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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나 일본이나 위 아 더 월드.(...)
게시물ID : military2_27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마늘판타지
추천 : 16
조회수 : 208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12/02 23:01:48

  1. 여러분들은 혹시 채털리 부인의 연인 이라는 소설을 아십니까?

  1920년대 굉장한 반향을 불러온 소설로서 당시 기준으로서는 강렬한 성애묘사와 대단히 섬세한 심리묘사로 인해 에로티시즘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소설 입니다.

  뭐 여기까지 보면 그냥 평범한 고퀄리티 야설(...)같지만 실제로 그렇고 그런 장면은 30페이지 정도라고 하고 뭐 하여간 여러 의미로 대단한 소설입니다.

  일본에서는 1950년대에 번역되어 출간되었는데, 이게 수위가 너무 세다고 난리가 나서 법정공방까지 갔다는군요.

  ...그런데...사실 이 책은 2차대전 발발 전 이미 일본에 소개되었습니다.

  뭔 소리인고 하니...영국 왕립해군의 관함식에 참가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묘코급 중순양함 3번함, 통칭 '굶주린 늑대' 아시가라에 타고 있던 기자들이 영국 관광 중에 이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발견하고는 구입했다는군요.

  그리고 세관 검열을 받지 않는 군함이라는 점을 이용해 몰래 일본에 반입 한 뒤 기자들끼리 모여 사전을 뒤져가며 번역해서 돌려봤다고 합니다.(...)

  '굶주린 늑대'라는게 쌓였다는 뜻이었나...

  그런데 실제로 이런식으로 군함은 세관 검열을 받지 않는다는걸 이용해 이런저런 '좋은 물건'들을 밀수하는 사례가 꽤나 있었다고 합니다.(승조원들의 개인 소지품 검열만 안받는다 뿐이지 공식적으로 구입한 물건에 대한 세무 조사는 했다고 합니다.)

  영국이나 독일을 드나들던 군함들은 당시 일본에서는 아무나 접하기 힘들었던 질좋은 담배나 초콜렛, 혹은 일본에서는 금서로 규제가 걸리는 서적들을 몰래몰래 밀수해 왔다고...(...)

  재미있는건 이 채털리 부인의 연인 이라는 소설이 영국에서도 엄청나게 말이 많았지만 동시에 불티나게 팔리던 책이라는군요.

  역시 사람 사는데 다 똑같아요...(...)


  2. 일본이 전쟁을 하기 전, 일본 해군의 급양함 마미야는 매년 해외(주로 중국 칭다오나 다롄)에 쇠고기를 구입하러 다녀오는게 연례 행사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때마다 세관사들을 상대로 고급 요리와 술을 대접하고, 세관사가 갈때는 수입 담배, 초콜렛, 귀한 술 등을 선물로 한가득 쥐어줘야 했다는데...

  이유가 뭔고 하니 이걸 안하면 세관사가 세금 폭탄을 때려서 해군이 굉장히 낭패를 봤다고 합니다.-_-;;;

  이건 비단 마미야뿐만 아니라 해외에 파견다녀오는 특무함(위에 적은 중순양함 아시가라나 아카기같은 항공모함, 이8같은 잠수함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들도 마찬가지라 해외 파견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가는 길에는 세관사에게 줄 선물을 구입하는게 일이었다고...

  웃기는건 해군 수뇌부가 이걸 뻔히 알면서도 세금이 왜이리 많이 나왔냐며 군수과를 통해 해당 함선의 함장을 들들 볶기만 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군요.;;;


  3. 1924년 무츠키급 구축함 우즈키가 진수할 당시 초대 우즈키가 제적되며 무츠키급 우즈키에게 이름을 물려주게 됩니다.

  그런데 이 초대 우즈키가 이후 장난 아닌 물건이 된게...

  해군에 RC 덕후라도 있었는지 일본 해군 최초의 무선조종 시험함으로 개장되어 무선 조종으로 배를 어느정도까지 컨트롤 할수 있나? 라는 실험에 동원 되었다고 합니다.(...)

  뭐 이후로 별 소식 없었던거 보면 영 시원찮았던듯.-_-;;;


  4. 카게로급 구축함 8번함 유키카제는 행운함으로 이름이 높은데...워낙 운이 좋아 손상이 극히 적다 보니 육군 병력들의 철수작전에 동원 되었을때 육군 병력들이 너무나도 깔끔한 유키카제의 상태를 보고 '전공도 못세우고 후방에서 놀고 먹던 배구나...' 라고 오해 했다고 합니다.(...)

  동형함인 아마츠카제가 배에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남다를 함장조차 '떠다니는 고철'이라고 자조할정도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는걸 생각 하면 뭐...

  당시 아마츠카제의 손상이 얼마나 심했냐 하면 당시 세계 기준으로도 상당히 뛰어난 수리 능력을 자랑하는 공작함 아카시가 달라 붙어 수리를 했음에도 전투는 꿈도 못꾸고 일본으로 돌아가는 정도가 한계였다고 합니다. 어지간한 손상은 아카시의 수리를 거치면 일단 전투가 안될건 없다...수준으로는 수리가 가능했던걸 생각하면 진짜로 고철이나 다름 없었던겁니다.-_-;;;

  (실제로 카게로급 구축함은 일본 해군이 큰 기대를 걸었던 함급 답게 온갖 격전에 투입되며 엄청난 소모율을 보여서, 총 19척의 카게로급 구축함 중 살아남은건 8번함 유키카제가 유일합니다.

