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삭님 글에 댓글로 달다가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2010년에 기술이민으로 캐나다 왔구요. 저랑 와이프랑 장난삼아 캐나다 이민온 사람들중에 우리가 제일 적은 돈 가지고 왔을 거라고 얘기하곤 할 정도로 한국에서 돈없이 왔습니다. 그래서 첫 일년간 정말 아껴아껴가며 살았지요.(물론 그때는 직장도 없어서 더 그랬지만...)
암튼 다들 이민후 캐나다에서의 생활비를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기술이민으로 온다는 가정하에 이민하는데 필요한 비용에 대해서 기억나는대로 한 번 써보도록 할게요. (기술이민이 가장 싼 케이스이고 다른 이민은 돈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할 듯...)
1. 이민신청비용 (+이주공사 수수료)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2009년 당시 기술이민신청비로 100불이상(정확히는 잘...), 그리고 이주공사에 90만원을 대행수수료로 냈습니다. 물론 혼자서 수속하겠다 하시면 이주공사 수수료는 필요없습니다.
2. 영어시험비용
기술이민의 경우 IELTS 제너럴로 시험을 봐야합니다. 근데 이 시험 응시료가 또 만만치 않습니다. 그나마 한번에 붙으면 다행이지요. (제가 공부했던 다음 카페에서 어떤 분은 영어시험만 열번 넘게 떨어지고 결국 이민 포기하신분도 계셨습니다.) 암튼 시험 응시료는 현재 21만원이네요. 거기에 책값이니 학원비니 하는게 덤으로 들어갈 수도 있겠죠.
3. 범죄확인서?(해외여행 6개월 이상 다녀오신 분들 대상으로)
예전에 해외에서 6개월이상 있으셨던 분은 그 나라에 자기가 거기서 범죄를 저지른 일이 없다는 확인서를 받아야 합니다. 저는 뉴욕에 갔던 적이 있어서 미국 확인서를 받았는데요. 경찰서가서 지문 찍고 그 지문을 CIA로 보내면 그쪽에서 제 지문을 범죄자 지문과 대조후에 범죄사실이 없다는 레터를 보냅니다. 이 수수료로 또 몇십만원 쓴 기억이 나는데 얼마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만약 미국에서 6개월, 일본에서 6개월, 필리핀에서 6개월... 이런식이면 각 나라마다 확인서를 다 받아야 하고... 돈도 돈이지만 시간도 들고... 짜증나죠...
4. 신체검사비용
자, 그렇게 해서 이민에 필요한 점수를 받았다! 그러면 신체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신체검사는 캐나다 대사관에서 정해준 지정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데요. 저는 와이프에 애기 셋까지 다섯 식구가 받느라 일단 기본비용만 돈 백이 넘게 깨졌습니다. 그렇게해서 통과되면 다행인데 문제는 몸에 이상이 있다고 진단이 나올 경우에요. 저는 저랑 와이프랑 둘다 그렇게 나오는 바람에... ㅠ.ㅠ 그게 큰 이상이 아니라는 진단서 내는 바람에 추가로 50만원이 더 깨졌습니다.
5. 여권신청비
신체검사까지 통과하면 여권을 신청합니다. 보통 해외여행시에 발급받는 여권이 아니라 이민용으로 PL여권이라는 걸 신청하는데요. 이것도 싸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납니다. 5명 다해서 몇십만원으로 기억나네요...
6. 이사짐 + 비행기표
자 이제 비자까지 받았습니다! 기다림의 시간은 끝이네요. 이제 한국에서 짐 정리해서 캐나다로 이사짐부치고 출국날짜에 맞춰서 비행기표 사는 일만 남았네요. 해외이사짐 부치는 비용은 보통 3백만원 이상 잡으시면 됩니다. 비행기표는 2010년 당시 다섯식구 토론토까지 편도로 해서 660만원 들었던 걸로 기억하구요. 그나마도 싼 비용이라고 들었었네요. 그렇게 돈 천만원이 또 사라집니다... ㅠ.ㅠ
7. 렌트비
저희는 한국에서 미리 캐나다 집을 렌트한 경우입니다. 와이프가 토론토 아줌마들 카페에 가입해서 몇명이랑 친해졌는데 그중 한분이 마침 자기 아파트에 빈곳이 났으니 얘기하겠다 해서 어케어케 잘 마무리 되었는데요.(그 아파트가 저렴한 가격 + 유틸리티 포함에 나름 교통편도 좋아서 인기가 많은 아파트였슴) 미리 두달치 렌트비를 선불로 줬습니다. 두달치는 일단 기본으로 생각하시면 되구요. 어떤 곳은 6개월치나 1년치를 미리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이민자들은 신용이 없기에 그런식으로 집을 렌트하는 수 밖에 없음)
자 이렇게 이민오기 전에 한국에서 써야하는 비용이 대충 이렇게 나오네요. 물론 사소한 수수료나 차비, 시간 등등은 따지지도 않은 경우죠.
암튼 이민 준비하시는 분들, 다른 분들은 어떻든지 간에 저는 응원합니다. 저도 한국에서는 도저히 더이상 못살겠다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기에 이민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식으로 준비했었거든요. 것도 가족몰래... 나중에 저 이민간다고 할때 부모님은 충격으로 누우시고 동생은 한동안 저랑 말도 안했으니까요... 그래도 어떡합니까... 저랑 제 가족이 살아야 하잖아요...
이유가 어찌되었건간에 이민을 원하시는 분들은 마음에 품고 계속 노력하세요. 그러면 언젠가 기회를 잡을 날이 올겁니다. 다들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