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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짱이를 키우자 - 2
게시물ID : love_304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짱이를키우자
추천 : 34
조회수 : 2240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7/06/15 12:41:43
우리는 다시금 예전과 같아졌다.
나는 너에게 어깨동무를 했고,
너의 머리에 손을 올려 헝클어뜨렸다.
옥상에서 함께 담배를 피웠고,
함께 점심과 커피를 먹었고,
퇴근후에 같이 탁구 클럽에 갈 것이다.

다시금 너는 나를 참 잘 따랐고 나는 너를 참 잘 챙겼던 하루였다.
장난기 가득한 생글거리는 표정을 다시 나에게 지어줌에 형은 너무도 감사하다.
여느때와 같았던 이 하루가 너무나 감사하다.

지난 7년간 너는 좋은 직장후배였고
형제와 다를 바 없는 남동생이었고
가장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친구였다.
그제에서 어제가 되며 너는 나의 연인이 되었다.
나의 연인이다.

해본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던 종류의 연애이기에.

우린 아직 많이 서툴고 어색하다.

어젯밤 술을 한잔 걸치고
한잔 더를 외치며 여느때와 같이 함께 간 내 집.
아일랜드에 앉아 여느때와 같이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
어젯밤 어느때보다도 진심어린 대화를 나누었다.

단 한번도 생각해본적도 다뤄본 적도 없는 주제.
그 낯설은 주제에 대한 대화 후 찾아온 정적.

서로 술잔만 부딪히며 말 한마디 없어도 그리도 편한 우리였는데

언제나와 같은 공간이 왜이리 숨쉬기 힘들었는지.
아마 너 또한 그랬으리라.
마주앉아있음이 왜 그리도 어색하고 불편했는지.
아마 너 또한 그랬으리라.
그 짧은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왜 그리도 길게만 느껴졌는지.
아마 너 또한 그랬으리라.

달랐다.
술잔을 만지작 거리는 너의 손이,
말없이 술만 홀짝이는 너의 얼굴이,
아일랜드에 마주앉아있는 너의 모습은 이전과는 달리 보였다.
이전과 달리 느껴졌다.
약간은 묘하고 낯설은 기분에
차마 너의 눈을 마주보지는 못했다.
혹시나 눈을 마주칠까 두려워
차마 너의 눈을 마주보지는 못했다.

우린 참 비슷한 사람이기에
너 또한 그랬으리라.

이전과는 다른 시선, 다른 느낌, 다른감정임을 서로 모를 리 없었으나,
우리는 서로를 여느때와 같이 대했다.
우리의 행동은 여느때와 같았다.

술 자리를 끝내고 나는 내 방에서, 너는 손님방에서
몇 시에 일어날지를 정하고,
각자 알람을 맞추고,
각자 샤워를 마치고,
각자 잠을 청했다.

우린 참 비슷한 사람이기에,
너 또한 뭔지모를 이 아쉬움을 느꼈으리라.
너 또한 한참을 생각하다, 뒤척이다 잠이 들었으리라.

우리는 아직 많이 서툴고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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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이리 써서 그렇지..
사실 진지한 대화 뭐 몇분 하지도 않았습니다.
게임 얘기, 올해 스타 대회에서 팀플 할꺼 빌드짜고.
지사별로 한팀씩 스타 팀플 대회나가서 2등한얘기.
거실에 게임용 PC가 3대 셋팅되있어서 롤 한판 하다가 마우스 집어던지고..
그러고 몇시에일어날지 정하고 각자 잠자러 갔습니다.
플래기가 말을 안들어.
달달하지고 진지한거 그런거 없습니다.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고 주먹이 왔다갔다 합니다.
꼰대 과장, 뺀질이 대리놈 입니다.

무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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