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나를 못 견디고 떠난 너가 이제는 싫다.
정말로 싫어서 생각조차하기 싫은데, 너는 매일 어김없이 내 머리속에 찾아와 나를 설레고. 분고하고. 슬프게한다.
벌써 2년이 돼가는 정말 오래전이야기인데도. 어제인것 같은 느낌들이 찾아온다.
너와 가끔 누워 이야기 했던 말들이. 아직도 떠오른다.
만약 너와 헤어지게 된다면, 다른 누구를 못 만날 것같다고.
너에게 그 동안 4번의 헤어짐을 통보받고, 5번을 잡으며. 우리에겐 우리밖에 없을거라 생각했던 내가 멍청했던 것같다.
1년이지난 이번 겨울, 다시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감에 연락한 나에게 너는 취직한 회사에 관심있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했지.
차라리..그래. 차라리 그 말을 듣지 않았다면. 괜찮았을까? 애초에 연락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말았어야 했다.
이후, 하루종일. 너와의 추억사이에 이젠 너가 관심있어할. 아니 이젠 만나고 있을 그 사람이 같이 찾아온다.
너와 사랑했던 기억들.
너와 장난쳤던 기억들.
너와 함께했던 기억들.
그 사이에. 나이도 우리와 같은. 새로운 남자가 찾아와 머리를 뒤집어 논다.
나는 항상 망상속에서 너와 그사람을 방관하고 있다. 꿈속에서도. 현실에서도.
생각을 떨쳐보내고 싶다.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 사람과 너는 무엇을 하고 지낼까.
그만 잊고 싶다. 솔직히 너를 내인생에서 지우고 싶다.
헤어진 이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하는 이들과 달리. 나는 너를 내 과거에서 지우고 싶다.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함께한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어떻게 같은날, 같은 시간에 서로 가평에 여행와 있냐고. 오랜만이라고 3년만에 전화로 목소리를 들었던 스무살 어느 1월.
첫키스가 떨려 입을 꼭다물고 있던 너를 보며 얼굴 맞대고 웃고있던 기억들.
6년간 여행 한 번가지 못했지만, 동네구석구석. 서울 곳곳에 아직도 서있는 우리 모습.
캐나다를 떠나던 너를 보내기 싫어, 마지막날 괜히 투정 부렸던 기억들.
헤어지기 마지막. 네 손가락에 다시 반지를 끼워주며 너를 한번더 붙잡았던 기억들.
전공 지식을 그렇게 빨리 잊으면서도, 너에 대한 생각은 2년이가도 잊혀지지 않는다.
혼자있는 기분 같아 밤이 좋다던. 네가 사랑하는 밤이오면.
너에 대한 모든 감촉과 향기. 함께 했던 장소까지 세세히 머리속에 너를 그린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적 없으나. 이제는 너무나 잊고 싶다.
2014년에 멈춰 있는 내가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