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극장 메가박스 오후 7시 10분 상영하는 혹성탈출을 보았습니다.
혹성탈출 1을 볼 때도 느낀 거지만, 헐리우드의 기술력은 혀를 내두르게 만드네요.
CG가 정말....
1을 봤을 때의 전율은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참 재밌게 봤습니다.
시저 헠헠헠
별점 ★★★★☆
그런데............
혹성탈출이 인기작이라 그런지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들어가기 전, 매표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이 우글우글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다 혹성탈출 입장을 대기하는 인원이더라고요?
불안해진 저는 같이 있던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 너무 많네. 높은 확률로 영화보는 도중에 알람 울리거나 벨소리 울릴 것 같다. 그리고 100%의 확률로 영화보는 도중에 카톡이나 페북을 하는 것들이 있겠지.'
제가 앉은 좌석을 간단하게 그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통로) □□□□□
진하게 칠해진 네모의 통로 쪽에 앉은 게 제가 앉은 자리였고, 옆자리는 친구였죠.
그리고, 영화관 입장 전 친구에게 말한 저의 불길한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벨소리, 알람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10분 주기로 옆에서, 앞에서 반짝이는 불빛!!!!!!!!!
으아!!!!!!!!!!!!!!!!!!!!!!!!!!!!!
영화 보는 2시간 동안 폰을 끄면 지구가 멸망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아!!!!!!!!!!!!!!
결국 시저가 아야아야해서 아들과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 분노 폭발
통로 쪽에 앉은 반대쪽 여성 분께 말했습니다
'저기요. 영화보는데 방해되니까 그만하시죠. 영화 혼자 보시는 거 아니잖습니까.'
그래도 다행히 이 여성분은 잘못한 걸 아시는지 정말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시고 그 후로는 카톡을 하지 않으시길래 다행이다 싶었습니다만
문제는 앞에 앉은 고딩인지 중딩인지 모를 학생 무리였습니다.
여성 분이 카톡을 멈추니까 이젠 앞에 앉은 것들이 지들끼리 페북하면서 낄낄거리고 난리가 났더라고요?
참을 인을 계속 되새기며 화를 가라 앉히는 중, 이 미친 싸이코 같은 친구가 폭발했습니다.
앞자리를 쾅쾅 차더라고요.
한창 시끄러운 장면이라 소리는 묻혔지만 앞자리에 앉은 용감한 학생들은 '아 ㅅㅂ 뭔데'하며 뒤를 돌아봤습니다.
친구는 딱 한마디를 하고 다시 영화에 집중했습니다.
'끝나고 잠깐만 보자'
얼마 안 가 영화가 끝나고, 친구들끼리 모이면 용감해지는 학생들의 특성상 인상을 겁나게 쓰면서 저희에게 다가왔습니다.
4명이더군요.
그렇다고 쫄 우리가 아니죠.
곧 동반입대로 나란히 사이 좋게 나라 지키러 끌려가는 저희에게 무서움이란 없었습니다.
주먹도 남들에게 맞고 다닐 정도는 아니었던지라 여차하면 그냥 싸우자라는 식이었지만, 다행히 주먹다짐은 없었네요.
폭력없이, 언어로 느낄 수 있는 박탈감을 뼈저리게 새겨주었죠.
친구와 저의 현란한 언어구사를 넋놓고 감상하던 학생 4명은 똥씹은 표정으로 저희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후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그 축쳐진 뒷모습을 보며 친구와 저는 만족감을 느꼈고, 그 즐거운 마음을 안고 아름다운 남포동 거리를 돌아다녔네요.
이상 분노의 혹성탈출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