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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스압)베오베간 하니 상남자를 보고. 부제: 앉는 자세의 자유
게시물ID : star_287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ivemyway
추천 : 10/5
조회수 : 411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3/25 19: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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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강남, 하니 지적…“항상 다리 벌리고 있다” 폭소 http://sports.donga.com/3/all/20150318/70192582/2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니, 유일한 단점은 쩍벌? http://pop.heraldcorp.com/view.php?ud=201503181918029104151_1
 
(엔하위키) https://mirror.enha.kr/wiki/%ED%95%98%EB%8B%88%28EXID%29#s-3
"2014년 12월 24일자 방송된 주간 아이돌 EXID 편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는쩍벌 흠좀무한 모습을 보여서 이를 본 시청자들이 다리 좀 오므려주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그래서 후에 컬투의 '두시탈출 컬투쇼'에 EXID가 게스트로 나왔을 때 하니가 무의식적으로 역시나 쩍벌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솔지 하니의 자세를 교정시켜 주는 듯한 모습도 보였었다.
매니저도 촬영장에서 하니가 쩍벌로 앉아 있으면, 손바닥을 마주치며 다리 오므리라는 수신호를 준다고."
 
 
TED Amy Cuddy: Your body language shapes who you are (당신의 바디랭귀지는 당신이란 인격을 형성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s-_Mh1QhMc&feature=player_detailpage
 
 
[게시판이 조금 안맞는거 같지만 연예인과 매체, 대중들과 관련된 얘기이기도 하고 딱히 더 어울리는 게시판도 없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무도 못느끼시는거 같아서 이것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해보려고 글씁니다.
 
얼마전 베오베에 올라온 "한국사람은 다름을 못참는거같아요" 라는 글 기억하시나요? 남자가 머리기르는데 주변에서
 
오지랖이 장난아니라는 글에는 다같이 욕해주고 공감하시면서 여자가 당당한 자세로 앉는걸 지적받는거는 타당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됬었죠.
 
그것과 마찬가지로 여성에게 겸손한 자세로 앉는걸 강요하는것도 다름을 인정못하는 사회적 병폐라고 생각해요. 
 
차라리 남자들도 같이 다리 오므리고 앉는거면 몰라도 남자들은 벌리고 앉는게 당연한데 여자한테만 겸손해보이는 자세로 앉으라고
 
시청자들, 매니저, 동료연예인까지 나서서 강요하는 사회분위기가 제 시각으론 이상해보여요.
 
여자도 다리 벌리고 앉는게 편합니다. 당당한 자세로 앉았을때 코티솔과 테스터스토론 분비가 더 잘되어
 
스트레스도 감소하고 성격이 더 진취적, 적극적이 되며 두뇌회전도 더 잘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편하고 좋은 자세를 여자니까" 여자만 못하게 하는게 문제있다는 생각 혹시 안드세요?
 
 
바디랭귀지가 사실 인간에게 있어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바디랭귀지로 권력표시는 본능적인거라 동물들에게서도 흔히 볼수있죠)
 
남학생들 무리를 봐도 소위 잘나가는 일진이라는 아이는 당당하고 거만한, "자기자신을 스스로 높이는" 포스처를 취하고
 
앉을때도 다리를 벌리고 최대한 많은 공간을 차지하며,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편할대로 앉습니다. 높으니까 타인을 의식할 필요가 없거든요.
 
반대로 일진에게 당하는 빵셔틀이 흔히 취하는 자세는 구부정한 어깨, 겸손하게 오무린 다리등 자기몸을 움추려서 최소한의 공간만 차지하며, 굴종적이
 
고 겸손해 보이는 자세를 취합니다. 상위자를 의식해서 "스스로를 낮추는" 바디랭귀지를 입니다. 여자들이 다리 오무리고 앉는것과 같죠.
 
하나 더 예를 들어볼까요? 당신이 회사 상사와 둘이 마주보고 앉는다면 누가 더 편안한 자세로 앉고 누가 더 겸손한 자세로 앉게될까요?
 
