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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_307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ristofer★
추천 : 7
조회수 : 203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6/20 15:39:44
이상하게 술을 평소보다 많이 퍼마셨는데도 안취하네
편의상 반말로할게
올해 33살 아재 유부남이고 막 돌된 아들 하나 데리고 산다
하소연 이라고 해야하나... 푸념하고 싶어서 글써
오늘 전여친 기일이라 납골당 갔다와서 술한잔했어...
내가 전여친 국민학교 2학년 때 반친구로 첨만나서 여차저차
친구하다 중1때 내가 고백해서 사귀게 됬어
간략히 설명하자면 뽀얀 피부에 똘망한 눈, 나긋나긋한 말투까지
천상 여자였어... 친구들이 객관적으로 볼때는 그냥 평타? 정도 친
다더라... 내눈에는 정말 김태희 저리가라 할정도로 이뻤다ㅋㅋ
성격은 바보같았다... 멍청하다는게 아니라 너무 순둥이였다
그리고 걔가 쌍둥이디ㅋㅋ 걔네 집에 첨 놀러갔을때
여친이 두명이라 멘붕왔었다 성격도 똑같아서 진짜 무슨
복제인간같았다ㅋㅋㅋ 걔네 부모님이랑도 친햐서 걔네 부모님이
나보고 맨날 사위 사위 하면서 장난치시고 그랬다ㅋㅋ
정말 딸만 있는 집안이라 그런가 아들처럼 챙겨주셨다
그리고 내가 성격이 다혈질인데 화나면 물불안가린다
그래서 참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싸웠다기 보다 일방적으로 내가 화내고 여친은 듣고 사과하고
울고 그랬다... 맨날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살았다
내가 명백히 잘못했음에도 여친은 언제나 사과만했다
그 당시에는 그 모습이 너무 바보같아 보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순둥이 같다
남한테 싫은소리 못하고 화도 낼줄 모르고 길가다 구걸하는
사람있으면 버스비 털어주고 자긴 걸어가고...
내가 화내면 삐질삐질 울고, 눈물 그렁그렁 맺혀서 나 쳐다보면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금새 화가 풀리기도 하고
작은 선물에도 너무 감사해하고 나를 너무 좋아해줬다
나 군대간다니까 만날때마다 삐질삐질 울더라
그러다 한번은 콧물이 주욱 흐르는데 그 모습마저 귀엽더라
각설하고 2002년 한일월드컵 기억하지?
그때 파병을 가있었는데 자세한건 보안땜시...
파병복귀 대충 한달 남은 때였는데 그 당시 부대 내에 간이전화기?
라고 해야 하나... 두당 시간 제한 걸려있는 공중전화 비슷한
전화기가 있었어. 그 전화로 여자친구랑 통화하고 있었지
파병 복귀하면 어디 놀러가자, 뭐 먹자, 결혼하자 등등
그때도 평소와 같이 통화중인데 먼가 이상하더라
먼가 치킨을 먹고 있지만 소고기를 먹는 기분이랄까
진짜 오묘한 기분이었다
유독 어느 순간부터 여친이 깜빡깜빡하고 평소와는 조금 다른
말투까지 여간 이상한게 아니였어
난 계속 걱정이되서 요즘 왜그러냐 어디 아프냐 물어봐도 아니라
고, 생글생글 웃기만 했어
그러다 전역날짜가 다가올때쯤, 군대가기전에 내가 전역하는 날
여친이 부대 앞으로 마중나오기로 약속한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여친은 당황하며 얼버무리는거야
한번쯤 의심을 해볼만 한데도 그냥 그당시에는 기분만 나빴다
나로서는 너무 기대했던 터라 언쟁아닌 언쟁을 벌였다
그러니 여친은 그냥 자기집으로 오랜다
난 속으로 뭔가 이벤트가 있을거라고 괜한 기대를했지...
그리고 전역날, 칼잡은 전투복과 중대원이 이름이 써진 전역모를
멋이랍시고 차려입고 여친집으로 향했어
나름 서프라이즈라고 생각을 하고 전역날 전화없이찾아갔다
지금생각해비면 병신같다... 뻔히 전역날 아는데...ㅋㅋ
어깨 힘 뽝주고 초인종 누르니 여친이 문열어주더라
진짜 보자마자 너무 설려서 껴안으려는데 뭔가 이상하더라
팔 깔고자면 저려서 남의팔 처럼 느껴지는 것마냠
분명 내 여친이지만 여친이 아닌거같은??
