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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 정말 감사했던 김 여사님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5963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르트르
추천 : 1
조회수 : 4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5/25 18:36:49
요즘 김여사 김여사 하도 말이 많아서 저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물론 김여사들 때문에 운전하시는 분들의 고충 십분 이해합니다.

저는 차도 없고 운전도 자주 할 기회도 없지만 블박 영상이나 이야기들만 들어도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하지만 꼭 김여사 들만 있는건 아닙니다.

저는 몇달 전 김여사 님을 만나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제가 그때 좀 어딜 갈 일이 있어서 렌트를 했습니다.

토스카를 렌트했는데 와이프와 아들과 함께 길을 떠나고 있었죠.

그러던 중에 잠깐 마트에 들러서 뭘 살게 있어서 마트를 들렀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마트에 차도 엄청 많고 주차할 곳도 없더군요.

꼭대기 옥상 주차장까지 가니 그제서야 딱 한 군데 자리가 있었습니다.

사실 운전 많이 안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차라는게 초보운전때는 뒤에서 유도해줘도 어렵지 않습니까?

일단 시간도 많이 없었고 또 급한 마음에 유도도 없이 주차를 시도했습니다.

1차 실패, 2차 실패. 3차 시도까지 실패하자 슬슬 저도 답답해지더군요.

와이프가 내려서 뒤를 봐준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한 순간

바로 왼쪽 대각선에 스포티지가 빠져나가더라구요.

"그래. 앞으로 가서 대면 편하겠다"

싶어가지고 스포티지 빠진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그 자리 왼쪽에는 막 뽑은것처럼 반들반들 광채가 흐르는 에쿠스가 있었고 

오른쪽에는 검은색 리갈 차량이 있더군요.

왠지 모를 중압감에 

"에쿠스 근처는 가지 말아야겠다" 

싶어서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갔던게 잘못이었습니다.

리갈차량이 약간 앞으로 나와있는 상태에서 제가 오는 것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으셨고 

저는 그대로 리갈 차량 옆을 찍~긁고 갔습니다.

너무 두려워서 일단 처음 주차하려는 자리에 주차를 해 넣고 차에서 내려 리갈 차량으로 갔습니다.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김여사님이 내리시더라구요.

긁은 부분을 보니 대략 15cm 정도 되겠더라구요.

정말 죄송하다고 머리숙여 사죄했더니 그 김여사님 왈

"일단 괜찮구요. 다치진 않으셨어요? 뒤에 아이도 있던데 아이 놀랐겠어요"

응?? 저는 정말 그 아주머니가 대략 어떻게 나올지 예상을 하고 있어서 

몇가지 대응책을 준비했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과 180도 다른 태도의 김여사님을 보니 뭔가 혼란스러웠습니다.

"아이랑 사모님 괜찮으신가요?"

거듭 제 가족의 안부를 물어보기에 죄송한 마음도 더 컸고 고마움도 생기더라구요.

"많이 안긁힌거 같아요. 근데 그냥 갈수는 없고 일단 연락처 주시겠어요?"

저는 명함을 드리고 렌트차 회사에 전화를 해서 조치를 부탁했습니다.

"가족분들 안다치셨다니 다행이에요. 보험처리 해주실건가요?"

그 김여사님이 워낙 사근사근 친절(?)하게 대해주시면서 보험처리에 대해 물어보시기에 

저도 사실대로 말했죠.

"사실 이게 렌트카라 렌트카 업체랑 연락하고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그 김여사님은 그러라고 하시면서 차를 몰고 떠나셨습니다.

저는 볼일을 보러 가는 길에 한 번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번 전화를 드려서 

안부를 물어보았고 그 김여사님은 괜찮으니 운전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세상에 이렇게나 고마울데가...

일단 렌트카 반납을 하면서 렌트카 사장님이 

"많이 안긁혔으면 보험처리 말고 그냥 수리비로 드려라. 보험처리하면 30만원인데 견적뽑아보고 30 넘으면 보험처리하고 30이하면 그냥 돈으로 처리하자"

라고 하길래 김여사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네. 저도 알아봤는데 그냥 아는분에게 수리하면 10만원 정도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험처리 말고 수리비 정보만 주세요"

사실 제가 돈이 좀 있었다면 사례비 정도 더 드리고 싶었는데...수중에 돈도 많이 없어 정말 10만원만 딱 드린게 지금도 죄송스럽습니다.

이 일을 겪고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 느꼈습니다.

사고를 냈는데 타인의 가족을 먼저 배려해주는 김여사님.

그리고 제 입장을 먼저 배려해주신 김여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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