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 오유 유머글 게시판 등장인물 : 사르트르, 게시물 클릭자 게시물 클릭자. 게시물을 들어온 뒤 동영상 플레이어를 바라본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린다. 스피커에서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온다. 게시물 클릭자 : ....... 사르트르 : (나이든 노인 목소리로) 그때가 한..15년 전 쯤이었나... 한창 리니지에 푹 빠져서 PC방에서 살 시절이었습죠. 아 그 PC방이 참으로 분위기가 화기 애애한 분위기였고 그곳 사장님께서도 나이도 젊으시고 인심도 후하셔서 초중고생들에게는 "서비스"도 많이 주시고 또 나름대로 VIP 고객들에게는 오다리나 뭐 이런 간단한 것들도 많이 서비스 주고 그랬습죠. PC방 온 사람들 중에 배고픈 사람들 돈 모아서 짜장면도 같이 시켜먹고 참 분위기 좋은 PC방이었답니다. 그 PC방에는 한 커플이 매번 같은 자리에서 리니지를 즐기고 있었습죠. 예, 나이는 한..... 20대 중반 쯤으로 보였는데 여자가 리니지를 하는 모습이 어린 제 눈에는 어찌나 신기하게 보이던지..(껄껄 웃는다.) 그 당시에 여자들은 PC방도 잘 안가거나 가더라도 스카이러브나 다모임하고 하두리로 셀카나 찍고 그런 수준이었습죠. 그래서 그 누님은 PC방의 홍일점으로서 큰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었고 같이 카스파 탐도 다니고 데스 탐도 다니고 커츠 탐도 다니고.. 그런 행복한 리니지 플레이가 계속되는.....예...그런 웃음이 끊이질 않는 PC방이었습죠. (잠시 허공을 올려다 보며 골똘히 생각한 뒤) 제 기억속에 그 누님은 참으로 게임을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그 누님의 창고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아데나와... 젤, 데이...그리고 여러가지 장비들이 즐비했습죠. (다리를 꼬고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댄다.) 그때 아마 마법사라는 캐릭은 나오지도 않았고 요정, 군주, 기사.. 이렇게 세개 직업만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스텟을 고르려면 주사위를 미친듯이 굴려서 내가 마음에 드는 스텟이 나올 때 까지 노다가를 했구요... 그때는 뭐 이상한 프로그램도 많이 썼어요. 뭐 토글을 굴려주거나 하는 매크로 시스템부터 오토 마우스니 뭐...원하는 능력치가 나올 때 까지 자동으로 주사위를 굴려주는 프로그램이니.. (산뜻한 미소를 지으며 콧잔등을 긁는다.) 아. 잠시 이야기가 딴 길로 샛군요.. 잠시 옛추억에 젖어있다보니....(눈시울이 붉어진다) 어쨌든 그 누님 얘기를 다시 해보자면... 그 누님은 게임을 정말 못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아 한 번은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때만 하더라도 카스파 4인방이 뜨면 6~8명이 들러붙어야 잡고 그랬단 말입니다. 그래서 늘 6~8명 정도가 조를 짜서 본던 4층, 5층 이렇게 순찰도 다니고 그러다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면 달려가서 잡고 그랬습죠. 그 누님은 제가 알기로 46 기사였었는데 그 누님의 남자친구분은 48 기사였어서 둘이 거의 붙어다녔습니다. 그때는 48이면 거의 만렙 수준이었죠. 50이 만렙이라는데 49가 한 명도 안나왔으니.. 그 둘이 카스파 순찰을 하다가 5층에서 발견을 했고 저와 PC방 형님들은 카스파를 때려잡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습죠. 그 누님과 형님은 투망을 쓰고 숨어있더군요. 다른 놈들이 잡을까봐 미친듯이 선을 치고 잡고 있는데 그 누님이 글쎄 카스파를 때리다말고 갑자기 세마를 때리고 또 세마를 때리다 말고 발터자르를 때리고..이러는게 아니겠습니까? 유저 입장에서는 참 미친 짓이죠. 한놈만 조져도 호렙 이상 기사 3~4명이 달라 붙어야 되는데. 아마 그 누님 입장에서는 쪽수가 많으니 괜찮을거라 생각했겠죠. 그런데 그런거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카스파 4마리 마법이 동시에 한 사람에게 타격되는 장면을 보셨나요? 저는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이럽션이 먼저 날아갔죠. 대지를 가르며 돌덩어리들이 그 누님을 덥쳤고 그 뒤를 이어 파이어볼과 콜라이트닝이 연달아 날아갔습죠. 악 소리 한 번 못내고 빠각 하는 소리와 함께 부서져 버린 누님의 캐릭터....