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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용】수수께끼의 그녀X의 소소한 평론
게시물ID : animation_13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병따개
추천 : 5
조회수 : 276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2/05/23 23:04:56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part2를 다써서 원래 먼저 쓴 부분과  같이 올리려고 했는데
그게 벌써 베스트에 가버렸군요 ;; 
원래 글은 지우고 글 전체내용을 합쳐서 새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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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염원하던 애니게시판이 열렸지만 벌써부터 각종콜롯세움(오덕이 나쁘다, 오덕 인정해달라etc)이 열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최근 맹자로 떠오르는 조랑말애니가 디씨를 벗어나 오유까지 세력판도를 넓히고 있다. 게시판의 지분이 상당부분 뺏겨버린 가운데 본인이 좋아하는 애니이야기는 한건도 안나온다. 아니 왜 【GON곤】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거야? 왜 【우주형제】로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물이 한건도 없지? 이런 현실에 개탄하며, 평소엔 눈팅하고 코멘만 달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애니 이야기를 올려서 지분좀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말인데 【수수께끼의 그녀X】얘기좀 하려고 한다.

 【수수께끼의 그녀X】는 월간에프터눈月刊アフタヌーン에 연재되는 새콤달콤 청춘연애만화로 평범한 남자중학생 츠바키와 조금 수수께끼가 많은 소녀 우라베가 서로의 침!!을 빨아가며 공감한다는 내용이다. 약간 변태인 분들은 "침"을 빤다는 대목에서 이런저런 므흣한 상상을 펼치겠지만, 그것과는 관계없고 서로의 손가락에 침을 묻혀서 빨게하는정도. 노출정도라 해봤자 중딩3학년의 풋풋한 수영복 차림이나, 바람에 치마날림, 가장 센강도가 전신 실루엣처리일까나. 그런데 읽고 있노라면 침페티쉬속성이라곤 쥐수염만큼도 없는 본인조차 설명할수 없는 어떤 종류의 에로티시즘을 느낀다. 성진국 일본의 시청자조차 "레벨이 너무 높다"고 투덜거린다. 왜일까? 작가를 보면 답이 나온다. 
 
 작가 우에시바 리이이치植芝理一는 한국에선 그닥 유명하진 않지만 물건너 일본에서는 나름 유명한 만화가이다. 와세다대학을 중퇴하고 【디스커뮤니케이션】으로 에프터눈에서 데뷔, 그 다음의 【꿈의 사도】를 그렸고 현재 【수수께끼의 그녀】에 이른다. 광범위한 심리, 종교학의 지식이 작품전체에서 풍겨나오는게 특징이다. 

 사실 수수께끼의 그녀X가 완전히 새로운 작품은 아니다. 평범 + 약간 특이한 인물조합은 이미 디스커뮤니케이션에서 써먹었다. 서로의 침을 햛는다는 내용도, 냉정히 말하면 디스커뮤니케이션에서 나왔던, 여자친구의 눈물을 페트병에 모아 마시는 남자친구의 에피소드를 길게 각색한것에 불과하다. 오히려 전작이 레퍼토리는 다양할지도 모른다. 오줌을 참게해서 멋진 황혼을 보여준다던가. 차이점이라면 디스커뮤니케이션은 그 현상을 되도록 설명하려고 하고, 수수께끼의 그녀는 그냥 수수께끼에서 멈춘다. 츠바키가 우라베의 침을 햛고 열병에 걸린것도, 수업중에 우라베가 들은 "어떤" 목소리도, 작품내에서는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그런데 왜 침일까? 키스 - 침을 교환하는 행위는 왜 로맨스를 불러일으킬까? 왜 상대방의 분비물을 섭취하는 행위를 야하다고 느끼는 걸까? 화학적으로보면 너나 따질것없이 침은 아밀라아제의 수용액에 불과하다. 실험실에서도 만들수 있는 단순한 화학물질이다. 오줌도 마찬가지로 요소가 물에 녹은 수용액에 불과하다. (약간씩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뭐 섭취하면 장속에서 분해되고 흡수되어 체세포의 구성요소가 된다. 하지만 6개월 지나면 신진대사로 분비물로 몸속에서 빠져나갈뿐이다. 하지만.... 츠바키는 우라베의 침을 빨며 코피를 터트리고 우라베는 츠바키의 침을 빨며 (표현이 좀 그렇지만) 츠바키가 숨겨놓은 진의를 눈치챈다. 이렇게 한낱 화학물질을 매개로 서로의 마음이 교감하는 내용을 독자들은 부담없이 받아들이고, 거기서 어떤 종류의 에로티시즘을 발견한다. 

 이것과 비슷한 인식은 각종 주술에서 발견된다. 조지 프레이저는 대상과 접촉한 사물이 시공간을 초월해서  주술을 [감염주술]로 분류했다. 즉 상대방의 지푸라기인형에 못을 박으면 저주가 일어난다는 류의 주술이 바로 감염주술에 속한다. 때로는 신체의 일부분이었던 것이 사람전체를 대표하기도 한다. 사람의 손톱을 먹은 쥐가 그 사람으로 변신했다는 전설은 모두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옛날이야기일 것이다. "손톱의 때라도 먹이고 싶다"라는 말은 자주 쓰인다. 중남미 인디언이 사람의 시체를 먹는 풍습은 그럼으로써 그사람의 힘과 용맹을 물려받을수 있다는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지푸라기 인형에는 상대방의 신체의 일부 - 머리카락, 손톱-을 넣어야 한다. 
 
 이런 인식은 현대인에게서도 발견된다. 옛날 동화를 볼때, 코가 비뚤어진 마녀가 저주할 상대의 머리카락을 중요한 재료로서 다루는 장면은 거부감없이 다가온다. 실제로 머리카락의 주인이 벼락을 맞거나 사고를 당하는 케이스를 접해본적이 한번도 없을텐데 말이다. 또 영화나 소설에서 위에서 거론한 것과 같은 주술을 접한다고 해도 일일히 의문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과학적으로는 허무맹랑한 대목이 설득력을 가지기위한 개연성은 이미 현대인의 뇌리 한켠에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키스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체액을 교환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체액은 그 사람의 전체를 나타내는 상징으로서 받아들여진다. 츠바키와 우라베가 손가락에 침을 찍어 햛게 만드는 행위는 키스의 연장된 표현으로 생각할수 있다. 하지만....Mouth to Mouth가 아닌, Finger to Mouth의 매개란 보통의 성애표현과 동떨어진 낯선 이미지이다. 【수수께끼의 그녀x】의 불가사의한 에로티시즘은 이렇게 완성된다. (라고 말하고 싶다.) "침"이라는 익숙한 코드가 기존에 접해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행위를 통해 다가오는 것이다. 

 작가가 독자의 심리적인 반응을 예상하고 그렸는지는 알길이 없다. 사실 지금까지 쓴 해석도 필자의 망상혹은 개인적인 철학적 유희에 불과하니까. 그래도 만화로서의 재미를 따지자면, 일일히 종교학적으로 해석을 시도하는 디스커뮤니케이션보다는 그냥 풀리지 않는 사랑의 신비로 남겨놓는 수수께끼의 그녀가 좀더 재밌고, 두근거린다. 트릭을 알고 있는 마술쇼는 아무런 재미도 없는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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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줄요약 :
 난 재밌게 읽었음
 웬지몰라도 이거 엄청 야한 만화인것 같음
 이거보다가 자기도 몰랐던 뭔가에 눈뜰지도 모르는 주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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