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제: 『유유상종』
類類相從은 「비슷한 것끼리 서로 따른다」는 뜻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끼리끼리 논다」와 거의 같습니다. 그제의
초록동색草綠同色과 어제의
동병상련同病相憐 동우상구同憂相救에 이은 세 번째 말인데요, 이 말들은 제각각 느낌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말입니다. 조금 더 들어가면, 유유상종은 어제의 동성상응同聲相應 동기상구同氣相求와 같은 말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끼리끼리 논다는 부정적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유상종도 부정적으로 쓰일 때가 많은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사전의 예문에 이런 것이 있네요. 『천한 신분의 구박과 설움을 흩어져 살면서 당하기는 더 어려워서 자연히 유유상종으로 같은 백정 몇 집이 진펄가에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수십 호의 마을로 되었고…』. 이 문장의 유유상종은 동병상련으로 바꿔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어제 동성상응同聲相應 동기상구同氣相求를 설명하면서
주역周易을 인용했습니다. 조금 더 이어가죠. 『같은 소리는 서로 응應하고(서로에게 맞춰 대답하거나 행동하고)(동성상응同聲相應) 같은 기운은 서로 모인다(동기상구同氣相求). 물은 축축한 곳을 흐르고(수류습水流濕) 불은 마른 곳에 나며(화취건火就燥) 구름은 용을 따르고(운종룡雲從龍)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며(풍종호風從虎) 성인聖人이 일어남(성인이 세상에 나서 일을 하는 것)을 만물萬物이 본다(성인작이만물도聖人作而萬物覩). 하늘에 바탕한 것은 위와 친하고(본호천자本乎天者친상親上) 땅에 바탕한 것은 아래와 친하니(본호지자本乎地者친하親下) 곧 제각기 그 비슷한 것을 따르는 것이다(즉則각종기류야各從其類也).』 용龍은 때론 임금님을 상징하기도 하며, 이 임금님이 성인을 본받아 나라를 잘 다스리거나 잘 다스리라는 뜻에서 성인과도 연관됩니다. 어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의 「해동육룡海東六龍이 나르샤 일마다 천복天福이시니 고성古聖이 동부同符하시니」를 잠깐 비춘 것은 이와 같습니다. 이 동성상응同聲相應 동기상구同氣相求을 줄여 동기감응同氣感應을 바라기도 합니다. 비슷한 뜻이 있는 물건을 주어 축복하거나 비슷한 것을 훼손하여 저주하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인형을 만들어두고 못을 박아 저주하는 유사주술類似呪術(비슷한 것으로 부리는 주술)이 있겠네요. 역시 주역에 『방향이 비슷한 것으로 모이고(방이류취方以類聚) 사물은 무리로 나뉘니(물이군분物以群分) 좋고 나쁨이 생긴다(길흉생의吉凶生矣)』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비슷한 것끼리 서로 모이는 것은 변하지 않는 세상의 이치인 것 같습니다.
장자가
공자(로 대표되는 유교)를 비판하는 일종의 소설(꾸며낸 이야기)를 썼습니다. 이 글에도 『같은 무리가 서로 따르고(동류상종同類相從) 같은 소리가 서로 응함은(동성상응同聲相應) 변치않는 하늘의 이치다(고천지리야固天之理也)』라는 말을 했습니다. 여기서 동류상종同類相從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유교와 결이 다른 사람 이야기가 나왔으니
순자도 살펴보는 것이 좋겠네요. 장자는 유교가 너무 딱딱하다고 하지만 순자는 너무 물러터졌다고 합니다. (순자는 유교에도 한발 걸친 사람입니다.) 장자와 달리 원하는 표현이 나올 때 까지 살펴봐야 되는 내용이 조금 깁니다.
『세상의 말을 꾸며내는 사람이 말하길(세속지위설자왈世俗之爲說者曰) 「다스려지던 옛적에는 육형肉刑(몸을 상하게 하는 형별)이 없고(치고무육형治古無肉刑) 상형象刑(상징적인 형벌)이 있었으니(이유상형而有象刑), 묵경墨黥(몸에 문신을 새기는 벌)은 괴영慅嬰(머리에 풀을 꽂는 벌), 공共(궁형宮刑; 생식기를 자르는 벌)은 예필艾畢(옷을 자르는 벌), 비剕(발굼치를 베는 벌)는 시구枲屨(모시풀 신을 신기는 벌), 살殺(죽이는 벌)은 자의赭衣(붉은 옷을 입히는 벌)로 가지런하지 못하게 하였다(묵경墨黥괴영慅嬰공共예필艾畢비剕시구枲屨살殺자의赭衣이불순而不純). 다스려지던 옛적은 이와 같다(치고여시治古如是).」라고 하지만
이는 그렇지 않다. (시불연是不然). 그것으로 다스려지는가(이以위치야爲治邪)? 사람이 굳이 죄에 닿지 않는다면(즉則인고막촉죄人固莫觸罪) 따로 육형을 쓰지 않을 뿐 아니라(비非독獨불용육형不用肉刑) 또한 상형도 쓰지 않는다(역亦불용상형의不用象刑矣). 사람이 어쩌다 죄에 닿았다 여겨(이위以爲인혹촉죄의人或觸罪矣) 바로 그 형벌을 가볍게한다면(이而직경기형直輕其刑) 그러한 즉 이는 사람을 죽인 사람이 죽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고(연즉然則시是살인자불사殺人者不死) 사람을 다치게 한 사람이 형벌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상인자불형야傷人者不刑也). 죄가 무거움에 다달았는데 형벌이 가벼움에 이르른다면(죄지중이罪至重而형지경刑至輕) 흔한 사람이 나쁨을 알지 못하여(용인庸人부지악의不知惡矣) 어지러움이 더할 수 없이 클 뿐이다(난亂막대언莫大焉). 무릇 사람을 형벌하는 바탕은(범凡형인지본刑人之本) 사나운 것을 누르고 나쁜 것을 미워하게(금폭오악禁暴惡惡) 하려는 것이고 또한 그 끝을 벌주려는 것이다(차且징기말야懲其未也). 사람을 죽인 사람이 죽지 않고(살인자불사殺人者不死) 사람을 다치게 한 사람이 형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而상인자불형傷人者不刑), 이는 「사나운 이에게 베풀고 도둑에게 너그럽다, 나쁜 것을 미워하지 않는다」라는 말이다(시是위謂혜폭이관적야惠暴而寬賊也비오악야非惡惡也). 따라서 상형은 다스려지던 옛적에 난 것이 마땅히 아니고(고故상형象刑태비생어치고殆非生於治古) 아울러 어지러운 요즘에 일어난 것이다(병竝기어란금야起於亂今也).
다스려지던 옛적은 그렇지 않다(치고불연治古不然). 무릇 벼슬을 매기는 것, 자리를 맡기는 것, 상을 내리는 것, 벌을 주는 것은 모두 갚는 것(보답)이다(범凡작열爵列관직官職상경賞慶형벌刑罰개皆보야報也). 비슷한 것으로써 서로 따르는 것이다(이류상종자야以類相從者也).』
유유상종類類相從과 동류상종同類相從 그리고 이류상종以類相從은 앞 글자만 다르고 나머지는 모두 같습니다. 뜻도 당연히 거의 같습니다. 이렇게 비슷한 것들을 묶어 놓은 것을 류類라고 합니다. 느낌의 차이는 유유類類는 비슷비슷 또는 끼리끼리, 동류同類는 같은 끼리, 이류以類는 끼리로 라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비슷한 것을 묶어 놓는 것 자체를 이류상종이라고도 합니다(표현상 유유상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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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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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