 
남자는 다리 쩍벌리고 앉아도 되고, 여자는 오므리고 순종적인 자태로 앉아야 된다는게 바로 그런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겉으로는 남녀평등을 찾으면서, 정작 바디랭귀지에 한해서는 아직도 "남자니까/여자니까 그렇게 앉아야지~"
 
일본에서 여자들 무릎 꿇여 앉히는거랑 다를게 없죠. (무릎 꿇고 앉는자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디서든 굴복, 복종의 의미로 통하죠)
 
일본에서 남자는 활동성이 편한 그런옷을 입으면서 여자는 몇겹으로 딱딱해서 거동조차 불편한 기모노를 입히고
 
여자가 당당하게 걷는게 싫다고 일부러 작고 불편한 신을 신겨 아장아장 힘없이 걷게만들어서 남자들보기에 순종적이고 굴복적인
 
몸짓과 행동을 하게 유발한것과도 같습니다.

 
지금까지 수십년을 살아오시면서 남자가 다리벌리고 앉고 여자는 오므리고 앉는것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게 당연한것처럼 느낄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과대해석 하는게 아닙니다.
 
정말 바디랭귀지랑 사회압력은 땔수 없는 사이거든요.
 
하지만 당신이 당연하다고 느끼는것도 그게 정말 당연한가? 그 본질은 뭘까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기때문에, 당연하기때문에 당연하다는 것은 말도 안되거든요.
 
저는 그 본질의 중심에는 분명히, 남자는 지배적인 자세를 취하고 여자는 순종적인 자세를 취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성차별적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여성들에게 강요되는 다리 오므리고 앉기가 나쁜게 아니라면
 
남성 본인들도 다리 오므리고 앉는걸 부끄러워 하거나 굴욕으로 느낄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난 남자니까 이렇게 앉으면 왠지 패배감들고 굴욕적이지만 넌 여자니까 이렇게 앉는게 당연한거야"
 
이건 이중잣대 일뿐입니다.
 
남자가 해서 기분나쁘면 여자가 해도 기분나쁘고 남자가 해서 기분좋으면 여자가 해도 기분좋은거에요.
 
남자, 여자이기 전에 같은 인간이니까요.
 
남자가 해서 굴욕적이면 여자가 해도 좋은 의미가 아니에요. 다만 성별이란 이중잣대에 속는거죠.
 
[그리고 치마 입은것도 아니고 바지 입어서 어차피 안보이는데 여자가 다리 벌리고 앉으면 문란해보인다 천박해보인다 라는거야말로
 
성차별을 정당화시키기 치사한 변명입니다. 따지고보면 남자야 말로 거기가(...) 불록 튀어나와 있는데 다리 벌리고 앉으면 남자가 더 추하면 추했지
 
여자는 아무런 티도 안나거든요]
 
 
남녀의 앉는 자세의 차이는 일차적으로 권력관계에 의한 지배-순종적 포스쳐이고,
 
조신함과 성적인 의미는  권력의 차이에서 파생된 부차적인 관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여성이라서 성적으로 조신하라는 의미 이전에, 여자는 남자보다 하위계급이니까 복종적, 굴복적 자세로 앉으라는 의미가 먼저입니다.
 
그러니까 제 글에서는 "님ㅋㅋ여자보고 그렇게 앉으라는건 남존여비가 아니라 그냥 조신해 보이니까 그렇게 앉으라는거죠ㅋㅋㅋ
 
별뜻 없어요. 여자가 쩍벌리고 앉으면 추하잖아요ㅋㅋㅋ" 하는 이런댓글은 안보고싶네요. (남자도 쩍벌리면 똑같이 추합니다)
 
똑같이 다리벌리는 자세인데 유독 여성에게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성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문란한 여자네 어쩌네 하는거야말로
 
졸렬한 이중잣대죠.
 
 
마지막으로, 앉는 자세 이거 별거 아닌거 같아 보여도, 우리가 하루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어마어마합니다.
 
한국인은 연평균 3600시간을 앉아서 보내는데요 이건 우리는 인생의 1/3 이상에 해당하는 시간입니다.
 
그 긴 시간동안 여성들에게 남자처럼 편하게 앉으면 안됀다고 하는 무언의 사회적 압박과 (대놓고 지적질하고 오지랖하는경우도있고)
 
강요는 여성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헌법에서는 분명히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의 권리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회의 압력때문에 자기가 편한대로 의자에 앉지도 못한다면,
 
자기 다리도 자기맘대로 못한다면 무엇이 신체의 자유인가요? 이게 다리를 벌리지 못하게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것과 뭐가 다른가요?
 
법적으로만 신체의 자유가 있으면 뭐하나요 사회적으로 신체의 자유가 없는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아직도 여자가, 그리고 온리 여자만이 앉을때 남의 눈치를 봐야한다는게 씁쓸하네요.