껴안으려고 팔벌린 상태로 한 5초 벙쪄있으니 걔네 어머니가 나오
시더라... 날 보시더니 깜짝 놀라며 안아주는데 갑자기 펑펑울더라
아 이건 기쁨의 눈물이 아니다! 라고 판단할 쯤 여친이 미안하다
고 하더라구...
대충 상황수숩하고 거실에 앉아서 얘기를 듣는데 진짜 기가차더라
내가 수영을 좋아해서 어렸을때 접영까지 마스터하고 일주일에
삼일 이상은 꼭 수영장갔는데 내 여친은 수영을 못해서 같이
가지를 못했어... 내가 우스갯소리로 나 전역전까지 자유형 마스터
하라고 했는데 진짜로 수영장 다녔더라고
어머니 말로는 자유형이랑 배영정도는 곧잘 했다던데...
무튼 어머님이 하시는 말씀이...
여친이 매주 수욜마다 강의가 늦게 끝나는데 그날은 수영마치고
돌아오면 10시라더라...
그 날도 수영장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앞뒤 자르고 팩트만 말하자
면 강간 전과자한테 강간당했다더라
무슨 빌라 주차장에서 그랬다는데, 여친이 너무 저항을 하던 나머
지 진정시킨다고 많이 때렸나봐... 주먹으러 때리고 발로 밟고
넘어져있는데 얼굴을 수차례 밟았데
그러고 기절하니까 강간을 한거지. 범인새끼가 멍청한건지 뭔지
아무리 밤이래도 빌라촌 주차장에서 젊은 여자 비명소리 나니까
주민이 신고 했고 현행범으로 체포됬데
119 왔을때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부검결과 폭행으로 인한
경추골절이 사인이였어... 여친은 맞을때 이미 죽은거지
그 얘기를 듣는데 이상하게 하나도 안슬프더라
실감이 안난다 해야하나? 난 분명 전역 전날까지 통화하고
다 했는데... 알고보니 여친어머님이 내가 이 사실알면
탈영하거나 사고칠거라고... 군생활 힘든데 더 힘들거라고
쌍둥이 언니 시켜서 여친행세 했던거더라
그 얘기 듣는데 눈물이 흐르더라
내가 울고 있는 줄도 몰랐어
그때도 슬픈감정은 안들고 뭐랄까 내가 딴세상 와있는 느낌??
그대로 한참 앉아세 울면서 있었던거 같다
여친 어머님이 곧 49재니까 오란다
약속잡고 그냥 집 나왔다
뭘 어찌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이 상황이 믿기지도 않고
근데 눈물은 계속 흐르고... 다 장난같고 거짓말같고
꿈꾸는거 같았어 도무지 안믿겨서 다시 집에 찾아갔다
어머님이 나 안고 오열하시는데 그제서야 실감이 나더라
정말 꺼이꺼이 울었다 울다울다 눈물이 안나오는데도
입은 울더라...
그러다 갑자기 눈 앞이 깜깜한 느낌이 들고 깨보니 병원
울다 기절했다네... 깨어나는 순간 난 아 꿈이었구나!
생각들었는데 옆에 여친 어머님 우신ㄴ거 보고 또 다시 눈물이
나더라... 우리 부모님오셔서 한바탕 푸닥거리했다
우리 어머니 엄청우셨는데 알고보니 내 여친때매 우신거더라
그렇게 반병신마냥 울기만 하다 49제 치루고
납골당에 안치했다
가해자는 재범이라 형량이 엄청길게 나왔다더라
그때 나이가 마흔후반이었는데 사실상 종신형이라고 형사가 그
랬다더라고... 그때 형사 멱살잡고 안죽이고 뭐하냐고 행패도
부렸다... 너무 억울하지 않아?? 내 여친은 고통받디 죽었는데
그 씨발새끼는 등따시게 교도소에서 발뻗고 자고 있다니??
정말 폭탄테러까지 생각했다... 그새끼 면접신청해세 폭탄
터트려서 같이 죽을 생각도 해봤다...
