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동안 하얀 바탕위에서 깜빡이는 길다란 커서를 지켜봤습니다.
어떤 말이 하고 싶은 것인지, 어떤 말을 해야하는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지요.
항상 그랬지만 별다른 답은 안나오더군요.
내 이야기는 언제나 남들이 볼 수 없는 공간에 남겨둔채 오늘도 남들의 이야기에 이런 저런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저는 고민게시판에 익명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보다 더 솔직하지 못한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저는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줄 자격따위는 없는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위에 사람이 많다고 외롭지 않은 것이 아니며, 주위에 사람이 없다고 덜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지요.
외로움이란 그저 내가 원하는 것이 원하는 대로 되느냐 안되느냐에 의해서 생겨나는 감정은 아닐까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합니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이게 왠 주책이람...
아래는 예전에 찍은 사진과 사진을 보면서 썼던 시입니다.
외로움이란 것은 말이야.
옆에 누군가 있어도 찾아오지.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느낌이 들면,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생각이 되면,
누군가 내 존재를 확인해 주지 않을 때,
외로움이 찾아와.
나에게 우울함과 끝없는 절망을 가져다 주는 거야.
외로움을 이길 방법은 없어.
그저 외로움을 얼마나 더 외롭게 만들 수 있느냐가,
우울함과 끝없는 절망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기준이 될 뿐이지.
외로움은 그런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