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아무 말도 없이 계속 바라본다. 사물을 바라보면 사람은 어느샌가 이유가 없는데도 멍하게 바라보는 것 처럼 어느순간 혼자 정신을 그녀는 살며시 웃고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왜 멍하니 쳐다보는지 정도는 궁금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녀는 아무 것도 궁금하지 않은 가보다. 아니면 내가 그만큼 관심을 받지 못한 것 일 수도 있겠다. 그녀가 나를 보며 계속 웃자 나도 그 웃음이 전염 됐는지 살며시 웃게 된다. "웃으니깐 예쁘잖아요." 그녀가 말했다. 뭐라고 대꾸를 해줘야하는데 적절한 말이 생각 나지 않는다. 그냥 고개를 숙이며 부끄러워서 이렇게만 얘기한다. "고맙습니다." 단순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기쁘다. 하지만 얼굴이 빨갛게 변해 그녀를 정면으로 바라보기 힘들 것 같다. 한참을 바닥을 바라보던 나에게 그녀가 혼잣말 하듯이 말을 한다. "사람하고 얘기할땐 어디를 보라구 했드라~" "얼..얼굴.." 내가 당황해 바로 대답하자 그녀는 방긋방긋 웃는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방긋방긋 이라는 표현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가 없다. 마치 방긋방긋이라는 표현이 지금 이 순간을 표현하기 위한거란 착각까지 일으킨다. 우린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졸리눈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웃음이 터지면서 고개를 돌릴만도 한데 나는 그 눈에 빠져서 또 다시 멍하니 쳐다보게 된다. 이상하지만 그녀를 쳐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닌데 말이다. 난 원래 쑥쓰럼이 많다. 말도 친한사람아니면 잘 못하는 편이고 이렇게 말을 걸어주는 그녀가 어찌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속으로 생각한다. 기침소리가 심하게 들린다. 나는 기침을 한적이 없다. 생각해보니 아까부터 기침을 조금씩 하고 있었다. 그것 조차 금방 의식하고 있지 못한 내 자신이 한심 스럽게 느껴진다. 아쉽지만 내가 먼저 말을 꺼낸다. "감기 걸린 것 같은데 이제 들어가요." 나는 감정을 숨길줄을 모른다. 얼굴에 들어가지말아줬으면 하고 써있을 것이다 분명 처음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포근한 느낌을 받다니 사실은 그녀와 조금더 친해지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럴 것이다 분명히 그녀가 얘기한다. "그럴까요?" 조금더 얘기하고 싶다. 하지만 이미 뱉어낸 말이고 그녀는 감기가 걸렸다. 그냥 들어가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나의 말재주에 한계를 느끼고 원망스럽기 까지한다. 어떻게 얘기할지 안전 부절 하며 그녀에게 할 말을 곰곰히 생각하고 있다. - 4회 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