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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펌) 잔치는 끝났다
게시물ID : humorbest_2798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네임리스
추천 : 113
조회수 : 4679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6/03 16:40:18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6/03 16:12:40
딴지일보에 올려진 물뚝심송님의 글입니다 --------------------------------------------------------------------------------------- 잔치는 끝났고, 이제는 생활로 돌아갈 때가 왔다. 이번 선거? 이겼네 졌네 뭐가 문제네 마네 하는 복기는 알아서들 잘 해보시라. 다 맞고 다 틀린다. 결과는 우리 눈앞에 당선자 명단으로 떨어지는 것이며, 그 명단은 향후 4년간 바뀌질 않게 된다. 누가 잘했네, 누가 못했네는 따지고 싶지 않다. 각자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책임지고 벌을 받을 사람은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핵심이며, 이미 알아서들 잘 물러나고 있지 않은가? 집중해야 할 것은 언제나 그렇지만 과거가 아니라 다가올 미래이다. 이 정권에 대한 심판은 충분히 된 것 같다. 심리적으로 청와대는 상당한 타격을 받았을 것이며, 자기들 예측대로 서울경기를 지켜내기는 했지만, 다른 광역에서 이렇게 몰살당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거기다가 더 중요한..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 의회가 민주당으로 도배가 된 상황 말이다. 이 상황, 매우 중요한 부분이면서도 수많은 후속조치가 필요한, 그러나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항상 리더에 관심이 더 가고, 의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광역 단체장 선거에는 전국 후보를 다 줄줄 외울 정도로 관심을 가지면서도 광역의회의 구성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찾아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결정들은 언제나 의회가 내린다. 각 단체장들은 전적으로 의회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오세훈이 빼앗아간 서울광장? 그거 오세훈이 빼앗아 간게 아니다. 서울시 의회가 조례를 제정해서 빼앗아 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서울시 의회가 과반 차원이 아닌 절대 다수가 민주당으로 넘어왔다. 지난 기수의 서울시 의회가 오세훈의 거수기였다면, 이번 기수의 서울시의회는 민주당의 것이다. 이들이 제대로만 견제를 해낸다면 오세훈은 차라리 이번 선거에서 낙선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상징적으로나마 새로운 서울시 의회가 최초로 해야 할 일은 서울광장을 풀어서 사람들이 맘껏 광장의 민주주의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어야 할 터이다. 그 뿐만 아니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그렇게 애타게 무상급식을 부르짖었지만. 교육위원회, 도의회에서 매몰차게 예산을 잘라 버린 것, 이 일이 김문수의 탓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 경기도 각 구역별 교육의원 7인 중에 4명이 진보성향의 후보가 당선되었다. 거기에 민주당이 63.4%를 장악한 경기도의회에서 6인을 더 선정해서 13인으로 구성되는 경기도 교육의회가 구성될 것이다. 이들이 김상곤 교육감의 진보적 교육정책을 반대하게 될까? 오히려 더 강력한 정책들을 주문하고 승인해 주게 될 것이다. 거기다가 최종적인 예산안을 심의하는 곳이 또 경기도의회이다. 이제 김상곤의 정책에 대해 김문수 도지사 당선자는 아무런 태클을 걸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나아가, MB를 능가할 정도로 토건을 사랑하는 김문수 도지사의 정책들이 이 살벌한 경기도의회를 한개라도 통과할 수 있을까? 이제 김문수는 그저 여지껏 정해졌던 각종 조례를 겨우 집행하는 허수아비 도지사로 전락하게 된다. 그나마 그 조례들도 순차적으로 경기도의회가 뜯어 고쳐 버릴 것이다. 실질적으로 제대로 움직이기만 한다면, 경기도의회는 도지사를 완전히 무력화 시키고 오히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강요할 수 있는 곳이 된다. 그러고 보니까.. 