  뭐 사실 하츠하루급은 모두 격침 당했고 후부키급 특 1, 2, 3형은 우시오와 히비키만이 살아 남았을 정도로 일본 해군의 함선 소모율은 엄청났습니다만...)

  유키카제가 격전지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던 수훈함이었음에도 모르는 사람이 봤을때 놀고 먹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배 상태가 좋았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

  종전 후 유키카제가 대만 해군에 배상함으로 지급 될때 유키카제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승조원들이(전함이나 순양함의 승조원들 보다도 자존심이 셌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깨끗한 배를 대청소+대정비를 해서 막 조선소에서 나온것 같은 상태로 만들어 인계하여 대만 해군이 감탄했다는군요.(...)

  이후 유키카제는 단양급 구축함으로 재취역하여 대만 해군 총기함으로서 몇번의 실전을 치르며 활약했습니다.(이때 유키카제가 워낙 유용하게 쓰였던지라 이후 대만 해군은 유키카제와 비슷한 포지션과 체급을 가진 배들을 모두 ~양급으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유키카제는 운도 굉장히 좋은 배지만 승조원들의 숙련도가 장난이 아니었던 배입니다.

  그도 그럴게 유키카제는 그 유명한 일본 해군 최강의 수뢰전대인 통칭 '꽃의 제 2수전', 제 2수뢰전대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2수전은 훈련중 사망자가 나올정도로 훈련이 혹독한 부대였고 당연히 유키카제가 소속된 16 구축대 역시 훈련 강도가 굉장히 빡셌습니다.(...)

  우수한 승조원+뛰어난 지휘관+자유로운 함내 분위기로 인한 융통성+하늘이 내린 강운이 합쳐저 유키카제의 전설을 만든것.

  *의외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거 같은데 유키카제는 3일간 8함대 기함을 맡은적이 있습니다.

  당시 기함이었던 공고급 순양전함 2번함 히에이가 대파되어 어쩔수 없이 기함 임무를 맡았다는군요.(히에이는 이때 손상이 너무 심해 자침.)

  물론 구축함이 함대 기함을 정식으로 맡을 리는 없고(구축함은 주로 구축대의 기함을 맡았고 잘 해야 수뢰전대의 기함이었습니다. 그나마도 경순양함들이 줄줄이 용궁가면서 수뢰전대 기함이 되는 빈도가 늘어난것.) 서류상으로만 편제 되어 실제로 사령부가 정식으로 착임하진 않았습니다만구축함이 함대 기함을 맡은 드문 사례라고 하는군요.

  (아마츠카제는 天津風-천진풍 이라고 쓰는데 높은 하늘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입니다. 학술용어는 아니고 신들의 나라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뜻의 문학 용어인데, 영어로는 천국의 바람이라고 번역 되기도 한다는군요. 유난히 예쁜 이름이 많은 일본제 구축함 중에서도 서양권에서 이름이 예쁘다는 소릴 듣는 배라고 합니다.-_-;;;)


  5. 진주만 공습 이전에 실시된 말레이 작전은 일본 육군의 말레이 반도 상륙 작전입니다.

  당시 아야나미급 특 2형 구축함 아야나미, 시키나미, 후부키급 특 1형 구축함 이소나미, 우라나미가 수송선단을 호위하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동이 틀 무렵 파도에 일본 육군의 상륙정인 대발동정이 뒤집어졌고, 육군 병력을 구조하던 중 어뢰를 장비한 적 항공기가 다가오는걸 발견했습니다.(대발동정은 실제로 보면 뭔 낚싯배처럼 생겼습니다. 당연히 상륙병력 보호용 장갑판 그딴거 없고... 요거보다 좀 작은 상륙정도 있는데 그건 소발동정.-_-;;;)

  그리고 아야나미가 그 적기를 향해 주포를 후려갈겨 버렸는데...

  이것이 태평양전쟁 최초의 한발이라 추정되는 포격이라고 합니다.

  '대공포가 아니라 주포?' 라며 의문을 가지실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야나미의 주포는 3년식 B형 주포라고 해서 양각이 75도까지 올라가는 양용포라 대공 사격이 가능한 포였습니다.


  6. 종전이 가까워 올 무렵 일본의 식량 사정은 극도로 악화 되었는데, 종전 15일전 일본 해군은 특이한 규정을 신설 했습니다.

  1) 쌀의 칼로리를 유지하기 위해 쌀뜨물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밥을 지을것.(즉 그냥 쌀 씻지 말고 그대로 밥 하라는 소리.)

  2) 칼로리 소모를 막기 위해 구보는 금지. 무조건 걸어다닐것.

  3) 가급적이면 수면을 취해 칼로리 소모를 줄일것.(...)

  진짜로 저게 규정이었다고 합니다.-_-;;;

  저기까지 몰릴 지경이면 그냥 항복 하는게 나을거 같지만...허허 참...


  P.S. 며칠전에 점심먹고 잠깐 눈붙였다가 꿈을 꿨는데 왠지 군생활 할때로 돌아가 있고 소속이 3군 사령부였습니다.

  사령관님이 부관님과 걸어 나오시길래 경례를 했는데 경례를 받아주시던 사령관님이 부관님한테 말씀하시길...

  "야 부관, 이번에 특전사에서 저격수 세명 FA로 풀린거 알지? 무조건 잡아. 작년에 1군 사령부에서 특전사 애들 다 데려갔잖아, 올해는 좀 잡아 봐. 내 판공비 계약금으로 다 줘도 상관 없으니까 무조건 잡아 알았어?"

  ...잠에서 깨고 나서 한참동안 '...뭐지?' 싶습디다.(...)

  대원 여러분 최고의 저격수를 영입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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