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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사를 퇴사하게 된 사연#3
게시물ID : soda_29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40
조회수 : 20521회
댓글수 : 50개
등록시간 : 2016/02/20 12: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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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입니다. 글을보니 베오베에 들어가있네요.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사실 글을 쓰며, 기억의 한켠을 꺼내보니,,완전 발암이네요. ㅎㅎㅎ 그래도 그 시절의 경험도 돌아보니
당시는 볼 수 없었던 부분이 이제는 보일듯하여 아쉽기도 합니다.
 
바로 다시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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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가면 예전처럼 출장이 길지는 않았음. 큰 문제의 경우 1달정도 기간을 잡았지만, 본인은 언제나 가능한 빠르게 일을 처리했음.
회장님께서 항상 본인의 행적을 스캔하고 계셨기에, 본인의 생각과, 신념을 행동으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음.
솔직히 마음만 먹는다면, 일주일 짜리 일을 1달 질질 끄는건 일도 아니었음.
다만, 내가 받는 출장비와, 비행기값이 아까웠음.
 
차라리 이런 쓸데없는 부대비용을 모두가 한마음으로 아낀다면, 같은 돈을 나머지 회사식구들 보너스나 상여금으로 챙기는게
더 값어치 있다고 생각했음. 물론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음. 과거 본인의 사수였던 부장님도, 가능한 중국에서 오래 버티며
프로그램을 코딩하지 않고, 예술작품을 만들려고 하셨음.
 
보고서에는 미사여구를 붙여서 엄청난 일들을 처리한듯 하였지만, 그 말들을 줄이면 단 한 몇글자. "프로그램 버그 수정"
원래 존재하던 변수나, 함수를 클래스화 시키기도 하였음. 물론 객체지향적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지만..
당장 다른곳에서 성능상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아니..주요 동작부분 통신, 제어, 검사 쓰레드부가 당장 픽픽 죽어나가는데,
로그파일 남기는 기능만 잡고 1달을 계셨음.
 
현장에서 설비를 보기보단, 호텔방에서 로그파일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걸 설비에 한번 돌리고, 로그파일 모아와서 다시 방에서 작업을 하셨음.
그분 1달 출장비가 더해지면, 월급이 800만원 이었음.
 
본인이 사원신분에 중국출장 1달있으면 월급이 320만원 이었고... 1달 쉬지말고 저돈 받을래 한다면, 나는 거부함. 해봤기 때문에 거부함.
사람이 휴식없이는 살 수가 없음.
 
어쨌든 본인도 부장님의 행동을 지켜본터라, 마음만 먹으면 1달 뻐길 수 있었으나, 항상 1주일 정도 빡세게 문제파악하고, 원인을 찾아내었음.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프로그램 실력이 부족하여 프로그램을 대부분 수정하는 대공사는 할 수 없었음.
한 가지, 자신있었던건 원인파악 부분이었음. 해결은 못하지만, 뭐가 문제인지는 딱 봐도 보였음.
 
가능하면, 해결하는것도 좋으나, 해결을 못한다면 원인이라도 파악해서 윗분들께 넘기는데 최종목표를 두었음.
이젠 중국어도 하고, 현지 공장에서는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본인이 오면, 환영해 주었고, 본인이 출장가는 날이면 중국인들이 모여들어
파티를 했음.
 
출장을 갔다가 귀국하면, 부서 분위기가 침울....해져있는걸 알 수 있었음. 그럴때면, 아...또 프로젝트 하나 말아먹었구나...
생각을 하게됨. 부서에 대리들이나, 주임과 한국에서 자주 커피를 마셨음. 워낙 팀에 할일이 없으니..아니 할 수 있는일이 없으니
점심시간에 나가서 커피먹고 들어오면 2시-3시가 되었음. 본인은 황금같은 시간에 프로그램을 공부하려 했지만, 가끔씩은 팀원들과
어울린다는 생각에 함께 커피를 마시기도 했음.
 
주요 대화내용은 부사장과, 상무의 엽기적인 행동이었음.
부사장은 정말 뻔뻔한 사람이었음. 긴 설명보다 대화를 한번 보여주면 느껴지실듯..
 
부사장: "ㅇㅇ씨. 이번에 회장님께서 패턴검사기를 만들라고 하시는데, 가능하겠어요?"
 
나: "음...기존에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부사장: "(말을 끊으며)아 가능해? 음. 가능하다는거군." (이 인간은 참 사람말을 잘 끊어먹었음)
 
나: "가능하다고 하는게 아니죠. 문제는 기존에 비슷한 프로그램이 버그투성이라, 실제 장비에 적용을 못하고, 버려진게.."
 
