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남 구애녀 “홍보 아닌데…걸어서 정류장마다 40장 붙였어요” [2010.10.29 17:26]
[쿠키 톡톡] 그야말로 인터넷을 ‘강타’했다. 평범한 여성의 귀여운 용기가 인터넷 소셜미디어라는 무대로 전해지면서 그녀는 말 그대로 변해가는 커뮤니케이션 환경 속에서 등장한 신종 프로포즈의 ‘아이콘’이 돼 버렸다. 트위터 등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그녀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물결을 이뤘고 28일 한때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국내 3대 포털사이트에서 모두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보나마나 특정 업체의 홍보다” “여자가 ‘오크녀’일 것” 등 의심, 모욕, 냉소가 뒤섞인 일부 악플만이 옥에 티였긴 하지만 말이다. 29일 어렵게 이뤄진 통화에서 그녀는 자신을 회계 분야에 종사 중인 20대 초반의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밝혔다. 이메일 주소가 일명 ‘버스남’을 처음 본 날짜로 돼 있다는 것이 특정 업체의 마케팅이나 홍보일 것이라는 의심을 낳게 했다. 인터넷에는 일부 네티즌이 한 의류업체가 얼마 전 파란색 후드티를 새로 출시했다며 홍보설을 구체화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원래 쓰던 이메일이 휴대전화 번호로 돼 있었다”며 “장난전화나 문자가 많이 올 것 같아 이메일 주소를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아닌 지인의 개인정보로 동의를 얻어 이메일 주소를 만들었기 때문에 네티즌들에게 이른바 ‘신상털기’를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만약 이메일 주소를 기반으로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공개될 수 있다면 어쩔 수 없이 이메일 계정을 없애야 한다. 그러면 당연히 버스남도 영영 못찾게 된다. 그녀는 “나보고 자꾸 ‘오크녀’라고 한다”며 “얼굴도 안 보여주고 그 소리 듣는 것보다 차라리 얼굴 보여주고 듣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미니홈피 주소를 공개할까 했는데 악플 등이 염려돼 용기가 안 난다”고 말하며 웃었다. 남자조차도 실천하기 힘든 용기를 보여주며 세상의 시선을 끌고 있지만, 못생긴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표현인 ‘오크녀’에 속상해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평범한 20대 여성이다. 그녀가 보여준 자신의 미니홈피에는 스마트폰 닮은꼴 찾기 애플리케이션에 나온 연예인 얼굴과 자신의 얼굴을 비교해 올려놓은 사진, 친구들과 여행가서 찍은 사진 등이 있다. 아무리봐도 예쁘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들었지 오크녀 소리가 나올 외모는 아니다. 그녀는 버스남을 찾기 위해 화제의 전단지를 약 40장을 복사해 친구와 함께 일일이 걸어다니며 붙였다고 밝혔다. 붙이고 다니는 것도 떨려서 마스크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붙이고 다녔다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자신이 내릴때 안 내렸다는 점에 착안해 자신이 내렸던 정류장 다음부터 붙이기 시작했다. 직접 인터넷에 올린 적은 없다. 누군가 보고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려 이렇게 화제가 된 것이다. 이 전단지가 화제를 모으면서 ‘결국 남자가 잘 생겼으니까 저러겠지’라는 냉소의 댓글도 많았다. 그녀는 “괜찮게 생겼던 것 같긴 한데, 아시다시피 자리에 앉고 잤기 때문에 얼굴이 뚜렷하게 기억나지도 않는다”며 외모보다 타인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모습에 더 이끌렸다고 전했다. 그녀는 “내가 원래 파란색을 너무 좋아한다”며 “그런데 (버스남이) 파란색 옷을 입은데다 계속해서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을 해 기억에 남았다”고 수줍게 말했다. 또 “아직 못 찾았는데 인터넷에는 찾았다는 글이 막 올라온다”며 “어디서 시작된 말인지 모르겠다”고 궁금해했다. 그녀는 “이렇게 일도 커지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고마워서라도 꼭 찾아야겠다”고 ‘열의’를 불태우면서도, ‘만약에 만났는데 그 남자가 여자친구가 있거나, 혹은 유부남이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짖궃은 질문을 던져보자 “그럼 뭐 어쩔 수 없죠”라며 새침하게 웃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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