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미친 짓을 하는 이유는(겨울날, 야간 라이딩같은)
게시물ID : bicycle2_290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쏠의철이씨
추천 : 15
조회수 : 827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4/11/05 18:39:18
옵션
  • 본인삭제금지
우리가 미친 짓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르게는
죽을만큼 했는데 죽지 않는다. 나는 웬만한 죽을 고비를 넘을 각오와 자신이 있다.
그런게 생기더라는 것입니다.
 
사실 추운데 자전거를 탄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냥 타고 싶었습니다.
나쁜 이야기로 차라리 이러다가 쓰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날씨에 진 쓸모없는 새낄 것이다."라면서요.
 
하지만 춥고 발가락 얼어가고 하는 중에도
해내고야 말겠다.
남들의 이목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이왕 시작한 것, 내가 해낸 것을 보여주겠다.
 
그렇게 추운 날 야간에 논스톱 4시간은 극한이었죠.
먹을 것 없이
물도 없이
진짜 바람막이 하나에 긴팔 하나, 기모 든 바지 하나 딱 입고
땀내면 싸구려 잠바라 투습력인지뭔지 때문인지 바람막이에 땀이 맺히면 식어서 다시 긴팔에 스며들어 그 한기가 옵니다.
바람막이가 젖어야하는데 오히려 추워서 얼어 딱딱해지는 그 기분.
 
그래도 탔습니다.
솔직히 추웠지만 조명의 아름다움이 그걸 가렸습니다.
다음에 있을 다리, 조명, 공원, 도로, 있을지 모르는 반대편 라이더를 원하며
막 달렸습니다.
그 와중에 식수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배고팠지만
사실 돈이 없었습니다.
돌아와야지만 먹을 수가 있었죠.
카드가 있긴 있었는데 열은 편의점이 없더군요.
이왕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 갈 바엔 그냥 안 먹겠다라고 다짐합니다.
집에서 보상을 받았습니다.
 
그러고나니
온갖 생각으로 잠들지 못하던 날들에 대한 보상처럼
불면증이 그 날은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처럼 불면증이 오면
미친 짓을 하게 되네요.
 
그래도 난 살아있고,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네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