부사장: "(말을 끊으며)아니.. 그러니까 어쨌든 된다는 거잖아. 기존 프로그램 수정하면 되는거잖아."
 
나: "누가 수정하는데요?"
 
부사장: "너랑 과장."
 
나: "안됩니다. 걍 안된다고 할께요. 지금 과장님 새로 검사기 개발하느라 여유가 없고, 저도 당장 다시 중국출.."
 
부사장: "(또 말을 끊으며)그러니까. 시간상, 환경상 조건만 채워지면 된다는 거잖아."
 
나: "아니 뭘 자꾸 된데요."
 
이미 부사장은 뒤돌아서 휘적휘적 걸어가버림. 말을걸고, 자신이 필요하다 싶은 부분만 필터링 해서 듣는 재주가 엄청났음.
과거 슬램덩크에서 채치수가 강백호를 혼내면, 강백호가 어떻게함? 귀를 접는 재주를 부려서, 스스로 귀를 막아버림.. 그 웃긴 장면이
현실이 되니 발암도 그런 발암이 아니었음.
 
송태섭: "좋았어. 강백호! 파인 플레이였어."
 
강백호: "!!!!!!!!!!!"
 
채치수: "강백호. 지금껀 좋았지만, 그전에 니 플레이는 그게뭐야?"
 
강백호: "(귀를 막으며)파인플레이라....파인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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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 "가능한거지?"
 
나: "아뇨. 그건 겉보기에 그렇고, 그걸 할려면 이런이런일들을...."
 
부사장: "(귀를 막으며)파인플레이..."
 
하고 있는거임. 그리고 다음주가 되면, 그 프로젝트는 시작이 되어있음. 부사장이 하나 잘하는게 보고서를 참 잘썼음.
반드시 할 수 있다. 이건 못할 수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참 잘만들었음. 그럼 그거보고 영업팀은 그냥 고객사로 영업하러 갔음.
영업팀이 생각이 있는 놈들이라면, 아니 본인이 영업팀이라면, 부사장이 어떤 인간인지 파악을 했기 때문에, 해당 보고서의 사실여부를
실무자들에게 물어봤을거임.
 
근데 영업도 병신이라. 아니 어차피 이게 된다고 말한게 다른 부서니까. 혹시 하다가 빠다리나도 자기들 탓이 아니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있었음. 그럼 걍 고객사 가서, 보고서 내용대로 뻥카만 실컷 치고, 바람만 실컷 불어넣고 자기들 영업 성공했다고 결과보고서만 제출했음.
 
그러면 실제 구매가 이루어지고, 품의서나 견적서들이 하나 둘씩, 올라오고 있음. 그럼 그 사실을 그때서야 우리가 알게되는거임.
벌써 설비 바닥에 까는 무지막지 무거운 대리석을 몇백(기억이 안나는데 몇천?일지도)만원짜리를 이미 구매한 상황인거임.
이게 뭔 돈지랄이여...
 
나중에 프로그램 개발건으로 부사장이 팀회의를 소집함. 지 혼자 된다고 생각하고, 혼자 업무 추진하다가, 일이 커진뒤에 팀회의를 하겠다니...
 
부사장: "자. 이 프로젝트 우리 성공합시다.!"
 
과장: "........"
 
대리들: "네!! 부사장님.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나: "아씨....저기요? 저기요 님들?" (과장님은 얌전한 성격. 본인은 부서에 단 2명밖에 없는 실무자중 한사람. 당연히 입김이 강했음.
      문제는 부사장이 그걸 모른다는 거 뿐.) 성공 합시다는 무슨. 이게 된다고 생각하나요?"
 
대리들: "왜그래 ㅇㅇ아. 무슨 문제가 있어?"
 
나: "애초에 제가 부사장님께 말씀드렸거든요. 할라면 할 수 있지만, 지금 인원으로는 불가능 하다구요. 저나, 과장님이 각자 맡아서 추진하는게
      있는데, 저같은 경우 언제 다시 중국에 불려갈지 모르는 상황인데. 그런 대 공사를 어떻게 합니까?"
 
부사장: "니가 그런걸 언제 말했는데?"
 
나: "뭐라고요? (뒷목을 잡으며)...아니 지금 무슨....(파인 플레이냐?)"
 
부사장: "실무자가!! 그런 문제가 있으면 있다고 말을 했어야지!! 만약 이 프로젝트가 안되면 니 책임이 크다!! 어쨌든 프로젝트는 추진한다!!"
 
쿠궁 ㅡㅡ;; 그랬음. 이 인간. 정말 뱀같은 인간이었음. 나보다 수십년을 살아온 경험은 이런데서 빛을 발하는거임.
근데 당신이 수십년 살아서, 뱀이 되었다면, 나는 이미 군시절에 이무기였고, 지금은 흑염룡인데. 사람을 잘못 건드린거임.
 
