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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꿈
게시물ID : dream_30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술관소녀
추천 : 0
조회수 : 94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0/08/03 05:26:23
알람을 4시33분에 맞춰놨는데, 4시에 일어났다. 역시나 오늘도, 앎람보다 일찍 눈이 떠졌다.
 
엄청나게 많은 꿈을 매일 꾸는 것 같은데
가끔 눈뜨자마자 사라지는 것도 있고
눈떠도 남아있는 것들이 있다.
 
대부분 그런 꿈들은, 감정을 정리/해소하거나 기억을 저장하는 꿈 (*꿈의 기능임)
 
어제는 약속을 다녀왔다.
 
꿈에서 나는,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사물함에 프라이팬과 식재료들이 있었다.
오늘 학교 끝나고 크림파스타 하나 해먹고 집에 가야겠다 생각하고 프라이팬 챙기고 있었다. (아마 이건 평소의 내 생활이 나온 듯.)
 
꿈에서
같은반 남자애랑 사귀고 있었는데,
언제 헤어질까 몇달 전부터 고민하면서 무덤덤히 만나다가 (상대방에게도 내 무덤덤한 표정이 티가 났던 듯)
헤어지자고 말을 했던 것 같다.
 
만나는 게 이 아이에게 시간 할애하는 게 점점 부담되고, 매일 하루의 얼마간의 양만큼은,
다른 것 중요한 것, 내 성적에 관한 시간에서 할애해서 이 아이에게 할당된 시간이 매일 하루 3~4시간씩 주어진다는 게
부담이 되었다.
 
(만나는 동안에 나는 이 친구가 즐겁고 행복해 할 말들, 행동들을 신경써서 보여주고, 이 친구가 행복해할 것들을 찾아 해주고 데이트하고 이야기 들어주고 말하고 등등, 그 시간엔 온전히 이 친구가 편하게 지내도록 나는 맞춰서 보조해주는 편. 이 친구는 자기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내가 그에 맞춰서 리액션 해주고 있었던 거.)
 
 
 
깨고 나서 생각해보니
어제 시간도 부담이 되었구나, 생각과
지금 쓰면서 생각하는 건, 내 평소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라는 생각.
 
연애하면서 내가 편해야 하는데, 내가 기대거나 고민을 나누거나 하진 못하고
상대방이 즐거울 거 생각해서 이야기해주고, 받아주고, 준비해놓고, 그러는 시간들이, 그리고 만나면서도 계속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전혀 편하지가 않았고 또 하나의 일을 시작하는 기분.
 
내 공부 내 할일도 일이고, 연인을 만나면 그 만나는 순간부터 다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해서 일하는 기분.
내 일이 중도에 다 못끝내고 끝난 것은 덤.
일이 중간에 멈춘다는 건 상관없다.
다시 하면 되니까.
문제는 그 만나는 시간 동안에 내가 일하는 기분이 든다는 게
부담이 되고 (회사일같은) 일을 줄이고 싶다는 기분이 들어서,
 
꿈에서도, 헤어지자고 말하고 일거리 하나 정리한 듯.
 
딱히 꿈에서도 그 친구가 나쁘지 않았고, (어제 만난 친구도 나쁘지 않았고)
딱히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기댈 정도의 아량은 아니고
내가 끊임없이 좋은 이야기 재미있어 하는 이야기 등을 해주고 적절히 이 친구가 어색해하지 않게 불편하지 않게
신경 써 주고 있으니
기빨려서 아 그만보고 싶다, 생각이 들었던 듯 하다.
 
적절히 불편하지 않게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 계속 해주고, 서운해할 까봐 관심 가져 주고,
그러면서도 내 이야기가 남의 귀에 부담되게 들리지 않게 소재도 적절히 골라가면서 신경 쓰는 것,
완전히 일하고 온 것이다.
 
연애 떄에도 그렇게 일하는 기분이 들었었는데....
일거리 하나 줄이고 싶다, 이런 부담밖에.
 
솔직히 말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많아서, 시간이 없어서 연애 못한다는 건 핑계다.
내가 기댈 수 있고, 마음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면 연애 가능하다.
 
내가 일하는 기분이 드니까,
그 일거리를 하나라도 줄여서,
내 일에만 온전히 신경쓰고 남은 시간엔 마음편한 사람들과 지내고 싶은 것이지.
 
내가 보고싶다고 못 잊겠다고 다시 연락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상대방을 배려하고 편하게 해준 경우이다.
(사실상 내 기억은 그다지 편하지 않았지만)
(예외도 있다.)
 
악감정 가지고 복수하려 드는 사람들은,
내가 충분히 상대방에게 지적을 한 사람들.
그것이 내가 불편한 것이든, 그 사람의 인성에 관한 것이든.
자신이 갖고 있는 나에 대한 편안했던 감정과, 나에게 지적받고 비난받은 기억들이
애증으로 뒤섞여 꼭 그렇게 복수를 하고 싶고 뒤에 가서라도 관찰을 하고 싶고,
길에서 볼때마다 (같은 동네) 야리고 지나가던 남자애는,
내가 남자친구 사귀어서 손잡고 동네 개천을 걸었을 때,
개천 반대편의 끝에서 끝까지, 내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 이쪽을 쳐다보면서 불안한 표정으로 관찰하더라.
 
