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그동안 무한도전이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스스로 평균이하라는 컨셉을 잡고 그 안에서 서로서로의 반목또는 함께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도전하는 모습을 인간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평균이라하는 컨셉은 다수를 아우를수있는 바탕이 되었다는거죠.
힘든사람들에게는 함께 웃고떠들고 눈물을 흘리는 노력을 보였다면 보다 편한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사회의 짐을 내려놓고 좀더 넓은 시야를 가질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겁니다. 즉 사람냄새가 나는 무한도전을 사람들은 사랑해왔던거죠. 그들의 진솔한(또는 진솔해보였던)모습으로 인해 사람들은 무한
도전과 함께 울고웃고 그들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을겁니다.
맴버들마다의 컨셉이 있겠지만 그안에서 사회에 대한 해학/풍자를 통해서 '우리'의 무한도전이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았고, 이는 타 예능프로와는 다른
급의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죠. 관심을 넘어 믿음과 공감이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와 진짜 저렇게 힘든걸 하다니... pd도 맴버도 스탭들도 엄청독
하네...'라는 생각을 하지만 어느세 그들과 함께 노력이 배신하지 않음을 기대하면서 손에 땀을 쥐면서 함께 응원했던거죠. 그들은 그에 답했고 어느덧
무한도전은 사람들의 삶의 한부분까지도 취급될만큼 인기와 보상이 뒤따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무한도전'의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노홍철 장가가기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꼈던점은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했다는것입니다. 평균이하라고 자칭하던(컨셉이던 사실이던) 무도맴버들이 졸지에 갑자기 아웃사이더가 되어버린거죠. 함께 웃고 떠들던 모습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관망만 해야하는 경계가 그어졌던 것입니다.
내용에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노홍철은 36살에 장가를 가야될 나이고 동료들은 그의 짝을 찾아주려는 동료의식은 당연한거일테구요. 노홍철은 자신의 짝에 대한 조건을 걸었고, 맴버들은 그런 조건에 개입할 여지가 없습니다. 제가 볼때는 이건 예능이 아니라 노홍철 중매프로그램이었거든요. 예능에서는 평균이하의 컨셉을 잡을수 있지만... 노홍철은 현실적인 조건을 들고나오고 다른 맴버들은 너무나 '현실적'으로 대상을 찾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현 최고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뛰고있는 이들이 현실에서는 평균이하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노홍철과 맴버들이 보인 모습은 우리사회의 모습으로 보자면
지극히 '당연한'행동을 한겁니다. 이것에는 평가가 있을지라도 내용의 잘잘못을 따질 필요는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걸 왜 '무한도전'에서 봐야하느냐는 점입니다. 그동안의 무한도전이 평균이하의 컨셉을 잡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것과는 다르게 지극히 현실의 모습을, 그것도 현실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것이죠. 사람냄새(동료의식까지는 사람냄새라고 인정하더라도)가 아니라 계산적인 인간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것입니다. 예능이 다큐가되버린것입니다.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 중 현사회에 안정적인 지위를 가지고 아쉬울게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또한 예능으로 받아들일수 있겠지만, 힘들게 지내고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잔인한 사회현실을 보여준
것입니다. 즉 이들에게는 예능이아니라 '경각심'을 주는 다큐가되어버린거죠. 모든 무한도전프로그램이 그 정도에 따라서 예능과 다큐의 비중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노홍철 장가가기 프로그램은 예능과 다큐를 1:9 또는 9:1로 받아들여야하는 포멧이 되어버린거죠. 반응이 양분화 된게 문제가 아니라 치열한반응이 나오는걸 봐야합니다. 치열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단지 '열등감'에서 비롯된거라고 보십니까. 현실을 함께 웃고울고했던 프로그램에서 느
낀 '배신감'이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니들과 달라.........' 맞습니다. 무도맴버들이 시청자들과 같을수가 없겠죠. 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입니다. 하지만 왜 '무한도전'에서까지 이런얘길 들어야하냐는 것이죠. 무한도전에서 함께 해왔던 '감동의눈물'이 아닌 무한도전에 의한
'서러운눈물'이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에서 의도했던 결과는 아니었을겁니다. 맴버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려했겠지만, 받아들이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재벌2세 장가보내기'같은 우리의 삶과 너무나 동떨어진 내용을 '무한도전'에서 보였던거죠.
