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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는 목서가 향기로워서 추위에 젖은 개는 죽어도 상관없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낭만적이어서 달동네는 떨어도 괜찮다
새벽 내내 눈물 흘려도 별이 빛나는 밤은 여전히 아름다우듯이
관여하지 말까, 눈 돌리면 안 아픈 거 없는 세상이니까
둘러보지 말까, 그저 우산 폭에 들어온 것들만 달랠까
연민은 쉰 사랑이자 방자한 아집이며 망상인데
넋에서 도리려 해봐도 천성이라 안 되는 환부다
슬퍼 봤다기보단 기뻐져 보지 않던 나날이 거창해질 병세고
말기에 이르러서야 그 자신이 불쌍하단 알 바보의 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바보가 돼 차라리 죽을 때 후회하자
관여하지 말자, 둘러보지 말자라 쓴 뒤
물음꼴로 고쳤다
다시 한번 눈 돌리면 안 아픈 거 없는 세상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