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황금시대의 화가>
네덜란드의 화가 렘브란트 역시 카라바조로부터 시작된 바로크 미술 분야에서 대가이며,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는 네덜란드가 에스파니아와 싸워 독립한 이후를 말한다.
<네덜란드의 독립 역사>
잠깐 독립 과정을 정리하고 가자. 16세기 중반, 네덜란드는 스페인(에스파냐)의 속령이었다. 그러다가 이 지역에 종교개혁의 바람을 타고 신교도가 많아졌다. 이에 무적함대의 가톨릭 수호자 펠리페 2세(28 펠리페 2세 참조)가 나서 신교도를 탄압하기 시작했다.
세금까지 무거워지자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고, 그것이 독립전쟁으로 커진다. 급기야 스페인이 1588년 칼레해전에서 엘리자베스에 패한다(칼레 해전에 관해서는 엘리자베스 1세 참조). 그리고 1598년 펠리페 2세가 사망. 그의 후계자인 펠리페 3세 때 휴전조약. 그리고 독일 30년 전쟁을 종결시키는 1648년의 베스트팔렌조약에서 완전 독립 승인.
하여간 네덜란드 독립전쟁은 영국의 청교도혁명, 미국의 독립전쟁, 프랑스의 대혁명보다도 빠른 시민 혁명이었다는 점에서 큰 사건이었다.
<코주부 같은 바로크 화가>
독립한 네덜란드는 북부를 중심으로 부유한 나라가 되며, 북부의 것이 카톨릭 신앙권인 남쪽의 플랑드르에도 영향을 주어 새로운 화가 렘브란트를 탄생시킨다. 바로크 화가 중에서도 그가 각별히 평가 받는 것은 대단히 풍속적인 소재를 다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의 대표작 <야경>(1642)과 한잔 한 코주부 같은 그의 여러 자화상을 보면 감이 잡힌다. 카라바조, 아르테미시아, 루벤스의 경우 모두 암울하거나 압도적인 소재들 아니었던가.
다른 바로크 화가들처럼 렘브란트의 작품에서도 키아로스쿠로 기법이 단연 눈에 띈다. 특히나 렘브란트는 빛의 화가로 얘기되는데, 렘브란트의 빛은 자연광 즉 한 방향으로 일관되게 쏟아지는 태양 빛의 스포트라이트 효과라서, 자유자재로 여러 방향에서 쏘는 카라바조의 것과는 다르다.
가족이 먼저 세상을 뜨는 등, 렘브란트의 삶은 가난하고 끝까지 고단했지만 그는 갈수록 정열적으로 그렸고, 특히나 끊임없이 자화상을 남겼다. 그래서였던지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많은 자화상을 남긴 화가로 얘기된다.
<네덜란드의 화가들>
네덜란드의 유명 화가들은 대단히 인간적인 화가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나올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의 요하네스 베르메르 그리고 우리의 고흐가 또 있다. 그러고 보면 정말 네덜란드는 조용히 대가들을 보유한 나라이지 않은가. 프랑스, 독일만 대단한 것이 아니다. 특히나 그림에 있어서는 대선배들이 쫙 포진해 있는 곳이 네덜란드이다.
<렘브란트> (1936년 영화)
이 영화는 유튜브에 두 편이나 올라와 있다. 영어 자막이 되어 있으니 내용 이해는 가능하다. 옛날 영화라 촬영장은 모두 세트로 되어 있는데, 마치 연극 무대 같은 세트가 오히려 렘브란트의 키아로스쿠로 기법을 위해 헌사한 것처럼 보인다.
아련한 아내 사스키아까지 폐결핵으로 세상을 뜬다, 친구들도 다 떠나고 파산한다. 만날 술이지만 그래도 그의 자화상 작업은 이어진다.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 작업실 작은 창으로, 찢고 들어오는 듯한 햇빛을 마지막으로 영화가 끝난다.
그의 자화상과 똑같은 코큰 모습의 분장 그리고 약간 어설퍼 보이는 인간적인 모습의 렘브란트 연기가 흐뭇하다. 이 영화 초반에 작품 <야경>를 그리는 장면, 완성하며 마지막으로 1642년이라는 글씨를 써넣는 친절한 장면까지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