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한민국 국민인게 기분 좋은날은 아니네요. 국민의 대통령을 맞이 한 이후로 매일이 대한민국 국민인게 너무 행복했는데..
오늘 사랑하는 사람이 군입대를 했습니다. 제 남자친구는 이제 막 현역이 되었고 저는 예비역입니다. 음.. 우리는 동성연애 커플입니다. 후.. 으레 동성연애 커플이 그렇듯 전화 한통, 손 한번 잡기도 가족, 친구들 눈치, 주위 시선 받아야했지만 그래도 둘이라면 행복해하며 우리가 감내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잘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많이 힘드네요. 직장 휴가내고 가는 모습 배웅하고 싶어왔지만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당당하게 대한민국 남자로 의무를 다하러 가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축하해주고 싶었는 데.. 많이 힘들거라는거 누구보다 잘 알기에.. 또 그럼에도 다가서지 못 함에.. 보내기 싫은 마음에.. 눈 앞에 두고도 잘다녀와라 한마디 할 수 없음에.. 그냥 멀리서 눈만 마주치며 하염없이 울었네요.. 마지막 들어가기 전 가족을 찾는 척 지나가는 인사로 손을 슥 스치며 흔드는 모습에 가슴 속에 뭔가 무너지는 것 같아 그 자리에서 멈춰서 조교분들이 가라는 안내에도 떠나지 못하고 통곡해버렸습니다. 이런 현실이 어디 나라탓만 이겟냐만은.. 또 어느정도 예상 못한 바도 아니지마는 오늘은 어디 탓할곳도, 위로 받을 곳도 마뜩찮아서 그냥 푸념식의 글로 풀어내네요. 너무 많이 울어서 운전을 못 할것같아 겁이났는데 글로 좀 내 뱉고 나니 진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우는 모습을 보였는데.. 잘 다녀올 수 있게..맘 무겁지 않게 웃어줬어야 했는데.. 후회가 되네요.. 이제 다시 동네로 올라가서 조용히 술 한잔 해야겠네요. C야 몸만 건강히 돌아와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