이 프로그램을 봤던 제 지인은 '우울하네ㅋㅋㅋ 이게 사실이니까 더 우울한거지 이사람아ㅋㅋㅋㅋ 사회의 여성의 조건은 이쁘고 몸매좋고 나이어리고 좋은직업이니까....'라는 느낌을 말하더군요. 이건 여성들에게만 국한된게 아닐것입니다. 계산적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내용일테니까요. 이번 무도편은 사회에 사람의 상품화에 동조해버렸고, 너무나 현실적으로 보인나머지 너무나 잔인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컨셉으로 잡아서 하는 예능프로는 많이 있죠. 하지만 그런것과 같이 무한도전도 문제가 될게 없다고 한다면, 우리가 무한도전을 보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요.
-6명중 한명의 박명수... 6명의 박명수라면?
노홍철의 장가가기1부가 끝나고 나왔던 2014무한도전선거에서의 박명수가 보였던 모습은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었습니다. 진상짓이 눈에 좋게 보일리
가 없죠. 하지만 그게 선거에서는 자칫 알지못했던 부정선거로 될수있는 부분을 보여준 컨셉이었기에 악역으로서의 박명수의 역할로 볼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박명수가 보여줬던 모습들은 사람보다 돈이 먼저인 누구보다 자기중심적이고 더 나아가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컨셉이었던 사실
이던 간에 이런모습은 다른맴버들과의 견제와 조화 안에서 '악동'정도의 이미지로 예능에 묻어나올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한도전이 6명의 박명수의 컨셉이라면 어떻게 보시겠습니까? 맨날 나쁜컨셉으로 나와 '이게 현실이야!!!'라고 외쳤던 그의 모습말입니다. 다른 맴버들에게 제지당하면서 현실을 함께 좋게 풀어나갈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던 무한도전이 다함께 '이게 현실이야'를 외친다면 말입니다. 이번 장가가
기 특집에서 6명의 박명수를 봤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전 무한도전이 다시 다수를 아우를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원합니다.
누구도 '우리 결혼했어요'가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짜여진각본'이라고 하더라도 예능의 시선을 가지면서 즐기는거죠. 무한도전 또한 좀 지나친감이 없지않은 맴버들의 견제나 반응들, 욕설이나 몸짓도 한두번 구설수에 오를뿐 이것이 무한도전이라는 포멧안에서 인정되고 사랑을 받고있습니
다. 오히려 그런 모습들이 예능을 넘어 현실의 일반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기에 더욱 친근한 모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좋게 평가해서 말이죠 ㅎㅎ).
글서두에서 '평균이하'라는 뜻은 수준이 떨어짐이 아닌 다수와 함께하고 대중이 쉽게 다가올수 있는 무한도전의 광장의 크기를 뜻하는거일테지요.
2014선거특집을 보면서 무한도전에 무한한 놀라움과 감사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박수를 쳐드리고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웃음과 눈물을 대중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원하면서 글을 마칠까합니다.
p.s 이번 노홍철 장가가기 특집은 아무도 안나와서 다른 맴버들이 낄낄거리며 '노홍철 장가가기는 과연 가능한가?'라는 컨셉으로 노홍철이 돌아이가 아
닌 '진정한노홍철'이라는 내용으로 '돌아이'적으로 풀어보면 예능으로 즐겁게 해결되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6명의 박명수보다는 6명의 노홍철이 더
무도스럽지 않겠습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