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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락호의 비밀
게시물ID : history_273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조용함의미학
추천 : 14
조회수 : 1416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7/01/05 18:41:04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78Gm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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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1.jpg
(사진 : 김용환 선생)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

 

그럭저럭 나이 차서 십육세에 시집가니

청송 마평서씨 문에 혼인은 하였으나

신행 날 받았어도 갈 수 없는 딱한 사정

신행 때 농 사오라 시댁에서 맡긴 돈

그 돈마저 가져가서 어디에서 쓰셨는지?

우리 아배 기다리며 신행 날 늦추다가

큰 어매 쓰던 헌 농 신행발에 싣고 가니 주위에서 쑥덕쑥덕

그로부터 시집살이 주눅 들어 안절부절

끝내는 귀신 붙어왔다 하여 강변 모래밭에 꺼내다가 부수어 불태우니

오동나무 삼층장이 불길은 왜 그리도 높던지

새색시 오만간장 그 광경 어떠할고

이 모든 것 우리 아배 원망하며 별난 시집 사느라고 오만간장 녹였더니

오늘에야 알고 보니 이 모든 것 저 모든 것

독립군 자금 위해 그 많던 천석 재산 다 바쳐도 모자라서

하나뿐인 외동딸 시댁에서 보낸 농 값 그것 마저 바쳤구나

그러면 그렇지 우리 아배 참봉나으리

내 생각한데로 절대 남들이 말하는 파락호 아닐진데

우리 아배 참봉나으리

-김용환 선생의 딸 김후옹 여사가 쓴 추모시

출처 EBS 역사채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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