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투표를 하러갔는데 누군가가 이미 선거인명부에 서명을 하고, 제 이름으로 투표를 하고 갔더군요.
제가 오늘 투표를 하러 간곳은 구로갑 지역 수궁동 제1투표소 우신고등학교였습니다. 오늘 오전 9시 40-50분경 엄마와 함께 투표를 하러 갔습니다.
신분증과 등재번호를 잘라간 종이를 제출하고 선거 인명부를 확인하니, 그런데 이미 제 이름에 서명이 되어있고 누군가 제 이름으로 투표를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오늘 오전 8시 반경 일어났고 등산을 가시려는 엄마와 함께 투표를 하러 갔으므로 저는 절대 투표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저희 집 4식구는 모두 성인이고, 저희 부모님, 저, 남동생 이렇게 4식구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세번째 순서에 위치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저희 식구 중 제일 먼저 투표를 하러간 저와 엄마중 제 이름에만 이미 서명이 되어있고 투표를 했더군요. 어이가 없고, 이런 일이 가능한가 싶어서 따졌습니다.
(그 등재부같은 것을 보니 제 이름 위아래로 4-5칸씩 투표한 사람 없이 제 이름에만 서명이 되어있고 저만 투표한 것으로 되어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투표한 것 아니냐고 서명받으시는 분들이 그러시더군요. 그래서 절대 아니라고, 한식구가 같이 투표를 하러왔고, 등재번호까지 제가 오려서 갔는데 제가 투표를 했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따졌습니다. (저희 엄마와 저는 등재번호가 나란히 붙어있어서 제가 한꺼번에 오려서 가져갔습니다.)
그제서야 서명받으시는 분들이 그럼 동명이인이 있나? 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은 뭘까요? 제대로 확인을 안하고 투표용지를 줬다는 소리 밖에 더 되나요?
큰소리가 나기 시작하니 선거참관인 분들과 관리하시는 분들까지 오셨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기에 전 투표를 한 적이 없는데 이미 투표가 되어있다고 했고, 투표를 하러 오신 분들까지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투표소가 복잡해지니 관리하시는 분께서 저와 엄마를 안쪽으로 데리고 가시더니 여기저기 연락을 하기 시작하시더군요. 그 후에 말씀하시기를 동명이인이 있다.
'그 사람과 제가 등제번호가 많이 차이가 안나서(1장차이라고 하더군요.)실수를 한 것 같다. 그 사람이름에 서명을 하고 투표를 하면 되겠다' 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어이가 없어서, 정말 나와 동명이인인 누군가가 내 이름에 잘못 투표를 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그냥 내 이름에 투표를 하고 간 것인지 어떻게 믿느냐, 만약 그 사람이 내 이름에 투표를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투표를 내 이름에 했다면, 나중에 진짜 동명이인이 나타나서 투표를 하려고할 때 이미 투표가 되어있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하느냐 따졌습니다.
그 분께서 그 것은 자신들이 나중에 확인을 하겠다. 라고 하시더군요. 너무 화가나고 어이도 없어서 큰 소리를 냈습니다. 그랬더니 선거참관인 몇 분이 다가오셨고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서 얘기를 했고 참관인 분들 중 몇몇 분은 당에 비상 연락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그제서야 관리하시는 분께서는 그럼 저와 동명이인이라는 분께 전화를 해서 투표를 하고 갔다는 것을 확인하면 되느냐고 물으시더군요.
솔직히 그때는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어서 그쪽에서 아무 곳에서 전화하는지 어떻게 믿느냐고, 그 동명이인이라는 분이 직접와서 확인을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참관인 분들 중 몇몇분이 확실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그 분께서 오셔서 확인을 해야겠다는 제 말에 동의 하시더군요.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요.
결국 관리하시는 분께서 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어서 저와 동명이인이라는 그 분께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엄마는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동명이인이라는 분은 저보다 9살이 많은 30대 후반의 여성분이셨습니다. (선거인명부에서 확인한 주민등록상 나이)
저는 주민등록상 앞번호가 8이고 그 분은 앞번호가 7이었는데,, 어떻게 착각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착각이 아니라 확인 자체를 안한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 분은 아이와 병원에 갔다고 하셨고 관리인 분께서는 투표소로 와주십사 하더군요. 그리고 지금까지 저와 엄마께 이야기를 하고 여기저기 연락을 취했던 분 외에 다른 남자분 한 분이 더 오셨습니다. 그리고 저와 동명이인이라는 한 분을 데리러 간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기다리다보니 한 여성분께서 오셨고 관리하시는 분께서는 이 분이 그 분이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분은 모자를 쓴 여성분이셨고 본인이 남편과 함께 투표를 하러 왔었고, 자신이 제 이름 위치에 서명을 하고 투표를 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제 이름에 서명한 본인의 서명을 지장을 찍어서 수정하고 다시 본인 이름에 재서명을 하고 가셨습니다.
저는 투표를 하러 오신 분들과 관리인이던 남자 두 분 그 여자분에 치여서 솔직히 제대로 확인도 못했습니다. 다른 것 다 하시고 제가 한 것은 그여자분의 신분증과 선거인명부상 동명이인으로 되어있는 이름의 주민등록 번호가 일치하는지 정도였습니다.
그 후 저는 투표를 했습니다. 제가 항의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관리인 분들께서는 저에게 몇번씩 말씀하시더군요. 그 여자분이 와서 확인을 하고, 저는 투표를 하면 아무 문제 없는 것 아니냐고요,,,
자신들이 제대로 인명부를 확인하지 않고 잘못 서명을 받은 것은 잘못을 인정한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말투는,,,, 인정하지만 큰 일 만들지 말아달라. 는 말이더군요. 그 간극을 읽지 못할 정도로 제가 멍청하지는 않지요.
1분이면 마칠 투표를 1시간을 투표장에서 보냈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신분증 확인만 제대로 했다거나(주민등록번호) 등재번호만 제대로 확인을 했어도 절대 벌어지지 않았을 일입니다.
그리고 엄마가 인명부에 서명을 할 때 보니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곳에 서명하지 못하도록 얉은 플라스틱 자같은 것을 대주더군요. 그런데 그 것을 잘 못 확인하고 다른 사람이 투표를 했다?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더군요.
정말 실수로 동명이인이신 분께서 제 이름에 서명을 하고 투표를 하고 가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 계셨던 선관위의 관리인들과 확인자들의 안일하고 태평한 태도에 어이가 없고 화가나서 참을 수가 없더군요.
그럴 수도 있지 않냐, 대충 넘어가자, 일 크게 만들지 말자. 이런 식의 태도와 방식이 매우 화가 났습니다.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은 그 분들의 태도 또한 매우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너무 당당하시더군요.
어떻게 국민의 기본 인권중 하나인 참정권이 이렇게 무시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인명부확인은 공무원들이 직접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기는지도 의문입니다.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만 확인했어도 생기지 않았을일인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