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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같은 하루가 다시 올순 없을까?
게시물ID : panic_317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지니
추천 : 1
조회수 : 193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6/21 10:03:32
다시 하루가 쥐어진다면, 정말 멋지게 살아볼텐데,
"하아"
뒤통수가 너무 아프다.
"나 갈래"
"어딜?"
어이없다는듯이 날 잠시 쳐다보고,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난 신경질적으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붉은 커튼을 열었다.
잠시 따가운 햇살에 익숙치못한 나의 눈은 감기고, 
그 잠시동안 그녀는 나의 모습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참 영양가없게 생겼네"
"네 말이 정답"
서로 빈 농담에 웃으면서, 간단한 아침을 준비했다. 어제남은 밥? 아님 라면?
나름 인심쓰자는 생각에, 엄청난 출혈이긴 하지만 라면과 찬밥 다 먹기로 했다.
왠지모를 기대감속에,  조용히 아침을 먹었다.
티비에는 여자 아이돌그룹이 나와서 춤을춘다. 휘황찬란한 불빛속에, 미친듯이 흔들어대는 여자들.
"한창 놀 나이들인데.."
왠지 안타깝다는 느낌이들었다. 
"자기가 선택한 길이야. 그만큼 대가가 있잖아? 돈벌고, 인지도 쌓고, 멋진 인간들 만나고.."
"하지만 그래도 뭐, 불쌍하잖아"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도 있는것 아니겠어?"
하며 나를 쏘아보았다. 아차, 실수다.
다행히 나의 사과는 받아들여졋고, 식사가 타이밍좋게 끝나서, 그 이상 싸우지는 않았던거 같다.
내가 설거지하는동안, 은혜는 피곤해, 하며 화장실에 갔다.
"라랄라 라라라"
앞치마를 두르고, 콧노래를 하며 그릇를 닦았다.
"오래된것같네, 산지 얼마나 된거지?"
낡고 낡아 색이 바랜 냄비가, 하연거품속에 가라앉아갔다.
그릇은 밥알이 말라붙어, 닦는데 애를 먹었다.
"엄마가 결혼하면 마누라가 아침 챙겨준다고했는데 힝"
일부러 들리도록 크게 이야기했다. 샤워하는중이라 못들은거같다.
뭐 결혼은 안했지만 말이야, 속으로 웃었다.
설거지를 마치고, 커피 두잔을 타 쇼파에 앉았다.
티비에는 조지 오웰의 1984년이 나오고 있었다.
"지금 하루키의 1q84읽는중인데, 우연도 참"
잠시 빗소리인지 화장실의 물소리인지 모를 소리를 들으며, 망상에 빠져들었다.
어두운 어딘가에 갇혀 묶여있는 나, 그리고 그런 나를 모니터를 통해 쳐다보는 은혜의 모습.
그리고 시작되는 고문들.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
잠드려는 찰나에, 은혜가 화장실에서 나와 리모컨을 빼앗았다.
"뭐하니? 그리고 커피 다 식었어 다시 타와"
지가 기분 별로인게 내 책임인가? 반문하며 다시 타러 갔다. 
둘이 쇼파에 나란이 앉아, 잠시 티비를 보았다.
홈쇼핑 채널. 다이어트 광고, 운동기계.
거기에 나오는 여자와 몸매를 비교하다 한대 얻어맞았다.
"시간없어 나. 일하러 가야되니까 빨리 준비해"
"그냥 혼자가면 안돼?나 할게 있는데"
"..."
긴 침묵후,  혼자 일어나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다.
"나 갈께"
"응 잘가"
문이 닫히는소리. 그리고 왠지 느껴지는 초조함과 외로움.
"이녀석 우산을 안가져갔네"
서둘러 일어나 옷을 차려입고, 밖으로 나갔다.
도로로 나오는 순간, 보았다.
너의 꿈이 이뤄지는것을.
하늘을 날고싶다했던,
그리고 그것에 성공한 너의모습을.
아름다운 너의 모습을.
안타까운 너의 모습을.
비참했던 너의 모습을.
불행했던 너의 모습을.
내가 사랑했던 너의 모습을.
순간 시간은 느려지고, 너와 눈이 맞는다.
젖어있는 눈.
눈물이 앞을가려.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갈께. 달려갈께.
조금만 기다려. 추락하지 마. 기다려.
조금만 기다려. 내가 잡아줄께. 기다려. 
조금만 기다려. 제발.
사랑한단말이야.
 
BGM - Zard - Forever You // 포지션 -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
 
Yoog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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