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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을 준비함에 있어서 양립하는 마음가짐에게 하고싶은 말.
게시물ID : emigration_28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imesis
추천 : 3
조회수 : 8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18 12:02:22


가.

인간은 언어와 문화에 귀속된 존재로서, 자신의 고향언어와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흔히 이민을 가면 한인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더 나아가서 한인사회와의 소통은 평생 끊지못할 관계이며
모든 정보의 소통창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한인사회가 가지는 정보의 질은 주류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양이 적음은 물론이요, 
열화되거나 조악하기까지 하다. 
단지, 우리가 한인사회에서 얻을 수있는 정보의 양이 많다고 느끼는 이유는,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익숙해서 정보의 수용이 빠르기 때문일 뿐이다.

특히 이런 현상과 단정은 나잇대가 올라가면서 더욱 도드라지는 편인데, 너무나도 당연하다.
왜냐하면,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영어교육의 역사가 짧고 불과 30년 동안 급격한 교육방법의 변화를 거쳐왔기 때문에
지금 50대와 40대, 30대, 20대의 언어생활이 그리고 10대들의 언어생활에는 상상못할 정도로 큰 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영어에 있어서는.

지금 50, 40대들은 삶을 살아오면서 외국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할 일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머릿속에서 연산을 거친'정도로만 구사하면 문제가 없었다.
그정도면 토익도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고, 간간히 접하는 업무메일이나 원서독해 정도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민을 생각했을 때, 순전히 하루종일 영어(혹은 다른 언어)만을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자신위 뇌가 얼마간 버티지 못한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있다.

지금 30대 들은 중고등학생때 학교교육에서 영어를 교육받았고(초등학생)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이미 삶의 한 부분으로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외국어를 구사함에 있어서 좀 더 자유롭고, 한국어 회로를 거치지 않은 외국어 구사가 가능하다.
따라서 외국어 구사에서 오는 피로감도 적을 뿐더러, 정보를 수용하는 능력또한 뛰어나다.

현재 20대 이하는 본인은 체감을 못하지만(체감을 못할 정도로) 2중~3중언어 구사자이다.
보통 기본적인 영어, 일본어는 알아듣고 피로감을 느끼지 못한다.
좀 더 설명하자면, "나는 외국어 진짜 모르는데?"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말은 다 알아듣고,
급박할때는 자신이 원하는것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와 문장도 사용한다. 또한, 가장 뛰어난 점은 이러한 언어적 기반위에서
외국어를 습득하는 속도가 나이든 사람들이 보기에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러한 견해에 반론이 있을 수도 있지만 'ex. 외국어를 하나도 모르는 20대도 있다.' 
보통 자기계발을 착실히 하는 사람들을 놓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여기서 괴리가 발생한다. 이민을 갔을 때, 자신의 언어에서 완벽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어느 부류나 전부 동일하다.
하지만 다른 언어를 습득하고 정보를 받아들임에 있어서 한국어, 한국문화와 못지않게 지식을 갖출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마디로, 더이상 한인사회는 자기 뿌리의 커뮤니티일 뿐이지 '핵심정보를 얻는 창구'로서의 역활이 아닌 것이다.
오히려 해외 한인사회는 정보의 속도나 트렌드에 있어서 느릴 뿐 만 아니라, 한국 본토에서 보기에도 많이 뒤쳐쳐 있다.
(이는, 그곳에서 먼저 자리잡은 옛날사람들이 한인 커뮤니티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하지만...)

배움의 기회와 성공의 창구는 열려있다. 자신이 언어에 귀속되어있다고 해서 남들도 그러할 것이라고 단정짓지 마라.
요즘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 중 최소한 30대 이하는 언어에 있어서 '단일 언어에 대한 구속'이 없다.


나.

해당국가에서 거주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 순간부터 나는 그곳 사람이기 때문에 인종과 언어에 있어서 자유롭다.

일부는 맞는 말이다. 사실 멜팅팟에 들어가서 녹아들지 않겠다는 것은, 이민을 가서도 자기가 익숙했던대로 살겠다는 그야말로
멍청한 의지의 표현이며, 독일에서 '이슬람 자경단'을 자처하는 중동인들과 다를바 없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내가 수용하는 정보와 친분을 맷는 사람이 모두 인종과 문화의 경계없이 생활한다면 자신의 언어와 문화에 대해 
종속된다는 느낌을 갖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나라에서건 간에 인간은 아직도 인종과 언어에 종속적이다.
비록 내가 그러하지 않다 할 지라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견해에는 기본적 바탕에 그러한 것들이 깔려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내가 동양인이고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릴 때에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은 내가 한인 커뮤니티에 줄이 닿아 있을 것이고,
필요시 그 커뮤니티를 활용해서 업무나 기타 필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여길 것이다. 
아무리 내가 한인 커뮤니티와의 연을 끊으려고 해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연결고리는 끝이 없을 것이다.
또한, 미국에서 자신의 뿌리 없이 생활하기란 대단히 힘들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들 녹아들어서 서로 섞여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각자가 자신의 세력과 무리를 형성하고 그 이권을 위해 움직인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이 인종이며, 문화이다.

따라서 외국에 나가서 한인 커뮤니티, 한인교회와의 굴례에서 벗어나기란 쉽지않은 일이다.

또한, 내가 그것을 애써 거부할 필요도 없다. 한인사회에 줄이 닿아있다는 것은 일종의 천부적인 권력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어디 가서 내가 동양인이면서, 한국인이면 태어날 때 부터 발생한 커뮤니티에 대한 '인증'이다. 애써 거부할 필요가 없다.
내가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것도 외국인들은 얻지 못한 특별한 능력이다. 이 또한 애써 부정할 필요가 없다.

결론적으로 
그냥, 한인사회에 종속되고 싶을때는 그러하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고 싶을 때는 그렇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다만, 중요하고 확실한 것은
한국어 한마디를 못하는 2세들 조차도, 인종으로 구분되는 시선에서 조차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민을 가서 한인사회에 자동적으로 귀속되려하는 흐름을 애써 부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고 해서 자신의 현지문화와 직업에 대한 정보수용이 퇴화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출처 나에게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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