 순욱보다 나이가 많은데, 진군은 나중에 순욱의 딸에게 장가들었습니다.

결국 진식과 순숙이(진식의 아들과 순숙의 아들이) 사돈査頓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 아닙니다. 진식이 수레를 몰 하인이 없었다는 말을 하려던 것입니다. 황희는 이와 달리 집안에 하인이 많았습니다. 어느 날 두 계집종이 서로 크게 싸웠답니다. 한 계집종이 대감마님께 쪼르르 달려가 다른 계집종을 일러바치니, 황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네 말이 옳다. 그 말을 들은 계집종이 다른 이에게, 그것 봐라 대감마님도 내 말이 옳다고 하신다 했겠죠? 다른 계집종도 지지 않고 대감마님께 일렀고요. 황의는 또 이렇게 말했대요. 네 말도 옳다. 결국 황희는 다투던 두 계집종 모두가 옳다고 했던 것입니다. 이것을 지켜보던 조카가, 아니 옳고 그름을 가려주셔야지 둘 다 옳다 하시면 어찌합니까 하니, 황희는 네 말도 옳다고 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난형난제難兄難弟에 얽힌 이야기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진원방(진기)의 아들 장문(진군)은 뛰어난 재주가 있었다(진원방陳元方자子장문長文유有영재英才). 계방(진심)의 아들 효선(진충)과 더불어 제각기 그 아비의 공덕功德을 따져 다툼을 끝낼 수 없었다(여與계방季方자子효선孝先각各논論기부공덕其父功德쟁지불능결爭之不能決). 태구(진식)에게 물어보니 태구가 말하길(자어태구咨於太丘태구왈太丘曰) 「원방이 형 하기 어렵고 계방이 동생 하기 어렵구나(원방元方난위형難爲兄계방季方난위제難爲弟」.』

어린아이들이 제 아빠를 자랑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울 아빠는 지구를 지켜요. 보통 이런 아이들 싸움에선 슈퍼맨과 셔터맨이 동급입니다. 번개맨이 모두를 이기고요. 그런데, 진군은 이런 아이들 싸움에서부터 논리論理를 세워 자기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의 잘하고 못하는 것을 비교했다고 합니다. 이 싸움이 결론이 나지 않으니 할아버지께 물어보러 갔고요. 할아버지가 듣고 했던 말이 바로 나중에 난형난제難兄難弟란 말이 되는 원방난위형元方難爲兄계방난위제季方難爲弟입니다.

황희의 이야기와 비교하면, 두 계집종의 이야기에서 누가 옳고 그른지 알 수 없습니다. 황희가 두 계집종을 모두 옳다고 한 것도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없습니다. 원방(큰아들)과 계방(작은아들)은 모두 진식의 효성스럽고 뛰어난 아들들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많은 칭찬을 듣고 있습니다. 아비로써도 이 두 아들 중 누가 더 잘나고 누가 조금 못난지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신에게 손자가 되는 그 아들의 아들과 조카가 서로 논리를 세워 아비의 잘난 점을 주장하고 아재비의 못난 점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큰아들이 형으로 있기 어렵고 작은아들도 동생으로 있기 어려운 일입니다. 아마 이런 마음이 아니였을까 감히 짐작해봅니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는 맹자의 앞부분에 나오는 말입니다. 제가 맹자를 처음 읽은 것이 아마 중학생 무렵이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한문으로 읽은 것은 아니고 번역서를 읽었습니다. 한문으로는 대학교 다닐 때 중어중문학과의 중급한문 시간에 읽었습니다. 다른 학과의 전공수업인 이 과목을 택했던 이유가 맹자를 좋아하고 이미 아는 내용이라 쉬울 것으로 생각해서였거든요. 그리 쉽지는 않았습니다. 수업이 문장을 소리로 다 읽고 그 읽은 내용을 한 글자도 빼지 않고 번역하는 것이었거든요. 대략적인 내용이야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지만, 그 한 글자 한 글자라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읽고 나니 그 전엔 지나쳤던 것도 다시 보이더군요. 아,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맹자에 흥미를 느낀 것은 이 사람이 꽤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는 내가 뭐 말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아니, 할 수 없어서 하는 거야 라고도 했습니다만, 이 사람, 다른 사람을 어르고 달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임금님이 무슨 불평을 하면 우선 임금님 편을 들어줍니다. 그럼, 임금님이 반가워서 바짝 다가 않겠죠? 이때 말을 살짝 틀어버립니다. 이 어르고 달래는 솜씨가 정말 예술적입니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이야기도 이렇게 틀은 것입니다. 이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맹자와 임금님은 연못가에서 만났습니다. 사실 조금 뒤에 있는 임금님이 노래를 좋아하던 것을 부끄러워할 때 맹자가 편들어주는 부분이 더 극적입니다만, 여기서도 비슷한 경향이 있습니다. 임금님이 연못의 경치를 감상하다가 맹자에게 현명한 사람들도 이런 것을 즐기냐고 묻습니다. 맹자는 현명한 사람만이 이런 것을 즐길 수 있다고 대답하고요. 그리고 살짝 틀어, 백성들이 임금님을 미워한다면 이런 좋은 것들도 없어질 텐데 어떻게 즐길 수 있겠냐고 합니다. 이제 임금님이 자신은 정치를 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흉년이 들면 백성들을 이주시키고 옮길 수 없는 사람을 위해 다른 곳에서 곡식을 가져온다고요. 다른 나라들을 살펴보면 자신처럼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은데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은 어찌된 일인지 묻습니다.

맹자는 임금님이 전쟁을 좋아한다면서 전투의 비유를 합니다. 둥둥 북을 쳐서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갑옷을 버리고 무기를 끌면서 도망치는데 어떤 이는 백 걸음 도망간 뒤에 멈추고 또 어떤 이는 오십 걸음 도망간 뒤에 멈췄답니다. 『오십 걸음으로 백 걸음을 비웃는다면 어떻겠습니까(이以오십보五十步소笑백보百步즉則여하何如)?』 임금님이 당연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대답했습니다. 맹자는 이제야 이 비유를 설명합니다. 처음부터 흉년이 들지 않도록 나라를 잘 다스려야지 흉년이 들어 사람이 죽으면 내 탓이 아니라 흉년 탓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을 찔러 죽이고 내 탓이 아니라 병기 탓이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임금님이 뜻밖의 이야기에 조금 더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이 뒤의 이야기는 더욱 과격합니다.

앞서 맹자가 어르고 달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 솜씨가 아니었다면 이런 책이 세상에 남아있을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읽다보면 벌써 몇번은 죽을 고비가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떨려옵니다. 물론 지금에야 맹자는 건드릴 수조차 없는 위대한 스승이라 생각하지만, 맹자도 처음부터 그런 존재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유명한 사람이긴 했겠죠. 잘 대접해야 하는 선생님 정도? 당시에 맹자와 비교할 유명한 사람이 적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들은 잊혀지고 맹자는 살아남았지만. 사람이 화가 나면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정치적 부담이야 있었겠지만 죽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거렁뱅이 중으로 세상을 떠돌다가 나중에 중국의 임금님이 된 사람(주원장)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임금님이 된 뒤에 맹자를 읽다가, 이 고약한 늙은이는 어디 사람이냐, 당장 그 목을 치라고 부들부들 떨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맹자가 이미 오래전에 죽은 사람인 걸 몰랐다고 하고요.

이야기가 산으로 가서 양을 잃어버리고 있네요. 이만 정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은 난형난제難兄難弟와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를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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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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