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나 뭔가를 덜컥 집고 사라지는 정체 불명의 캐릭.... 그 누님은 그 일을 계기로 +9 축일본도를 잃었습죠.. 아 그리고 또 그런 일도 있었습죠. 그 누님이 +9 일본도를 잃으신 뒤 상심이 크셨는지 한 동안 PC방에 나타나지 않으셨다가 몇 달 만에 PC방에 나타났는데 호렙 요정을 키우고 있더군요. 45인가 그랬는데. 그때는 요정 활이라고는 요활 말고는 없었던 지라.. +9요활이 요정 지존 무기였었죠. 그 누님은 +8요활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마 남친이 맞춰준게 아닐까 생각이 되더군요. 저와 같이 오크밭에서 오크 사냥을 하다가 템을 꽤나 많이 먹었습죠. 한창 사냥을 하다가 그 누님이 무게가 무거워 피가 안차니 판도라로 날아가서 무게도 줄이고 약도 사다 준다고 하더군요. 그 누님은 이반이 있었기 떄문에 제 물약까지 사다주고 한다고 혼자 날아갔고 저는 캐릭을 구석에 세워두고 잠시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잠시 뒤..그 누님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죠. 저는 왜 우냐고 물어봤지만 대답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그 누님...판도라에 +8요활을 600아덴에 팔아버렸더군요. 그 뒤로 또 몇달을 PC방에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그 누님의 그런 행동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죠. 몇차례 그런 일을 겪고 거액의 장비를 날리고 난 뒤.. 그 누님은 장사치로 바뀌더군요. 군주 캐릭을 키워서 혈맹원을 모으고, 먹은 아이템 중에서 돈 되는거 제외 나머지는 다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파티 맺고 사냥다니면서 죽지도 않고 렙업도 열심히 했고 혈맹원들도 꽤 모였습니다. 혈맹원들이 돈 좀 된다는 큰방패, 언월도, 띠갑옷, 미늘갑옷, 초록물약 이런거 모아다 주면 이반타고 왔다 갔다 하면서 판도라에 팔고 글루딘에서 장사하고 뭐 그런 식이었습니다. 장사도 꽤나 잘됐고 혈맹원들한테도 돈을 잘 분배해줘서 나름 좋은 군주 이미지가 생겼습죠. (허리가 아픈지 잠시 허리를 펴고 고개를 움직인다.) 이거 미안합니다. 나이가 들다보니..허리가 안좋아서.. 비가 오려나..... 어쨋든 그렇게 군주를 했고 재미삼아 혈맹전투도 하고 그랬는데 승률이 꽤나 좋더군요. 이 누님은 욕심이 나셨다 봅니다. 갑자기 혈맹원을 마구 늘리기 시작하셨고 급기야는 "나 오크성 먹을꺼야" 라고 하시더군요. 오크성에서 나오는 슬경 수익과 여러가지로 장사 밑천을 좀 대서 젤 데이 장사도 하고 한다 하더군요. PC방 사람들은 모두 의기투합하여 그 누님을 돕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크성 전투 당일... 기세 등등하게 모인 혈맹원들에게 "오늘 꼭 이깁시다`"라고 멋진 포부를 날린 누님은.... 바로 근처에 있었던 마법사에게 (이때 마법사가 나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임) "저 검업, 방업 좀 해주세요" 라고 말하며 며칠 보지도 않은 마법사에게 +6띠갑옷과 +9 일본도를 넘겼고 그 마법사는 "^^" 라는 웃음과 함께 벤을 타더군요. 그리고 그 캐릭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런 사건 외에도 엄청 많았습니다. 거의 술자리 안주 수준으로 이야깃거리가 많았죠. 아마 제 기억으로는 그 뒤로 그 누님을 못보고 있습니다. 그 형님이랑 싸우고 헤어진 뒤로 이사를 갔다거나 그 형님이 죽였다는 헛소리도 있었고 시집을 갔다거나 뭐 뜬 소문만 남긴 채...피시방의 전설로만 남아계시죠... 뭐...이 늙은이 말씀 들어주시느라 힘드시지는 않으셨는지요... 고귀하신 오유님께서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주시니 황공할 따름이옵니다.. 어쨋든 이런 이야기가 더 듣고 싶으시다면 리플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이구 아이구...뭐 대단한 이야기라고 이렇게 추천까지 한무데기 주시고 그러십니까.. 괜찮습니다. 어짜피 말벗도 없어서 심심했는데...제가 더 고맙습니다. 아니,,그렇다고 반대나 뒷북을 달라는건 아니었습니다...^^;;;; 그..그냥 넣어두십시오... 어쨋든 가시는 길 살펴가시고 몸조리 잘 하십시오...다음에 또 뵙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