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문학을 말할 주제는 되지 못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 어떤 여자 소설가가 어떻게 작가가 되었느냐는 질문에 어렸을 때부터 말을 꾸며내길 좋아했다(거짓말을 잘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별명이 아예 구라(거짓말)인 남자 작가도 있었고요. 이 사람은 소설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 시를 쓴다고도 했습니다. 때론, 시인이며 소설가인 사람도 있습니다만 시인들은 소설을 잘 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시인이 소설가보다 거짓말을 잘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시인 만세! 소설가는 순 거짓말쟁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허구(거짓말)이니까요.
시인이라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시언지詩言志라고 합니다. 시는 뜻을 말한다는 의미죠. 그 마음 가는 바를 말하다 보면 때론 과장하고 때론 거짓말도 합니다. 그렇게 강렬한 언어를 만들어냅니다. 그 강렬한 이미지가 시의 한 부분이죠. 그러나, 그것만일까요? 저는 소설이 기본적으로 거짓말인 것처럼 시는 기본적으로 말장난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을 바꾸고 새로 만드는 것이 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려면 말에도 어느 정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지나치면 그 강렬함을 잃게 됩니다. 그 적당한 균형을 찾아내는 것, 때론 일부러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 그것이 어려운 일 이겠죠. 말장난이 어려운 이유고요.
(참고로, 시언지는 시언지詩言志 가영언歌永言 성의영聲依永 율화성律和聲 이란 말에서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