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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인생에 최고의 발명품입니다
게시물ID : gomin_3344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eilbaris
추천 : 5
조회수 : 60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5/20 00:14:19

제 경험으로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내가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외부의 기대, 온갖 자존심, 당황하거나 실패할까 두려워하는 마음, 이런 모든 것은 죽음 앞에서 떨어져 나가고 진실만 남게 됩니다. 죽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뭔가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 진실앞에서 당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을 따르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저는 1년쯤 전에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오전 7시30분에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췌장에 종양이 또렷하게 보이더군요. 저는 췌장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의사들은 치료할 수 없는 암의 일종이 거의 확실하다면서 3개월 내지 6개월밖에 못산다고 저한테 말했습니다. 의사는 집에 가서 일을 정리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죽을 준비를 하라는 말을 의사들은 이런 식으로 하죠. 앞으로 10년 동안 하려고 했던 모든 것을 애들한테 수개월 안에 다 말하라는 얘기입니다. 모든 것을 정리해 가족들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라는 얘기입니다. 유언을 하라는 얘기입니다.
 
하루 종일 진단을 받았고 그날 저녁 늦게 조직 절개를 했습니다. 의사들은 제 목으로 내시경을 넣어 위를 거쳐 장까지 밀어넣었습니다. 주사바늘을 췌장까지 집어넣어 암에서 조직을 약간 떼냈습니다. 저는 진정제를 맞은 상태였는데 옆에 있던 아내가 그러더군요. 의사들이 조직을 현미경으로 살펴보더니 큰소리로 말하더랍니다.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매우 드문 종류의 췌장암이라고. 저는 수술을 받았고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건강합니다.
 
이때가 제가 죽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때입니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이런 일이 없기를 저는 희망합니다. 암을 이겨냈기에 저는 죽음에 대해 좀더 확신을 갖고 여러분한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무도 죽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천당에 가길 원하는 사람도 천당에 가기 위해 죽기를 바라진 않습니다. 죽음은 우리 모두가 맞아야 하는 종착지입니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에 있어 최고의 발명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삶을 바꾸는 대리인입니다. 죽음은 낡은 것을 치워 새로운 것에 길을 열어줍니다. 지금 이 순간 새로운 것은 여러분이지만 머잖아 여러분도 낡은 것이 되고 치워질 것입니다. 이렇게 극적으로 말씀드려 미안하지만 그게 엄연한 진실입니다.
 
여러분한테 주어진 시간은 제한돼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도그마의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그건 다른 사람이 생각한 대로 사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끄러운 의견으로 여러분 내부의 소리가 묻히지 않게 하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있게 여러분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십시오. 여러분이 진짜 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나머지 것들은 모두 부차적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지구 전체 카탈로그(Whole Earth Catalog)”라는 멋진 책이 있었습니다. 우리 세대한테는 바이블 같은 책 중 하나였죠. 이곳 멘로파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스티어트 브랜드란 사람이 썼습니다. 이 사람은 시적인 솜씨로 책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때가 60년대 후반이었는데, 퍼스널 컴퓨터나 데스크톱 출판이 나오기 전이라서 타자기로 치고 가위로 자르고 즉석 카메라로 찍어야 했습니다. 구글이 등장하기 35년 전에 페이퍼백 형태로 구글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죠. 이상적인 책이었는데 방법과 개념 정리가 잘돼 있었습니다.
 
스티어트와 그의 팀은 ‘지구 전체 카탈로그’를 여러 판 찍었습니다. 작업이 다 끝났을 때 최종판을 냈습니다. 그게 1970년대 중반인데 제가 여러분 나이쯤 됐을 때였습니다. 최종판 뒤쪽 표지에는 이른 아침 시골길 사진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그 길을 걸었더라면 차가 지나갈 때 얻어탔을 법한 그런 길입니다. 사진 밑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습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이것이 그들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였습니다. 항상 갈망하고, 우직하게 살아라. 저는 항상 이렇게 되고 싶었습니다. 이제 졸업하고 새로 시작하는 여러분도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항상 갈망하고. 우직하게 살아라.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 글은 오유 미러에서 작성되었습니다.)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databox&no=1111123743&code=b88c84110faa6f5b02bc3427313ab9b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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