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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졸전을 마친 분들께
게시물ID : art_274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rogfrog
추천 : 6
조회수 : 78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2/14 00:33:20





얼마전 졸전마치신 분 상담?까진 아니더라도 게시판을 통해 잠시 대화를 나눈적 있었는데요.
방금 글 남기신 분도 그렇구 그냥 미대를 졸업하면 어케 되나 술김에 남겨봅니다.

저는 예술게시판에 가끔 글올리는 사람이고 아직까진 작업을 하고 있다곤 하는데
정확히 어떤 활동을 하는지 무엇을 해왔는지 올리기가 조금 민망하더라구요.
시간이 지나면 왠만하면 글쓰는 투만 봐도 누군지 짐작이나마 할 수 있거든요.

그정도로 작가세계란게 무척 좁습니다. 왠만큼 활동을 시작하고 나면 정말 얼마 안되요 숫자가.
또 그정도로 작가가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작가를 한다는 사람은 꽤 많지만
실질적으로 전시활동을 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또 그정도로...
무척 힘듭니다. 아니 힘들다의 정도가 아니라 냉정하게 수입이 없어요.

미대를 졸업하면 무엇을 할 수있냐고 물어본다면 대답할 말은 많져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을테고
뭐든지 다 할 수는 있습니다. 다른 전공 졸업자들처럼 제로라고 생각하고 공무원을 준비할수도 있을테고
뭐 설마 이력서 넣는 것을 막겠어요. 여러분은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공을 계승하여 순수 예술분야로 가면 (아마 여러분이 학교에서 많이 들으셨겠지만)
100명 중에 1명도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이 100명중에 1명도 순수히 작업이 '팔려서' 생활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꺼에요.

미술시장으로 생계활로 개척은 사실상 많이 힘듭니다.
미대를 졸업하시고 특유의 감각으로 내가 리얼리즘에 무척 능하거나 색을 미친듯이 능하게 쓰는데다
이미 이런저런 갤러리들을 통해 제대로 된 전시를 하고 팔리는가 싶으면 모를까
지금 그상황이 아니라면 일단 깜깜한 벼랑길입니다.

그럼 택할 수 있는 길이 2가지에요.
첫째 작업을 그만두고 다른 길을 알아본다던가 둘째 그럼에도 작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던가
'저는 그냥 생계관련 일을 하면서 작업을 병행하고 싶어요' 라는 생각은 본인의 학교생활을 떠올려보면
말도 안되는 소리란거 알 것입니다. 그냥 취미미술반처럼 한달에 어쩌다가 20~30호 하나 완성하면 열심히 한거랄까.
진짜 왠만한 정신력과 노력과 부지런함이 없으면 그냥 불가능입니다. 아예 불가능하다 말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림그릴 시간이 있을만한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일단 첫째항목을 말하자면 그나마 전공을 살리고 싶다면 전시기획이나 큐레이터와 같은 파트입니다.
그나마 이것은 직업이라 할까요? 매우 소수지만 어딘가에 소속될 수도 있고
몇년 경력이 쌓여도 늘 최저시급에 머물러 있겠지만 그래도 예술계에 남아있을 수 있고
나름의 즐거움과 심리적 보상도 안겨줄 껍니다. 비상하게 머리를 잘 굴리면 성공적인 독립 큐레이터가 될 수도 있을테구요.
그런데 반대로 이 전공이 있습니다 대학에는. 석사도 있구요.
비유하자면 그림을 그리는 쪽은 건설현장으로 치면 현장직이고 기획쪽은 사무직이에요. 아예 일이 다르죠.
이것또한 아예 기초부터 시작해야 하는데다 기초를 시작할 수 조차 있으면 운이 좋은거에요.

다만 유의하실게 네오룩이나 이런데 보면 어떤 갤러리들에서 '인턴 큐레이터' 뽑는다고 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갤러리와 뮤지엄이 다른 이유를 얘기할 수 있겠지만)
다 구라입니다. 뻥이에요 뻥. 애초에 갤러리에 큐레이터라는 직함이 있기가 힘들구요
그냥 데스크 업무랑 리서치, 영어번역이나 하다가 아 이바닥 더럽네 느끼고 그만두기 쉽상입니다.

학예사(큐레이터) 경쟁도 나름 그쪽 전공사람들과 함께 치열하며 뮤지엄이나 대안공간 같은 것부터 시작해야합니다.
근데 여러분이 아는 공간과 뮤지엄이 얼마나 될까요?
여러분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그정도로 숫자는 적습니다. 지역마다 손에 꼽을 정도에요.
거기서 한두명씁니다. 즉 내가 학예사 쪽을 노린다는건 지역마다 손에꼽을 공간에서 한두명에 뽑히길 기다리는
수백명과 경쟁을 해야한다는 거에요. 되도 안정과는 거리가 먼 직업이구요.
위에 말한데로 낭만을 쫓으며 한다 생각하면 좋습니다.

그나마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것이 내가 어도비나 3d프로그램을 어느정도 다뤄보았다 하면
시각디자인...이라 쓰지만 특수효과나 광고나 인쇄 인테리어 쪽을 알아볼 수도 있고
성적이 나오는 편이면 노량진에 박혀 2~X년 임용을 준비할 수도 있겠죠. 돈이 있다면 미술학원(교습소)을 차려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밖에 뭐 일러스트레이터나 웹툰 작가 같은 것은 이미 미대를 나오셨을 정도면 꿈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계실테고.
이정도 밖에는 다른 이들처럼 제로에서 아르바이트와 전혀 모를 일에 지원부터 시작한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둘째로 작업을 계속 하고싶으신 분은 앞서 말한 것처럼 될 사람은 이미 뭔가 하고 있을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진지하게 생각해보세요. 외국을 나가봐도 좋구요.
유학같은 경우는 극과 극인게 갔다와서 정말 잘된 사람도 있고 갔다와서 그냥 좋은 경험 한 사람도 있고
어디까지나 능력과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것 같습니다.
음 쓰다보니 제가 작업을 하고 있다보니 이 항목은 너무 잡설이 길어졌네요.
한참 쓰던거 삭제하고나서 그냥 부지런하고 머리 잘굴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쓰고싶네요.
한마디 쓰자면 솔직히 그림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으로도 작가는 될 수 있지만
살아남는 작가는 상대적으로 순수하기보다 이것을 비지니스로 볼 줄 아는 작가인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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