나: "부사장님. 프로젝트 제안서. 공개하세요. 그리고 지금까지 협의한 내용이나, 회의록 다 오픈하세요. 무슨 근거로 이 프로젝트 진행하신건지
      한번 보게요."
 
부사장: "야. 어딜 사원 주제에...?"
 
그럼 본인은 가장 스트레이트로 빠른 길을 선택했음. 그냥 회장실 직행. 똑똑!!(노크)
 
회장님: "들어와. 아니! 이게 누구야!! ㅇㅇ이 아냐. 그래 무슨일이야. 커피한잔 하고가."
 
나: "회장님. 지금 부사장이 새로 프로젝트 추진하고 있거든요. 그거 제안서랑, 회의록 같은거 좀 보여주세요."
 
회장님: "그걸왜 나한테 달라함? 걍 니가 가서 보여달라고 하면되지??"
 
나: "보여달라니까 안보여 주네요?"
 
회장님: "(비서실 전화하며)어. 나다. 그..뭐시냐. 부사장 일로 오라고 해라."
 
(부사장 총알같이 달려옴.)
 
부사장: "회장님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마. 니는 왜 같은 팀끼리 자료를 공유안하노?"
 
부사장: "자료라면 어떤....(본인에게 눈빛을 쏘아보냄. 나름 이글이글 독수리 눈을 하고 보고있지만...본인은 피식~ 웃어줌.)"
 
회장님: "니 추진하는 프로젝트 제안서, 회의록 다 까봐. 이메일하고."
 
그렇게 강제로 자료를 열람해보면, 프로젝트 제안 근거에 실무자와 이런저런 조율을 했다고. 잔뜩 거짓말 범벅이었음.
 
나: "부사장님. 여기 부사장님하고 이야기한 실무자가 누구에요??"
 
부사장: "........."
 
회장님: "누군데?"
 
부사장: "........그게..."
 
나: "(말을 끊으며) 그게 바로 접니다."
 
회장님: "오호라. 그래서?"
 
나: "아니 일단 실현 여부를 물어 보시더라구요. 그래서 환경요소, 시간요소, 비용문제 다 제외하면, 못할일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회장님: "음.. 그리고?"
 
나: "뭐가 그리고에요 ㅎㅎㅎ 환경, 시간, 비용 빼면 이세상에 못할일이 뭐가 있어요. ㅋㅋ 부사장님은 무조건 된다고만 생각하시는데,
      우리가 무슨 현대 정주영회장이에요? ㅎㅎ 시도는 해봤어? 그런 명언은 현대니까 할 수 있는겁니다. ㅋㅋㅋㅋ"
 
회장님: "음...근데 일이 이미 벌어졌는데 이걸 중간에 그만두기도 그럴텐데. 어떻게 방법없나?"
 
부사장: "네. 일단 맡겨주시면, 반드시 성공해 보이겠습니다.!!"
 
회장님: "그래?"
 
나: "회장님. 이게 실현되려면, 일단 업무 분장을 다시 해야합니다. 저는 아직 이걸 감당할 실력이 안되니, 유일하게 과장님을 써야하는데,
      그럼 과장님이 하시는 프로젝트랑 맞물려서 불가능 합니다. 제가 제안 드리는건. 프로그래머 인력으로 과장급 2명이나, 부장급 실력있는
      인원을 새로 뽑는겁니다. 그게 안된다면, 우리는 기술에 비해 자금이 많은 회사니까.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외주업체를 고용해서 대리업무를 시키는 겁니다. 비용보다는 회사 신뢰도가 걸린 문제라고 봐요."
 
회장님: "......음..."
 
부사장: "회장님 믿고 맡겨 주십시오. 성공하겠습니다.!"
 
회장님: "ㅇㅇ아. 부사장이 이렇게 까지 말하는데, 좀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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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회장실을 나오면, 부사장이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부사장: "야. 봐라. 니가 아무리 잘난놈이라도 안되는거 알겠제?"
 
나: "ㅎㅎㅎㅎㅎㅎㅎ 부사장님. 지금 놓치고 계시는게 뭔지 알려드려요?"
 
부사장: "???"
 
나: "회장실 들어가기 전에는 이업무 안되면, 제 책임으로 만드셨죠. 회장실 나온 후로는 이거 안되면 이제 부사장님 책임입니다. ㅋㅋㅋㅋ"
 
부사장: "!!!!!!!!!!!!"
 
뱀같은 부사장은 흑염룡을 잘못건드린거임.
이 후로도 여러가지 패악질이 많았는데, 천천히 써보겠음. 잠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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