서울 시장, 경기 도지사 선거에서 진거는 아무것도 아니네~ 그게 또 그렇질 않다. 한 개인의 진보적 철학을 있는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혼자만의 자리라면 모를까, 의회는 어디까지나 의회다. 경기도의회에 의원들, 이 사람들이 과연 한 사람처럼 한 뜻으로 움직이게 될까? 이들이 아무도 지켜보지 않아도, 김문수의 질주를 막아내기 위해 사력을 다해 움직여줄까? 김문수라고 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방해하는 것을 내버려두고, 그냥 깨갱하고 주저 앉을까? 서울도 마찬가지다. 반복된 당선으로 노련해진 오세훈의 수단을 얼결에 의회를 장악한 서울시의원들이 막아낼 수 있을까? 지금 이순간, 이미 서울과 경기에서는 새롭게 당선된 시의원 도의원에게 시장, 도지사가 보내는 축하의 전문이 답지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역시나 또 한통속이 되어가면서, 내가 언제 시장의 앞길을 반대하겠다고 했냐는 식으로 안면몰수..를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 일, 그렇게 선출될 당시의 기대를 정반대로 져버리는 야합들이 벌어지는 과정이 신문이나 방송에 한개라도 보도가 될거 같은가? 또 할일 없는 몇몇 시민단체들만이 나서서 몇개의 조례만 붙들고 반대하겠다고 애처롭게 외치고 있는 상황이 안온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바로 이 부분에 내가 하고 싶은 잔소리가 위치하고 있다. 선거가 끝이 아니다. 아니 선거는 시작에 불과하다. 당신들이 찍고 나서 웃으면서 돌아섰던 그 노란표, 초록표, 주황표들은 어느새 당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파란매직으로 바뀌게 된다. 당신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도 변할텐데, 뒤돌아 서 있으면 아주 즐겁고 연하게 바뀌게 될 것이다. 이게 우리가 할 일이라는 것이다. 뭐가 되어도 좋다. 내가 사는 이 고장의 기초,광역 의회의 활동을 주시해야 한다. 이들이 도대체 무슨 조례를 만들고, 무슨 짓거리를 하는지, 일년중에 한달 일하고 세달은 세금으로 외유를 다니는지, 어떤 의원이 열심히 일하고, 어떤 의원은 맨날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지... 시민단체가 되어도 좋고, 정당에 가입해도 좋다. 내 손으로 뽑아준 이 인간들이 내가 시키는 대로 일을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감시를 해야 되는데, 그걸 내가 안하면 누가 할 것인가. 원래 그 귀찮고 힘든 일은 언론이 해 줘야 되는게 맞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언론이라는게 없지 않은가? 이 땅에 언론이랍시고 살아 있는건 딴지밖에 없는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뭘 믿고 그렇게 한가하게 앉아 있는가 말이다. 잔치는 끝났다. 이제는 일을 시작해야 할 때다. --------------- 끝으로 한가지, 게시판에 글 좀 쓴다는 사람으로써, 고백하고 사과할 것이 있다. 선거전에 접수한 정보들로 인해, 나는 서울과 경기 두 곳이 거의 뒤집기 힘들 정도로 열세이며, 다들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유시민이 한명숙보다도 더 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거짓말을 쳤다. 박빙이고, 우리가 조금만 더 투표한다면 이길 수 있고, 아니, 이기게 되어 있다고.. 소위 말하는 선거공학적 행태를 보이고 말았다. 항변이라면, 이런 분위기에서 씨바 서울하고 경기하고 뒤집기 힘들거야~ 다 포기해~ 이럴 수는 없는거 아니냐는 얘길 해 볼 수 있다지만.. 그래도 거짓말은 거짓말이다. 난 어떤 추상적인 이익을 위해 독자를 속이는 글쟁이가 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야 알려진 예측과는 달리 서울 경기에서도 강력한 추월이 벌어졌고, 한명숙 후보의 경우는 어제밤 술자리가 파하는 순간까지도 이기는 걸로 알고 있을 정도로 각축을 벌였다. 놀라운 일이었으며, 내가 했던 거짓말이 좀 파묻히기도 했던.. 씨바..그래봤자 구라는 구라지. 반성한다. 하지만 앞으로 선거가 또 다가온다면, 난 이런 구라를 또 치게 될 것 같다. 그러니 제발 꼭 이겨야 하는데, 상황은 불리한, 그런 우울한 환경을 조성하지는 말자는 얘기다. 대놓고, 우리가 이기고 있는데, 안심하지 말고 다들 투표만 똑바로 하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도록, 구라에 대한 유혹을 받지 않게 되도록 미리미리 준비를 해 보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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