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해군 사통사(사격통제사)로 5년 6개월 동안 근무하고 전역한 사람입니다. 사통이 하는 일은 대략 이렇습니다.
대략 이런 근무환경에서
위 장비들을 이용해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표적을 추적해서
그 신호를 함포에 연결해 사격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면 이렇게 함포가 발사되죠.
군대에서는 가장 핵심적이고 상징과도 같은 직별인데다
해군에서 엘리트 직별로 인정을 받기 때문에
자부심도 상당합니다.
그런데요...
최근에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쏜 포탄에 맞은 함정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네, 바로 아래와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마치 전자 오락 하듯 아무 죄의식 없이 사격 버튼을 누르고
표적에 명중하는 걸 보면서 희열을 느끼고 낄낄 거리기만 했습니다.
내가 쏜 포탄을 맞은 쪽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영화 <진주만>을 보면서...
아비규환 속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고 분노에 치를 떨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비규환을 만드는 당사자가 바로 저였던 것입니다.
저는 정말로 끔찍한 일을 훈련 받고 수행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