그렇게 눈알 부라리며 하찮다는 듯이 고개 싹 돌리고 지나가던 놈이
왜그렇게 눈을 못떼고 정신 잃은 듯이 쳐다보는지
 
심지어 나랑 헤어지고 바로 여자친구도 사귄 놈이.
 
참... 사람 심리란.
어처구니 없고도 같잖다.
 
복수심에 관찰하는 것과
그리워서 관찰하는 것은 또 다르기 떄문에
 
세번째껀 굳이 정리하지 않아도 쉬운 거니 넘어가겠다.
 
 
나에 대한 편안했던 기억들이란,
내가 연인이 되기 전부터 설레는 말들, 대화들을 하는 시간들이 종종 있고, 우연으로 가깝게 지내게 되고,
그런 우연들이 쌓여 상대방으로 느끼게끔 사랑이다, 느끼게 하는 것인데
이것까지는 나도 의도한 바 없으나
확실히 연인이 되고 나서 이야기할 때에는,
말을 더 신경써서, 만나는 것도 좀좀 더 신경써서 하고, 만나기 전 데이트 장소 물색부터 점점 심혈을 기울게 되는 것 같다.
 
 
이야기할 때,
내가 편한 사람이 있는데,
이야기할 때에,
내가 질문받는게 부담이 되는게 아니라,
내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다.
 
이야기를 내가 먼저 하고 싶은 내가 오늘 느꼈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그 대답도 스무스하고 잘 넘어가는 느낌
 
어제는 끊임없이 질문받고, 평범하게 대답하느라 애쓴 듯. 그분도 내 이야기에 아주 짧은 견식과 판단으로 짧은 수준의 생각뿐이어서, '아.. 뭐 일반인이 이정도로 말하는게 당연한거지.' 라고 생각하고 느낄 정도이지만 한편으로는 '아, 자기 편견, 한쪽 세상밖에 모르는구나. 단순하고 단편적인 것만 답이라고 생각하네.' 라고 느끼면서 동시에, '이런 사람 앞에서는 말을 더 조심해야 된다. 지멋대로 해석하고 단편적으로 싫다 좋다 별로다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말 가려가면서 해야된다. 사람 평가에 예민하면서, 자기 평가받는거 예민하면서 남 평가 쉽게쉽게 내리는 사람이다.' 판단이 바로 들어서,
조심히 이야기했던 듯 하다. 나에 대해 질문이 굉장히 많았지만 본인에 대한 질문에는 넘어가고, 다시 자기가 질문하는 위치에서 남을 계속 판단하는 위치를 고수하려는 태도부터가 영 불쾌하다는 것도 뒤늦게서야 알았다. 내가 굳이 고생하며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는데, 너무 내가 나도모르게 남을 편하게 해주려다가 (어색해서 질문 던지는 편이라고 침묵을 어색해하고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그거 캐치하고 이야기 많이 친절히 대답해주다가)
내가 어느덧 그사람 눈치를 봐 가며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꼴이라니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연애 때에도, 상대방이 계속 판단하는 게 습관이 된 사람에게
나는 어떠어떠해, 라는 대답을 해줘야 하는 것도 참 곤욕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나에게 이기적인, 내가 받고 싶어하는, 내가 기대고 싶어하는 것들로, '나는 이러이러해.' 라고 하면 그것은 곧바로 단점이 되어 돌아오니,
나는 이러이러해 라는 말은 내가 받았으면 하는 감정들보다는,
 
그사람이 나를 다루기 좋고 사람 대하기 편한 쪽 위주로 나는 이러이러해를 끊임없이 말해줘야 하는 게,
(이런 사람들 생각해보니 종종 있었던 듯)
상대방에게 맞춰서 적당히 편하라고, 그사람이 연애 느낌 나기 쉽게, 연애 쉽게 할 수 있게,
나는 이거 좋아해 이번엔 이거 먹고 싶어 등으로 말해서
그사람이 그 장소에 데려가줘서 혼자 성취감 느끼고 좋아하고 (이전에 만났던 수많은 별로인 남자들)
그걸 느끼게 해주려고 나는 다 정리하고 계획한 뒤에, '여기에 가고 싶어' 등으로 이야기하는 것들,
그리고 내가 바빠 죽겠는데 갑자기 대뜸 '여기 가자' 라고 하는 말에
준비한거 서운할까봐 그래 라고 해주고 억지로 또 일어나 챙겨서, 같이 가는 것들.
 
등이 정말 스트레스, 일 하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대화하기 편하고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은,
내가 이야기하고 싶어지고, 자기가 알아야 될 것들(이 사람의 성격, 습관 등)에 대해서 나에게 직접 묻고, 나는 보고하듯이 대답하고, 또 그대로 해줬을때 내가 으레 형식적으로, 하지만 기품있는 연기로(ㅋ...) 좋아하는 티를 내주며 기쁜 마음이 들게 하는 것들
(아마 꿈에서도 그게 점점 의미가 없다고 느꼈던 듯)
 
을 전부다 할 필요 없이 안 하고
 
그 사람이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고, 나는 그 사람의 매력을 구경만 하고, (딱 내가 남에게 해줬던 것)
나는 상대방을 예뻐해주기만 하면 되고, 그 상대방은 애교부리고, (응석은 아님. 애교와 응석은 다름.) 씩씩하고, 밝고,
내가 진지한 이야기할 때에는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잘 듣고,
겉으론 애교가 많지만 속 깊은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일어난 지 한 시간 반이나 지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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