그때부터 매일 술을 안먹으면 잠도 안오고 폐인생활했어
살은 계속 빠지고 몸은 앙상해지고... 우리 부모님이 너무 걱젛
됬는지 여친 부믜님한테 연락했더라고
어느날 여친 부모님 찾아오시더니 우리딸 그만 놔주라고
죽은 애는 죽은애고 산사람은 살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빌다시피하더라
우리딸이 지금 니 모습보면 좋아하겠냐고 하시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
그 후로 완벽히는 아니지만 잊으려고 노력 많이했다
근데 슬픈건 어쩔수 없더라 밥먹다 울고
똥싸다 울고 자다깨서 울고 했지만 노력했다
그래도 도저히 안될때는 쌍둥이 언니 만났다
별건없었다. 카페에서 커피한잔하면서 여친 얘기하고...
자꾸 그 언니에게서 여친의 모습이 보일때마다
정말 여친이 살아있는거 같기도 하고 좋기도하고 슬프기도하고
복잡했다... 그때부터 집착하기 시작했고 여친의 빈자리를 그 언니
로 메꿔나갔고 여친의 모습을 강요했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였지만 그냥 커플같았다
스스로 그 언니가 여친이라고 생각햇으니까...
그러다 내가 미쳐서 만나자고 했다.. 사귀자고...
언니는 불편해하며 정신차리라고 했지만 난 막무가내로 밀어부
쳤고 반 강제적으로 만나게됬어
미
친놈처럼 전 여친의 모습을 강요했지
근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순순히 응해주더라
그렇게 사랑아닌 사랑으로 만나다 내가 이건 아니다 싶더라
언니에게도 미안하고 여친에게도 미안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미
친놈이 되어있었어
그 날도 커플아닌 커플처럼 데이트하고 술한잔했다
술도 들어갔겠다 내 속마음 다 털어놨다
그동안 미안했다, 지은이 보내주겠다, 그동안 고마웠다,
미안하다....
그 언니는 묵묵히 듣고 있다가 한마디하더라
나랑 만나자
이유를 물었다
이유는 없단다, 내가 좋단다
나는 너에게 지은이의 모습을 강요하고 널 지은이라 생각하는데
그게 좋냐고 물었다
그 언니는 좋단다...
자기도 첨엔 불편했지만 동생과 내가 너무 안쓰러워서 동정심에
받아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정이 사랑으로 바뀌었다더라
자기는 끝까지 이러면 안된다 생각했는데 좋은걸 어쩌냐더라
참 묘하더라고...
이어서 얘기하길 얼미전에 동생이 꿈에 나왔다더라
동생이 울면서 나 좀 잘 부탁한다고 간곡히 부탁햤다고...
솔직히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친은 죽어서도 착해빠졌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나는 계속 지은이의 모습을 찾을건데 괜찮냐고 물어보니
시간이 해결해줄거란다 그러면서 삐질삐질 우는데 꼭 여친같더라
그렇게 우리는 만나고 여친 부모님껴도 알렸다
부모님도 적잖이 당황하시더니 하시는 말씀이
꿈에 지은이가 나와서 언니가 나대신 잘해줄거라고 했다더라
망치로 머리 얻어맞은 기분이였어
솔직히 난 귀신, 사후세계 이런거 안믿는데 참 묘하더라
내 꿈에는 한번도 안나오더니...
그렇게 시간이 흘러 3년전에 결혼했다
우리 부모님도 처음엔 반대아닌 반대를 하시긴 했는데 이틀만에
허락하셨다
이제는 지은이는 잊혀졌다, 아니 가슴에 묻었다
이제는 더 이상 와이프에게 지은이의 모습을 강요하지않고
그냥 와이프 자체로 좋다
가끔 기일같은 날에 생각나면 미치도록 보고싶고 그립다
가끔 동시에 두 여자를 사랑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피식하긴 한다
전 여친한테 못해준거 미안한거 다 와이프에게 해주고있다
지금은 지은이는 나에게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존재하지 않지민 존재하지 않는 요상한 사람이 되었다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이제 좀 속이 후련하다!!
지금까지 이야기는 백프로 실화고 당시 내 감정을 글로 다
표현이 안되네...
쓰다보니 스압이네...
세줄요약
1. 중딩때부터 만나던 장수커플이 있었음
2. 여친 하늘나라로 떠남
3. 쌍둥이 언니랑 결혼함
아ㅋㅋ 추가로!
일란성 쌍둥이는 버릇까지 닮을 정도로 같다고 하는데
방구냄새도 같을줄은 몰랐다 시발 쓰레기차냄새난다
문제는 아들내미도 쓰레기차냄새난다...
다행히 엄마닮아서 다행이다
나닮았으면 절단날뻔...
그래도 사랑스럽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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