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실망했습니다.
이번 여름에 두 글자짜리 한국영화 사극 세 편이 개봉하죠. 군도, 명량, 해적.
명량은 본래 저에게 가장 큰 기대작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군도가 혹평이 많아서 자연스레 명량에 거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우선 최민식, 류승룡이라는 배우도 있고, 감독이 최종병기 활 감동이라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비록 표절은 심각했으나 -_- 액션만큼은 믿을 수 있겠다 싶었고,
무엇보다도... 액션이 표절이라 양보한들, 그 거대한 전쟁 속에서 박해일이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춰 전쟁을 축소시키고, 작게 미시적으로 표현한 능력을 높게 샀습니다. 누구는 5명으로 병자호란이었나요? 그 전쟁을 표현한다고 불평했지만, 저는 그렇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인물에 집중이 잘 되고 좋더군요.
하지만 이번 명량은 바야흐로 역린 시즌2에 가까웠습니다...
영화가 정유재란 당시 전체적 상황을 그리려 다양한 인물들을 내보냅니다. 역린처럼요
그런데 이게 참 난잡하고 집중이 어려워서 -_-
최종병기 활 에서도 전반부는 납치및 끌려가고, 후반부가 도망가는 장면입니다.
명량 역시 전반부는 이러한 상황을 그려내고, 후반부에서 전쟁을 보여주는 구성으로 가더군요.
이순신의 영웅성을 부각하기 위한 장치라고 한 들, 영화의 절반, 약 한 시간동안 그런 이야기가 반복되니 참 지루하더군요.
일회성 캐릭터도 많고 -_-
솔직히 권율같은 지상군 관련 이야기나, 기타 자잘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모두 빼고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집중해도 괜찮을 듯 싶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뭔가 영웅영화적인 느낌이 날 수도 있지만..... 굳이 그렇게 다양한 인물들이 필요했을까? 싶기도 했고,
요즘 한창 상영중인 '혹성탈출'시리즈는 인간vs유인원의 대결 가운데 "시저라는 인물의 성장극"이 주요 골자입니다.
명량 역시 그저 그런 것들을 이순신을 부각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하.............고 싶었으나, 그게 너무 과했습니다.
장치도, 이순신도 건지지 못했어요.
뭐 ... 백 번 양보해서 전쟁신을 기대했습니다.
아, 역시 기대한대로 .....
한 5분 집중할 만 했습니다.
역시나 감독은 대부분의 배와 인물들을 cg로 처리하고 백병전이 일어나기 전 배에 있는 인물들 위주로 보여줍니다. "활"처럼 소규모 인물을 통해 전쟁을 묘사하려고 했나봐요.
하지만 그래도 활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인물이 많습니다 -_-
사실 활이 그 긴 액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인물이 적어서였습니다.
관객이 감정이입할 대상이 명확하고, 그 대상 역시 작고 빠르고 날랜 인물이었습니다.
완급조절 할 때도 감독 입장에선 한 명만 신경쓰면 되니 그렇게 어려울 일이 없습니다. (오랑캐 하나 쏘고 유인해서 하나 둘 셋 하는 장면같은 경우가 있지요)
명량은 -_- 뭐 상대적으로 소규모니 해도 활에 비하면 상당한 대규모 전쟁입니다 -_-
이렇게 1시간 내내 전쟁이 벌어지면 관객 입장에서 상당히 피곤합니다.
그렇다고 스피디하게 전쟁을 표현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늘어지는 전투장면 -_-
피곤하고 ... 음... 지쳤습니다.
엔딩즈음엔 마지막에 백성에 대한 주제의식을 넣으려고 했는데 ..
이것도 그닥 마음에 들진 않았습니다. 중간에 이런 장면들이 몇개 있어요. "두려움"에 관한 언급이라든가, 그러한 반복되고 늘어지는 이야기들. 굳이 필요했을까, 싶은 장면들.
15세치고 상당히 잔인합니다.
머리 소품을 많이 만들었는지, 머리가 뎅강뎅강 많이 날아가더군요.
류승룡씨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활 이후 카리스마 넘치는 역을 맡으셔서 기대했는데 많이 안나옵니다.
별로 카리스마 있게 나오지도 않고요.
사실 일본군 자체가 초반에만 조금 나오다가, 중 후반부 이후로는 인물상으로 그냥 안나와도 될 정도입니다. (그냥 전쟁신에서만 등장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또 또 뭐있었지
cg도 자세히 보면 거슬리는게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건 뭐 ...
결론 : 이순신의 영웅성을 부각하는 인물이나 장치들이 되려 이순신이라는 캐릭터와 영화 전체를 무너뜨림.
후반부 액션 역시 늘어지고, 상당히 피곤한 감이 있음.
결론부 주제의식 역시 또렷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