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먼지티끌입니다.
최근 일주일 넘는 시간동안 하루에 한 편씩, 책게시판에 단편 소설 '밤이 되어서야'를 올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딱 하루, 서울에 집 알아보러 간 날에 글을 못 올렸네요.)
'밤이 되어서야'의 원래 제목은 '몽상'으로 중간에 말씀드렸다시피 원래 의도와 이야기 흐름이 많이 달라지면서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밤이 되어서야'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쓴 글은 아니었습니다.
기존에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따로 있었는데, 글이 잘 써지지 않아 우연히 책에서 보았던, '결말만 생각하고 마구잡이로 쓰기'를 적용하기 위한 실험용 글이 바로 '밤이 되어서야'입니다.
근데....... 정말 마구잡이로 쓰다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넣다보니 예상보다 분량이 길어졌습니다. 아마 제가 원래 쓰려 했던 글보다 분량이 더 길 것입니다.
각설하고, 왜 제가 책게에 이런 푸념을 올리냐면.......
제 글은 정말 인기가 없습니다.
현재 글은 결말까지 다 써놓은 상태인데, 아무래도 처음 완결 낸 글이다 보니 나름 자부심 같은 것도 있었고, 애착도 강한 글이었습니다.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네이버, 조아라 그리고 오늘의 유머에 글을 올렸는데, 생각보다 많이 외면 받더군요.
댓글 같은 것도 받으면서 차차 고쳐나가야지 했는데, 저 세 곳에 모두 33화를 올리는 동안, 네이버에 하나 달린 게 전부네요ㅠㅠ
그래서 알아보았습니다!
왜 내 글은 인기가 없는가?
1. 가독성
1화는 수정이 되지 않아 처음 글을 썼던 그 상태로 글이 올라갔습니다.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말따옴표도 없고, 줄 띄어쓰기도 전혀 없는 아주 불친절한 글입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고 대화와 묘사가 한데 엉겨 쭉 이어지는 전개가 신선하다고 느껴 조잡한 실력으로 따라해봤는데....... 하면 안 됐나 봅니다.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저 역시 다시 읽으려면 굉장히 피곤한데, 처음 읽는 독자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이 점을 깨달았어야 했는데, 제 고집만 부리다가 결국 가장 중요하다는 1화를 망쳤군요. 1화를 재밌게 읽어야 흥미를 느끼실 텐데, 처음부터 화면 빽빽한 글자의 압박이 들어오니ㅠㅠ
2. 매력적이지 못한 이야기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뉴스나 신문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부조리한 모습에 분노하기도 했고,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에 평소 생각했던 점을 모두 집어넣었습니다. 연예인 성상납 문제, 빈부격차의 문제, 과격한 시위에 관한 문제, 삶과 죽음에 관한 문제....... 어느 하나에 집중해도 충분하지 못할 판에, 여러가지 문제를 얕은 지식으로 다루려다 보니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 것 같습니다. 좀 더 깊이 고민했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서 간혹 깊이 고민하지 않고 쓴 듯한 장면이 나온다면 댓글로 따끔하게 혼내주세요.
3. 신선하지 못한 소재, 그마저도 전달력 부족
'밤이 되어서야'는 '가상현실'이 가장 주된 소재입니다. '뭐든지 할 수 있는 가상현실에서는 평소엔 만날 수 없는 상대를 대상으로 성매매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글을 써가며 우와 이건 아무도 생각 못했을 거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은 아무도 그런 작품을 만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제가 미성년자라 그런 작품을 접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었네요ㅠ
그 외에도 거대한 장벽을 세워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누고, 식사 대신 알약을 먹는 모습은 이미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다루어진 묘사라 독자 분들의 흥미를 당기기에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부족한 글솜씨에 식상한 소재까지 겹쳐 지루한 글이 되었나 봐요.
4. 맞춤법
한국어 맛춤뻡 너무 어려운거 가타요. 프로그렘을 사용하고 있지만 역시 힘이 드내요ㅠ 좀 더 공부해야할 것 같습니다. ㅇㅈ? ㅇ ㅇㅈ.
5. 문장력
처음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같은 단어를 너무 많이 쓰지 마라', '것'을 많이 사용하지 마라, 조사는 최대한 줄여라,저 세 개는 확실히 기억에 남네요. 그 후 거의 집착하다시피 글을 뜯어 고쳤는데 너무 무리였나 봐요. 오히려 글만 이상해진 것 같네요ㅠ
억지로 한 문장 한 문장 집착하다보니 오히려 전체적인 퀄리티는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잘 쓴' 글이 아닌, 잘 쓰인 것처럼 '보이려는' 글이 되어 도리어 난잡한 문장들만 만든 것 같아요ㅠ
6. 묘사력, 어휘력
'메밀꽃 필 무렵'의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라는 문장을 읽고 소름이 돋았던 적이 있네요. 저런 묘사와 단어는 도대체 어디서 가져오는 걸까? 아무리 노력해도 저는 단순한 문장, 눈물을 흘렸다, 좌절했다, 슬펐다, 같은 1차원 적이고 직접적인 문장 밖에 쓰지 못하겠더라고요. 또 어휘력 역시 부족해 어쩔 수 없이 같은 단어가 반복되다 보니 독자분들도 지루하게 느꼈을 것 같습니다. 소설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고 읽은 적이 있는데, 직설적인 문장들만 쓰다 보니 그럴 틈을 드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한 문제점은 이렇게 여섯개입니다. 혹시 착한 오유분께서 이 링크를 타고 글을 읽은 후, 비평을 해주신다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