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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희 서울대 박사과정 포기일화.txt
게시물ID : thegenius_276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ㅓㅏㅣㅓㅏㅣ
추천 : 19
조회수 : 13622회
댓글수 : 41개
등록시간 : 2014/01/13 00:00:09
이두희라는 학생인데요,

오늘 빌게이츠 강연 마지막에 질문했던 학생입니다.

아래 글에 제 언급이 많이 되어 있어서, 글을 써야 할 것 같아서, 몇 글자 올려봅니다.
(외국인 존칭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몰라서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저는 학부, 석사 모두 서울대에서 마쳤으며, 현재 컴퓨터공학부 박사과정에 있고, 이번학기를 마지막으로 박사 졸업을 '안'하고 학교를 떠납니다.

탱자탱자 노느라 논문을 안쓴거 아니고요, 흔히 말하는 SCI급 논문 4편을 작성하였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제대로 세우고 싶어서 학교를 떠납니다. 고민 안하고 사는 서울대인은 아무도 없겠지만, 11년 동안 학교를 다녔으며, 이제 박사 졸업을 앞두고 학교를 떠난다는 결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교수님들께서 읽으 실 수도 있겠는데, (대학원생이라면, 이게 얼마나 용기있어야 하는지 잘 알겁니다.)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빌게이츠에게 왜 그런 뻘질문은 했는지"에 대해서 말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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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대학/대학원생때 IT 분야에서 창업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잘 알고계시겠지만) 여러분이 알고 계신 많은 미국 IT 회사들은 대학생/대학원생이 창업 했습니다.
이미 30살이 넘어서 머리가 늙어버린뒤엔 창업하기가 정말 어려우니까요. 논문 쓰느라 젊음을 다 보내고, "나 SCI 논문 8편 썼어" 따위로는 절대 성공 할 수 없는 분야가 IT 스타트업 분야입니다.

하지만 학업과 창업을 동시에 하기 빡쎄니까, 빌게이츠로 대표되는 "자퇴생" 테크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에서도 학교 안 창업을 매우 권장하며, 심지어 교수님들이 제자들에게 직접 펀딩을 하기도 합니다. 관련 기사도 많습니다.

하지만 서울대에서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대한민국을 휘어잡고 있는 IT 회사들이 몇 있는데, 이 회사들이 서울대 도움으로 컸다는 얘기를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스탠포드나 컴공이나 UC버클리 컴공, 그리고 MIT 컴공등의 도움으로 큰 IT 회사는 그 수를 셀 수 없을정도로 많은데 말이죠.

그걸 깨 보고자 저는 제작년에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학생 10여명과 함께 학교 안에 회사를 세웠는데, 그 때 학교 교수님들께 많은 꾸짖음을 받았습니다. 친구 중 일부는 학업을 그만 뒀고, 저는 결국 회사를 강남으로 옮겼습니다. 꾸짖음을 듣는 과정에서 제가 잘못한것도 있지만, 서울대 구조적으로 대학/대학원생이 전공을 살려 창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는걸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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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빌게이츠에게 한 제 질문은 이거였습니다.

"나 snuev 만들었고, 서울대생 거의 다 쓴다. 이제 새롭게 회사 세울려는데, 진짜 학교 때려쳐야 하느냐."

솔직한 가장 큰 욕심은 저의 롤모델인 빌게이츠느님에게 말 한번 걸어보는것이였지만,
그 자리에 계시던 수 많은 컴퓨터공학부 교수님들께도 동시에 묻고 싶은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
교수님들,

다른 분야도 아니고 전공 살려서 컴퓨터공학으로 뭘 좀 해보려는데, 저 정말 학교 때려쳐야 하나요.

"

이미 학교를 그만 두기로 확정된 상황에서 빌게이츠의 답을 듣는다는게 개인적으로 큰 의미는 없었으니, 저 두가지 목적. "0) 빌게이츠느님에게 말 걸어봐서 내가 사람임을 알리는것, 1) 교수님들께 학교 안 창업 문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것"으로 모든게 설명이 될 겁니다.

제가 학교 안에서 회사를 세우기 위해서 겪은 고난이 정말 많았는데, 그리고 결국 실패했는데, 이제는 학교가 좀 바뀌어서, 5년/10년 컴공과 후배들도 저와 같은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많이 섞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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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내용을 거칠게 말씀드리면,

서울대학교는.
학생이 회사를 세우려면 학교를 떠나야 하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그 본인들에 철학에 완전히 반대인 빌게이츠라는 사람이 학교에 왔는데,
그 사람 이야기를 들으며 창조 경제 어쩌고 하는게 제 눈에는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 관계자 분들의 생각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렇게 너무나 개인적인, 하지만 결코 개인적이지 않은 질문을 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IT 창업을 하려는 컴퓨터공학부 학생들 대부분이 고민하는 부분이고, 감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 직설적으로 묻질 못하는 질문입니다. 서울대 관계자분들의 말대로 "창조적인 인재"가 나오려면, 열심히 레포트 쓰는 학생을 생산하는게 아니라 창업등으로 대표되는 창조적 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구조로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뻘질문을 날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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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빌게이츠는 제 질문을 완전히 잊었을겁니다. 저 같은 질문은 수도 없이 많이 받았을테니까요. 그런데 우리 학교 교수님들은 잊지 못할겁니다. 제가 snuev 만들었다고 했을때 나오던 그 환호성을 교수님들께서 직접 들으셨고, 제가 전공을 살리기 위해서 학교를 떠난다는것을 들으셨으니까요. 제가 그 자리에서 몇마디 했다고 학교가 바뀌진 않겠지만, 저 같은 놈이 두세명만 더 나오면 우리학교가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요.

불편하셨던 분에게는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이것으로 부족한 제 글을 마칩니다.

이두희 드림.

ps. 과거에 스누라이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한 모든 법적 수단으로 판결을 받았으며, 모두 승리했습니다. 관련 기사에 대해서는 정정보도가 나갔고, 그 판결문도 들고 있습니다. 중재가 잘 된 사안에 대해선 심지어 "우수 중재 사례"로 뽑히기도 했죠. 그것에 관해서는 이야기가 그만 나왔으면 해서, 좀 전 글의 비 상식적 리플에 대해서 동일하게 법적 대응을 강경하게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전 소리질러서 발언권을 얻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손만 들었습니다.

Conflicting modification on April 21, 2013, 9:39:13 PM:


후출처 : http://hgc.bestiz.net/zboard/view.php?id=ghm&page=3&sn1=&divpage=3&sn=off&ss=on&sc=of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7391




댓글 중 하나에 의하면
빌게이츠가 질문한 학생이랑 따로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해서 전화로 대화했었다고 합니다.

저도 이 기사 본 적이 있는듯한데 그게 이두희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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