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황상민 교수가 뭐라 했는지 전문은 읽지는 못했지만 대략적인 주장내용을 본터라 그 사람의 정확한 주장내용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러기에 누가 오르고 그른지를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문제점을 얘기해 보고 싶다.
내가 대학에서 강의를 할 당시 일이다.
본인이 몸 담고 있는 대학은 연극영화과가 유명해서 심심치 않게 연예인을 볼 수 있던 학교였다. 실제로 본인의 수업에 연예인이 들은 경우도 있었다. 그 당시 자진해서 내 수업 중간.기말고사에 시키지도 않은 시험감독을 하겠다고 들이대시던 김조교, 강조교, 권조교 잊지 않겠다. -_- 니들 그 수업 시험 말고는 쌩이더라.
여튼, 다행히 내 수업을 들었던 연예인은 무지 열심히 하는 자세로 시험성적 등이 우수하여 A를 받아갔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던게 현실이다. 특히 본인 같은 경우는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수업내에서 불공평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내가 세운 룰이 왜 필요한 가를 설명하며 누구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지켜 나갔다.
한번은 교학과장이 나를 살짝 부르며 속삭인다.
교학과장(이하 교장. 과장님 이럴때라도 교장 직함 달아보시라고..) : "오늘 L군이 나를 찾아왔어" (L은 지금도 인기 있는 연예인이다.)
나 : "그런데요?"
교장 : "지금 X선생이 가르치는 과목을 전공 필수로 들어야 하는데 누구한테 듣는게 좋냐고 물어보길래 내가 X선생 추천해줬어."
나 : "그래요?"
교장 : "근데 L군이 자기 깐깐하다고 싫다고 하던데 ㅋㅋㅋㅋ"
나 : -_-
혹시라도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연예인. 체육 특기생 들은 내가 보기에는 아주 흔한 비율로 수업에 제대로 참여도 안하고 시험에 참석도 안하면서 학점을 어찌 받는지 졸업도 제때 잘한다.
생각해 보자. 똑같은 학생이다. 최소한 내 수업을 듣는 학생은 내 수업에서는 모두 평등하다. 어떤 학생은 열심히 수업 참여하고 공부하고 과제를 해내고 그리고 최종 시험을 거쳐 그에 맞는 학점을 수여 받는다. 그런데 같이 수업을 듣는 어떤 사람은 수업도 제대로 혹은 한번도 안나오고 과제 제출을 제대로 했는지 의심스럽고 시험때 보이지도 않는데 학점을 받아간다.
이런 주옥같은 일이 어디있나? 그래서 나는 가차 없이 주옥 같은 불공평함을 없애기 위해 F를 날린다.
하지만 이런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 큰 문제는 내가 이런 특별인(?)들에게 과감하게(?) F학점을 날려도 그 학생은 당당하게 성적이 바뀌어 나온다. 정확한 회의 명이 기억 안나지만 대학 시스템상 교무회의 비스무리한 것이 열려 그 학생이 나한테 들은 수업의 학점을 변경을 해주는 것이다. ㅆㅂ... 이게 한국대학의 주옥같은 현실인 것이다.
다시 김연아의 교생실습으로 돌아가 보자. 내가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내가 주옥같이 여기는 상황에 대한 꺼림칙함이다.
내가 아는한 교생실습을 나갈 자격이 되려면 교직 이수를 일정 학점수 이상 해야하며 평점이 영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과연 김연아는 모교인 고대의 교직 이수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교직에 뜻을 두고 교직이수를 위해 학점을 따며 준비하는 다른 학생과 마찬가지로 김연아 선수가 동일하게 수업에 참여하고 과제를 제출했으며 시험을 봐서 그 결과를 받았는지에 대한 아지 기본적인 과정에 대한 의구심.
물론 김연아 선수는 틈틈이 학교에 나가 훌륭하게 수행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대학 시스템 자체가 많은 의구심을 가진 상황에서 한번쯤 긍정적인 의심 및 문제제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나는 김연아 선수가 지도자로서의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그 과정상에 흠이 있지를 않기를 바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무쪼록 교생실습이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같이 수업을 하며 같이 경쟁하여 당당하게 얻어낸 성과물임을 바라 마지 않는 팬의 마음으로 쓰는 글이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의 잘못된 대학 시스템 중 한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여담이지만, 내 수업을 거부한 L군은 다른 교수 수업을 신청하여 한번도 출석을 안하고 기말고사도 무단으로 결석하였으며 후에 매니저에게 일본 활동 때문에 바빠서 참석을 못했다는 전화 한 통화를 하고 학점을 받아갔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내 수업 들었으면 번거롭게 교무회의가 열렸어야 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