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혼자 밥먹기 레벨.jpg (레벨 10을 빠뜨리셨더군요......
게시물ID : humorstory_2956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이어트쿠키
추천 : 6
조회수 : 118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6/01 11:15:18
레벨 10-입대하는 날 논산 훈련소 앞에 식당에서 혼자 밥먹기.

부대까지 같이 가주겠다고 약속했던 놈이 밤샘 리니지를 핑계로 결국 약속을 펑크냈다.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친구랑 같이 간다고 끝까지 거짓말하고 혼자서 논산 훈련소 앞에 도착했다.
대구에서 논산까지 오느라고 몇 시간이 걸렸고 덕분에 배가 많이 고팠다.
12시쯤 되었을 때, 입대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맛난거 실컷 먹자라고 생각하고 훈련소 앞에 있는 고기찌개집에 들어갔는데 모든 메뉴가 2인분 이상이었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모든 손님들이 커플이거나 가족이거나 친구들이었다.

식당안에 멍하니 서서 빈자리를 흘깃 바라보며 앉을까말까 고민했다.
식당이모는 바빠서 급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도저히 혼자 앉아서 밥을 먹을 염치가 없었다.
나를 제외한 모든이가 커플이요, 친구요, 가족이었다.

결국 안 떨어지는 발걸음을 움직여 식당 밖으로 다시 나왔다.
훈련소 앞이라서 그런지 식당이 진짜 많더라.
배가 너무 고파서 식당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혼자서 밥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찾아봤지만
어느 곳에도 나를 위한 자리는 남아있지 않았다.

돌아다니다 보니 결국 입소하는 시간이 다가왔고 배는 너무 고팠다.
결국 조그만 슈퍼에 들어갔고 빵과 베지밀을 하나 골랐다.
하지만 빵은 다시 내려놓았다. 밥을 못 먹어서 빵을 사먹는 모습을 슈퍼이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베지밀 두껑을 따면서 쿨한척, "밥을 너무 많이 먹었더니만..." 이라고 혼잣말을 하며 슈퍼를 나왔다.

하늘이 흐려보이는 건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 때문이 아니라 그 날 단지 논산 날씨가 흐렸을 뿐이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