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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헌책,붉은악마 그리고 촛불
게시물ID : freeboard_6035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새달맛우유
추천 : 0
조회수 : 25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6/27 03:16:12
필자는 1992년 생이다.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88올림픽을 격어보지못한 세대라는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면 필자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한다. 88올림픽을 격어보지도 못할뿐더러 그 시절 존재조차하지 않은 필자는 그 일이 대한민국에 그리 중요한 일인가? 그것이 우리를 표현하는 말인가? 라는 생각을 문뜩 한다. 
 
그러다 떠오른 생각이 1992년생을 표현하는 말이었다. 88올림픽보다 중요한 우리세대를 표현하는 키워드말이다. '헌책, 붉은악마, 촛불' 이 세가지 키워드는 필자의 세대라면 모두 이해할 키워드이다. 

 '헌책' , 이 키워드를 처음에 이해하지 못하는 1992년 생들 혹은 그 전후세대들도 있을것이다. 이 키워드는 IMF를 나타내는 말이다. 1992년 생들은 1999년 혹은 그 전후 쯤에 초등학교를 입학했다. IMF와 겹쳐지는 시대다. 초등학교 입학식이 첫 입학식인 아이들도 있고 아닌 아이들-유치원입학식을 해본-도 있지만 어떤 사람이든지 초등학교 입학식은 쉽사리 잊지 못한다고 한다. 그건 필자도 마찬가지 이다. 마냥 어린아이도 아닐 뿐더러 자신의 손으로 책가방을 싸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1학년 첫 시작을 잊을수 없다. 그리고 그 때묻은 헌책도 말이다. 

 IMF시기로 온 나라가 힘들때 필자의 세대는 그들만의 사회의 첫 시작을 했다. 모두 예쁜 가방에 전 학년들이 썻던 낡은 슬기로운 생활을 넣고 그 옆에 새로 산 예쁜필통을 넣고 그렇게 시작을 한것이다. 그 시기 우리들은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인데 책만이 낡은것에 대해 불만이였다. 하지만 어른들이 하신 말씀은 그랬다. "온나라가 힘들단다. 그러니 너희도 아껴쓰며 나라의 이바지 하는 새나라의 어린이가 되자구나." 솔직히 그 당시 필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후 한참뒤에 사회를 배우고 역사를 배우면서 그시기가 IMF였구나 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은 필자의 친구들 또한 그랬다.  그렇게 우리들은 시작한것이다. 역사 그 한 페이지 속에서 말이다.

 그리고 '붉은악마' 이 키워드는 월드컵 시즌이 다가 오면 온국민이 마음 설레이는 단어일것이다. 붉은 티셔츠에 태극기를 두르고 악마모양의 머리띠를 하고 광화문 광장에 모여서 응원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 단어이다. 필자 또한 그렇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것은 2002년도 월드 컵이다. 어쩌면 필자의 세대가 가장 최초로 현실감 있게 기억하는 월드컵이 아닌가 싶다. 

 그시기 초등학교 4학년이 었던 필자는 티비 속 에서 열정적으로 응원하던 붉은 악마들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광화문 광장에서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던 붉은 악마들을 말이다. 그 붉은 색의 파동을 말이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필자는 '촛불'을 기억하고 있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반대시위 -FTA반대- 정권퇴진운동 첫시위때 10대 여고생들이 절반이상 속해있던 그 붉은 파동은 2008년 필자가 고1이었던 시절 그 촛불시위와 붉은 악마는 대비 되면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붉은색 다른 의미, 티비에서는 연일 촛불시위 이야기가 메인 뉴스기사를 장식 해갔다. 같은 반 친구들이 수업도 빼먹고 시위를 참가하러 갔으며 삼삼오오모여 광화문에가서 펜이 아닌 교과서도 아닌 종이컵 받침대를 낀 촛불을 들었다. 뉴스에서 시위 한다며 보여주던 파이프를 들고 건물을 부수고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소리르 지르고 건물에 불을 지르는 자극적인 시위가 아니였다. 손에는 초를 입으로는 노래를 눈으로는 한곳을 바라보는 조용하고 차분한 시위였다. 아니 외침이었다. 어느 시에서 나오는 소리없는 외침이었다. 

 무서워 보이지도 두려워 보이지도 않았지만 당시 사회선생임은 말하셨다. " 너희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청와대 앞에가서 깽판치는 것보다 화를 내며 불지르는 것보다 그 '촛불 하나'들고 말하는게 더 무서운것이다. 그 '촛불 하나'가 더 무서운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당연한 말이다. 어쩌면 아직도 그분이 촛불을 싫어하는 까닥이기도 할것이다.-추측이지만- 

 환희의 붉은 물결을 봤었던 세대는 외침의 붉은 물결을 퍼트렸다. 그리고 2012년 6월의 끝자락 2002년도 월드컵은 4년에 한번씩 부활하지만 촛불은 꺼져있다. 2008년도 그후 4년뒤 우리들은 이 시대를 두려워 하고 있다 그리고 경멸하고 있다. 4년동안 봐왔던 모든것들로 인해 그것들이 너무 슬프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것은 과거를 기억하라는것이다. 대선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정당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 그래 좋다. 하지만 필자는 만약 누군가가 대통령을 한다면 오랫동안 꺼져있던 촛불은 영원히 켜지지 못할것이란것을 안다. 제발 그 헌책으로 자신의 어린날을 시작했던 세대들은 어떠한 정권에 의해 우리가 그렇게 시작했는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낡은 슬기로운 생활을 받아도 좋아했던 우리지만 어쩌면 이제 시작하는 아이들이 낡은 슬기로운 생활은 둘째치고 슬기롭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을까 두렵다. 그리고 우리에게 붉은 색은 영원히 환희의 상징이길 바란다. 하지만 외침의 상징이었던 붉은색 또한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투표권을 행사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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