 
예전에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끝사랑 코너의 김영희씨가 개콘 내내 앉는 자세에 주목한적이 있는데요
 
다리가 벌어지는걸 매우 걱정하셨는지 무의식적으로 3-4초마다 한번씩 움찔움찔 오무리면서 자세를 고치려 하시더라구요.
 
심리적으로 억압된 상태고 여자가 다리를 벌렸을때 받을 시선과 비난, 평판에 대한 두려움과 강박이 보였어요.
 
사회가 얼마나 여성에게 순종적인 자태를 강요하면 저렇게 억압을 받아서 마음편히 앉지도 못할까 생각이들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엑시드 하니씨는 털털하고 외국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그런 성차별에 억압받아본적이 없어서 남의눈 신경안쓰고
 
남자처럼 편하게 앉는거 같던데 한국특유의 오지랖과 강요로 기어이 겸손한자세로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하니씨는 그런 오지랖퍼 성차별 주의자의 지적질 신경쓰지말고, 자기가 편한대로 앉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남자들이 훨씬 더 크게 다리 벌릴땐 찍소리도 안하던 사람들이 하니씨가 어깨넓이만큼만 벌리고 앉은걸 보고
 
쩍벌녀다 어쩌다 장난으로라도 욕하는거 눈살 찌푸려지구요
 
편하게 앉는사람한테 성차별적 이유로 지적하고 자세 교정해주려는 매니저랑 동료 연예인도 (본인들 의도완 상관없이) 차별에 동조하는걸로 보입니다.
 
남이야 의자에 어떻게 앉던 그냥 좀 놔두면 안돼나요? 남에게 피해주는것도 아닌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동을 보고도 그게 잘못된건지도 모르고 오히려
 
"지적 잘했다" "지적 안했으면 계속 벌리고 앉았을듯" 이라며 칭찬하는 네티즌들도 이해가 안갑니다.
 
사람들은 타인이 어떤 자세로 앉던 지적하고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이런자세로 앉아라 라고 강요할 권리는 더더욱 없구요.
 
자기 여성성 기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남의 앉는자세 지적하는 행위가, 여자가 다리벌리고 앉는것보다 훨씬 나쁜 행위거든요.
 
하니씨가 다리벌리고 앉았다고 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진 않지만
 
남의 앉는자세 지적하고 자기기준 강요하는 사람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든요.
 
별거 아닌거같지만 내가 어떻게 앉건 남에게 피해안주는 이상 남에게 지적받지 않을 권리. 이게 개인의 권리중 가장 기본이죠.
 
이런 기본적 자유도 성차별에 근거한 문화때문에 침해당하는건 민주주의가 아니죠. 생각해보면 신체의 자유만큼 중요한게 어디있나요?
 
 
[그리고 제가 실험해봐서 아는데요 앉는 자세 맨날 지적당하는게 명절날 친척들 잔소리 듣는거보다 훨씬 스트레스에요.
 
계속 지적받다보면 심리적으로 억압이되고 그게 쌓이고 쌓여서 나중엔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옭아매게되요.
 
조금 편하게 앉으려다가 "아 맞다! 나 이렇게 앉으면 또 혼나겠지!" 하며 움찔하는....평생 그렇게 살게 됩니다.]
 

여성의 임금차별, 유리천장등에서는 이미 유명한 페미니즘 이론이 많고 대중들이 익숙하지만 바디랭귀지나 태도 관련해서는
 
아직 미개척 분야라 조금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지금까지는 내가 느끼는 사회부조리가 있으면 반드시 나보다 먼저 앞장서서 그것에 항의했던 분들이 계셨는데,
 
이 분야에서는 아무도 없어서 당황스럽네요. 그래서 제가 처음으로 선구자가 되어 목소리를 내려고 합니다.
 
미래에 태어난 애들이 이건 분명히 잘못됬는데 왜 이거에 대해선 아무도 항의안해? 라고 저처럼 안답답해 해도 되게요.

 
오유 눈팅만 5년째인데 베오베보다 이 글이 꼭 쓰고싶어서 가입했어요.
 
저는 북미 대학에서 심리학 전공, 사회학을 부전공했고 심리학 석사학위가 있는 사람이구요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 통찰력을 더해 진정성 있게 쓴 글입니다.
 
제 글이 익숙해진 사고의 틀을 넘어 이것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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