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야기인데 이런 것도 애니게에 올려도 되겠죠? 일단 애니에 관련된 이야기라서.. 편의상 반말로 말할게여.
남동생이 있는데 저희 남매는 투니버스 리즈 세대들이라서 애니적 유대감(?)이 끈끈한 편.
같이 추억팔이 이야기할때 투니버스 리즈 시절 애니 줄줄히 말하고 같이 추억에 취하고 막 그럼ㅋㅋ
커가면서 동생은 힐링물&용자물&성장물 계열 좋아하고 / 저는 꿈도 희망도 없는 계열 좋아하게 되었지만..
동생한테 "야 너 근데 최애캐가 뭐냐."라고 물음 동생이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헐.. 한번도 생각 못해봄..."
그러길래 내가 최애작의 최애캐 뽑으라했더니 최애작을 한 번도 생각해본적이 없다고 함ㅋㅋ
도와주려고 종이(예전에 본 시험 수험표 이면지)랑 펜을 주면서 최애작 써보라고 함.
30분 정도 지나서 애니 대강 8개정도 적어옴ㅋㅋ
거기서부터 <최애캐 뽑기대전> 토너먼트로 두팀씩 짝지어서 대결했는데
이녀석이 결정장애가 있어섴ㅋㅋㅋ 분명 대결은 4번 했는데 2라운드 진출작이 6개임ㅋㅋㅋㅋ
2라운드 처음 맞붙은 작이
강철의 연금술사 vs 디지몬 어드벤쳐 였음.
작품성 vs 추억 대결이라고 이녀석이 10분 지나도 결정 못함. 이대로가다간 밤 새겠다 싶어서
도쿄구울 1기 마지막화에 제이슨이 카네키 압박했을 때의 방법 떠올라서 조금 인용함ㅋㅋㅋㅋ
"자, 여기에는 두작품 각각 블루레이+만화작가 친필싸인본 전권 소유권이 있어."
하고 종이 아무렇게나 찢어서 두 개에 강철의 연금술사, 디지몬 어드벤쳐라고 써놓음.
하니까 동생이 오오하면서 좋아함.
"여기서 하나는 물 속에 던져버려야함ㅋ 하나만 골라봥ㅋ"
이러니까 동생 순간 표정 당황. 어쩌지!!! 하면서 둘 번갈아가면서 5분 넘도록 고민함ㅋㅋㅋㅋㅋ 진심 진지하게 고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좀 더 놀려주려고
"OO아(동생이름), 1분안에 선택하지 않으면 두 쪽다 던져버린다?ㅎㅎ"
동생 안된다고 난리 & 머리 부여잡고 고뇌
난 좀더 약올리자 싶어서 강연 오프닝이랑 디지몬 어드벤쳐 오프닝 불러제끼면서 동생 약올림ㅋㅋㅋㅋ 동생 괴로워함 ㅋㅋㅋㅋㅋ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선 영웅은 날개를 퍼덕이며 땅으로 추락한다,
그래 그리 쉽지는 않겠지 나를 허락해줄 세상이란 손쉽게 다가오는 편하고 감미로운 공간이 아냐
뭐 이런 명대사 드립까지 날리면 동생이 엌엌엌 하면서 더 괴로워함ㅋㅋㅋㅋㅋㅋ
"선택해. 어느 쪽을 구하고 싶어??ㅋㅋㅋㅋㅋ"
동생 으으하면서 머리를 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 거리면서 엎드린 상태 결정못해를 반복
그래서 나는 걔 귓가에 선택해 선택해 선택해 선택해 반복해서 속삭여주고 동생 더더욱 조급함에 멘붕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나도 슬슬 답답해서 스팀받음ㅋㅋ
"어느 쪽을 선택할거냐고!!!! 오른쪽? 왼쪽?"
하면서 두 종이 들고선 눈 앞에 가져다 댐
동생 머리 절레절레 저으며 결정못한다 반복.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겠다는건 어느 쪽도 지키지 않겠다는 거임ㅋㅋㅋㅋㅋ"
하고 둘다 찢으려는데
"안돼 그만둬!!"
하면서 내 손에서 종이를 뺏고 일어남!! 나 당황... 이 새키 내가 너무 압박해서 카네키처럼 각성했나봄 ㄷㄷ 속으로 이런 생각하고 있는데
동생잌ㅋㅋㅋㅋ (앉아있는 내가 보기엔 형광등 빛으로 역광 받은채로) 비장하겤ㅋㅋㅋ
"왜 가수팬들이 나가수같은걸 혐오하는지 알겠어..."
하면서 부들부들
"이딴건 전부 존나 의미가 없다고!!!!!!!!!!!! 순위같은 건 전부 의미가 없다고!!!"하면서 종이 다 찢음.
뭔가 만화 캐릭터처럼 크앙하고 폭주해서 종이 흩날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다가 내 수험표 이면지도 찢어버림. 미쳤나싶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새키가 나랑 이나이 먹고 설정놀이 하자는건가 싶었는뎈ㅋㅋㅋ
얼굴 귀까지 빨개지고 촉촉히 젖은 눈동자에 진심이 느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는 그..그래 없던 일로 하자...! 허허 녀석..! 그래! 너의 최애작은 아무것도 없어! 하고 마무리함.
그리고 내 심정
동생 나중에 정신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이게 전부 최애캐 뽑다가 생긴 일이란걸 알고 멘붕.
이불킥하며 창피해서 내방에서 종이 조각 쓸어담고 정리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