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봉오리도 슬슬 개화를 준비하고, 마음도 조금씩 들뜨는 봄이 왔네요. 매일 아침 만원 버스에서 혼자 바라보던 여학생이 있었죠. 말도 못하고 보기만 했던. 저에게도 이제 봄이 오는구나 하고 오늘 자랑하려고 글을 적어요. 같은 정거장에서 타고, 같은 정거장에서 내리는 우리 학교 학생이였어요. 하지만 말 한 마디 못 걸어보고 눈만 마주치던 아이였는데, 청순한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죠. 오늘 오후, 우연히 학교 앞 빵집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그 여학생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죠. 모르는 척 먹고싶었던 슈크림빵 서너개만 골라담은 후 계산을 하는데, "오늘은 두번째로 만나네요?"라며 웃으며 아는척을 해주는 거 아니겠어요? 너무 놀라 대답도 제대로 못하며, 계산할 카드도 떨어뜨렸지만,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어리버리 했었죠. 계산 끝난 카드를 건네주며, 여학생은 안그래도 정거장에서 항상 먼저 아는척 할려고 했는데 용기가 안났다면서, 알바 이제 한 시간 뒤에 끝난다면서 저녁 같이 먹자는 의외의 말을 하는 거에요. 지금 학교에 실험이 있으니 시간은 맞을거라며, 한 시간 후에 정문 쪽에서 만나기로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빨리 실험을 끝내고 가려고 했어요. 덜덜 거리는 손 때문인지, 마음 때문인지 실수를 연발하더니 결국 세포를 키우던 페트리 디쉬를 엎어버리고 말았었죠. 몇 일동안 공들여 키운 세포들이였는데, 한 번에 실수로 못쓰게 만들다니. 허탈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곧 클린 벤치 안을 보고는 놀라고 말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