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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290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2ch
추천 : 3
조회수 : 417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5/03 01:03:36
아는 형이 자살했다.
꽤 친했던 형이었다. 대학교때 만났고 이 형은 자퇴했지만 집이 나와 가까워서 자주 우리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형이었다. 꽤 미남형 이었고 음악을 좋아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던 사람이었다.
난 그 형이 좋았다 언제나 재밌는 이야기를 들고왔고 난 순수하고 소년같은 면이 있는 그 사람이 좋았다.
때는 여름 간만에 강으로나가 형과 술을 마셨다. 그러다 약간 술이 취했을때 형은 이상한 얘기를 시작했다.
'나 예지몽을 꾸는것같애'
다소 황당한 이야기 였지만 평소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안하던 사람이었고 굉장히 진지한 투로
말하는 탓에 난 자연스레 귀를 귀울였다. 형의 이야기는 이랬다.
어느날 꿈을 꾸었는데 굉장히 짙은 안개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고 한다.
안개를 헤매고 있는데 어디선가 환한 빛이 안개를 뚫고 들어왔다고 했다.
빛이 보이는 곳으로 하염없이 걷고 또 걸어서 겨우 안개 밖으로 걸어나왔더니
누군가가 자신의 뺨을 때렸고 그 순간 바로 꿈에서 깼는데 아침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뺨은 얼얼했고 꿈이 정말 선명했다고 했다.
형은 아, 정말 생생한 꿈을 꿨구나 하고 넘어갔고 그 뒤로 한달 정도가 지났다고 했다.
근데 마침 그날이 열심히 준비하던 밴드의 첫 공연날이었는데
그 날 형이 굉장히 심한 여름감기에 입원했고 덤으로 장염까지 걸려서 몇달간 준비하던 밴드 공연에
불참할수 밖에 없었고 공연이 끝난뒤 멤버들에게 사과할려고 찾아갔을때 뺨을 맞고 연이 끊겼다고했다.
근데 그 뺨을 맞을때 한달전 꿈과 오버랩 되며 데자뷰랑은 다르게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냥 우연의 일치겠지 하고 넘어갔지만 얼마 안가 또 비슷한 꿈을 꿨다고 했다.
예전 처럼 안개가 짙게 끼고 환한 빛을 따라 갔을땐 여자친구가 자신을 떠나고 있었다고한다.
역시 얼마 안가 여자친구랑 헤어졌고 형은 이 꿈이 보통의 꿈이 아니라는걸 직감 했다고했다.
그다음 부터 십여개의 안개가 나오고 빛을 쫒는 꿈을 꿨는데 그게 크던 작던 항상 꿈속에서 봤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고 했다.
알수 있는건 작은 꿈일수록 현실에서 빨리 일어나고 큰 꿈은 느리게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꿈속에서는 자기가 꿈인지 알수없고 꿈을 통제할수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런 꿈을 꾸는 날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걸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리둥절해 있는 나를보고 형은 내게 오늘 자신이 꾼 꿈을 말해주었다.
여느때 처럼 꿈에는 안개가 짙게 껴있었고 빛이 보이는대로 나왔더니 이상하게 세상이 노을빛으로 가득했다고 했다.
자신이 있는곳은 집이 다 스러져가는 벌판이었고 멀리서 모래 폭풍이 빠른속도로 다가 오고있었다고했다.
괴기한 광경에 넋을 놓고 있는 자신에게 하늘에서 운석으로 보이는 물체가 추락했고 자신은 멀리 날아가 정신을 잃었고 그 순간 꿈에서 깼다고..
이 이야기를 마치고 우린 헤어졌고 그게 형을 본 마지막 이었다.
그렇게 그 사람은 우리의 곁을 떠났고 난 가끔 형을 회상하면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그 강가에서 가끔 술을 마신다.
당연히 형이 했던 그 꿈은 기억속으로 묻어둔채...
그러고 4개월여가 지난 오늘 2012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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