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제국의 수도 북경을 기습공격하고 몽고까지 정복한 청태종 아이신교로 홍타이지는 황제 등극을 선포하고 이를 조선에 알리니 조선은 강력 반발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은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로 나옵니다. 그러나 전쟁 준비는 아무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군대건 내정이건 막장조차도 아니고 공허한 지경이었습니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최명길과 이경석등의 현실 감각이 있는 대신들과 비변사는 적국이라해도 정보는 알아야한다. 사신은 안 볼거면 하다 못해 역관을 보내자고 했고 심지어 명나라 사신인 황손무도 갑자기 관계를 끊으면 안 된다. 계속 사신을 보내서 교통하며 허실을 탐지하고 첩자를 보내라고 충고 합니다.
그러나 대의와 명분을 칼같이 지켜야 한다는 젊은 사대부들이 언관들로 포진한 사간원에서는 이를 결사 반대합니다. 야만족 오랑캐에게 무슨 사신을 보내 협상을 하냐는 것이었고 간첩같은 것을 보내 정탐하는 것은 대의가 아니다.우리는 오랑캐가 아니고 문명국이므로 문명국 답게 전면 승부해야한다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야 명나라 사신조차도 하라는데 뭔소리냐고 했지만 씨알도 안 먹혔습니다. 심지어 전쟁을 하려면 군 작전은 비공개로 처리해야한다고 최명길이 주장하니 매사 간쟁을 거치는 것이 법도인데 법도를 어기는 일을 하는 친청 빨갱이 최명길은 물러가라고 난리가 납니다.
비상 시국에 임금인 인조가 결단을 내려야 했으나 인조는 현실론과 언관 사대부들의 명분론 사이에서 결단을 못내렸고 심지어 언관들이 "광해군이 괜히 오랑캐들과 소통하느라 사신을 보내고 간첩을 보내다가 사대의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퇴위되었다는 것을 상기하라."고 하니 인조는 결국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습니다.
명나라 사신으로 온 감무 황손무는 거듭 인조에게 "조선이 군사력도 찌질한데 사신이라도 보내서 시간을 끌어라 갑자기 관계를 끊고 교섭이고 협상이고 아무 것도 안하면 정말 큰일난다.화친을 이어가라 쥐뿔도 모르는 언관들 이야기들으면 안 된다. 참 진짜 환장하겠네."라고 했지만 인조는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모문룡과 유흥치의 뒤를 이어서 평안도 가도에 주둔하던 명군 총지휘관 심세괴조차도 "우리 명나라와의 의리 지킨다고 청과 결전을 벌이겠다니 우리야 고마운데...그래도 사신보내서 소통은 계속하고 내부를 정탐해야 한다. 사신조차도 안 보내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참 답답하네..."고 했지만...
"더러운 오랑캐들에게 사신을 보내는 것은 사대의리에 위배되고, 간첩같은 것을 보내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일이고 만민을 속이는 일이다. 그게 어찌 군자가 할 일인가! 이 원칙을 어기다 쫓겨난 광해군을 잊었느냐! 만주족은 빨갱이! 빨갱이와 타협은 없다! 오랑캐한테 사신보내면 국왕 전하 너도 종만(만주족 추종세력) 세력!"라고 하므로...
결국 인조는 속으로는 "아 씨파...어떡하지...이러다 덩 되는 거 아냐..."라며 공포에 떨었지만 결국 아무런 외교적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