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목욕탕 이성 유아 출입에 관한 글을 읽고. 개인적인 목격담입니다.
게시물ID : menbung_275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hj14
추천 : 14
조회수 : 1935회
댓글수 : 299개
등록시간 : 2016/01/22 17:20:14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눈팅은 인포메일 시절부터 했는데, 어딜 가든 눈팅만 하는 만년 눈팅러라 가입을 안 하고 있었습니다. 분탕종자 아닙니다.
오늘 베오베 보다가 제 경험이 떠올라 글 씁니다. 
당시엔 사실 때밀기 싫어서 댄 핑계였지만, 이 일 이후로는 집에서만 목욕하고 있네요. 

각설하고, 제가 초등학생 때의 일입니다. 오래된 일이다보니 세부적인 일들은 확실하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주말 오후였고, 그 날도 어김없이 목욕탕에 갔습니다. 엄마, 언니랑 셋이서였죠.
탕에 들어가기 전에 머리감고 샤워하던 중이었고요. 
그러다 어디서 짝! 하는 소리가 났어요. 뭐, 목욕탕이라 워낙 소란스럽기도 하고, 때 밀 때 살이 치면 짝짝 붙는 그 소리일 수도 있고..
처음엔 신경도 안썼어요. 따귀 갈기는 소리라곤 생각도 못했죠. 
근데 잠깐 동안 목욕탕 전체가 조용해지더라고요. 물소리랑 목욕탕 특유의 울리는 소리만.... 뒤이어 아이 울음소리가 들렸고요. 

목욕탕도 완전히 탁 트인 구조가 아니고, 파티클처럼 구석진 자리들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다들 목욕하다 말고, 그 한쪽 구석으로 몰려갔어요. 
엄마도 일어나시길래 저희도 따라갔고요.
대여섯 됐을 법한 남자애는 바닥에 주저앉아서 자지러지게 울고 있고, 엄마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 그리고 아가씨나 새댁으로 보이는 분이 서로 삿대질하며 싸우시더라구요. 

솔직히 구경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보지 말라고 저희 데리고 탕 내부의 사우나실로 들어가셨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본 건 여기까지고, 대충 상황 정리 될 때까지 거기서 박혀 있었죠. 
나와서도 다들 수근수근하는 분위기였는데, 뭔 얘기인지는 몰랐구요. 

엄마는 항상 언니랑 저 먼저 씻기고 내보내셨어요. 저희가 지루해 하는 것도 있고 엄마도 혼자서 목욕 마무리하시고 뒷정리하시는 게 편하시니까요. 그날도 언니랑 저 먼저 나와서 마루 옆에서 놀고 있었는데요. 마루에서 아주머니들이 계란 드시면서 말씀 나누시잖아요, 나중에 오신 분들한테 상황 설명을 하고 계셨나 봐요.. 저희도 안 듣는 척 같이 들었어요. 

그 사정이란게, 
서서 쓰는 샤워기 앞에서 머리 감고 계셨대요. 허리를 굽힌 자세였고요.
뒤에서 보면, 이 자세에선 여성기도 신체에 납작하게 붙어있다기보단 돌출되어 노출되잖아요. 두 다리를 모으고 있어도 마찬가지구요. 
그 부위를 남자애가 두 손가락으로 똥침이라면서...

다음 순간에 여자 분이 확 뒤를 돌더니, 한 손으론 남자애를 확 붙들더니 따귀를 올려 붙였다고요... 그 땐 멱살잡이를 했다는 줄 알았는데, 목욕탕에선 맞는 것보다 맞고 잘못 나가 떨어져서 일어나는 사고가 더 클테니까요.
그 소리를 듣고 온 어머니 되시는 분은, '애가 그럴 수도 있지, 애를 때리냐' 며 아들 편을 들고요. 
당연히 피해자 분은 더 격분하셔서, 목욕탕 주인이 내려와서 둘 다 내보내기 전까지 서로 쌍욕까지 하며 싸웠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제 생각을 적습니다. 

그 아이도 자기가 한 일의 심각성은 몰랐으리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따귀를 맞아도 자기 편이 엄마 밖엔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곤 생각 안 했겠죠. 다들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면서도 맞을만 했네, 라는 분위기였으니까요. 
하지만 가끔은 아이들의 순수한 의미로의 '무개념함'이 악의보다 더 큰 피해를 입힙니다. 아파트 벽돌 투하 사건에서도, 그 애들이 '이 벽돌로 사람 맞춰야지. 맞추면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식이자 반려자인 저 사람은 죽고, 가족들은 많이 슬퍼하고 가정은 풍비박산 나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벽돌을 던지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요. 

아이들의 행동에 어떤 의도가 있고 없고는 케바케고, 제가 궁예질 할 일도 아니고, 누가 책임질 것이냐 라는 문제에 있어 중요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보호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니까 용서해주세요'라고 말하려면, 
보호자 스스로 먼저 유아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케어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행동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풀어뒀으면서, 남들에게 피해를 줄 땐 아기로 봐주기를 바라면 안 되죠. 

잠시 한 눈만 팔아도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를 정도의 아이라면 눈을 떼지 말아야 하고요. 
불가피한 상황 즉, 아이는 씻겨야 하는데, 집의 시설은 아이를 씻기기엔 부적합하다, 하지만 내 아이는 스스로 행동 제어가 되지 않는다, 이거라면
목욕탕에 있는 시간은 아이목욕에만 집중하고, 사고 치지 않게 딱 붙어 있어야 하고요. 
다른 사람 뚫어지게 쳐다보지마, 다른 사람 신체 만지지마, 라는 건 그 케어의 일부라고 봅니다. 

그걸 못해서 아이가 쌍욕을 먹는다고 해도, 피해자가 남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한 죄가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관대하지 못한 어른은 될 망정.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욕을 먹는게 부당하다고 느껴지면, '주의 책임을 소홀히 한 보호자의 잘못입니다. 저를 욕해주십시오.'라고 말하면 되고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