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떠오르는 신종 익스트림 스포츠가 바로 ‘도심 속 유랑’이다.
기존의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여행은 피바가지 씌워짐으로 인해 심혈관질환의 발병률만 높였고, 가계 운영만 어렵게 만들었으며, 가정불화의 빌미를 제공했다. 더군다나 남들이 다 보고 경험하는 붕어빵같은 풍광 속에서 자기만 얻을 수 있는 정취라고는 손톱만큼도 찾을 수 없었다.
하여 이에 대한 반성으로 10여 년 전부터 일부 마니아(한국에는 한 명 있음.) 사이에서 떠오른 스포츠가 바로 ‘도심 속 유랑’이다. 이 도심 속 유랑은 배낭하나 짊어지고 그야 말로 도심 속을 돌아다니며 노숙에 걸식을 하며, 사람들 발에 치이며 눈치와 괄시 받으며 피학증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신종 스포츠이다.
지리는 출발 전에 목적지로 설정된 지역까지의 국도 상에 있는 지형지물을 살핀다. 중간에 노숙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텐트를 칠만한 공간을 대략이라도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도착지 지리는 그야말로 꼼꼼히 살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곳이 야영을 할 곳인데, 도심 속에서 사람들로 부터 시비 걸려 쫓겨나지 않고 텐트치고 밤을 보낼 최적의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 익스트림 활동인 ‘도심 속 유랑’의 가장 어려운 점이다.
이 야영장소의 우선순위를 두자면 1. 사람들로부터의 시비가 없는 은폐된 곳. 2. 눈 비를 막을 수 있는 곳. 3.화장실 가까이 있는 곳. 4. 주변에 소음이 없는 곳. 5. 바닥이 잔디. 6 울퉁불퉁 경사지지 않은 곳. 등이다.
하지만 도심 속 유랑 중에 이런 완벽한 조건이 갖춰진 곳은 거의 찾기 힘들고, 조건이 몇 개씩 빠진 장소를 찾아 들어가게 된다. 하여 그간 유랑 중에는 개 축사 옆, 무덤 옆, 시끄러운 환풍기 옆, 공사장 구석, 차 다니는 도로 한 쪽, 경사로 등에 텐트를 치고 불편한 밤을 보내곤 했다.
목적지 홍천에서 야영장소로 사전에 물색된 곳은 위의 지도에서 노랑 표시가 된 구역인데, 현지에 도착해서 답사해 본 결과 노숙후보지 1(토리숲 공원)은 사방이 트여 있고 사람 다니는 샛길이 엮어져 있어서 야영하기에 불량한 곳으로 판명되었다. 노숙후보지 2(무궁화공원) 역시 샛길이 사방으로 뻗혀져 있기는 했지만, 향토사료관 건물 뒤편이 산의 절개면 이라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보호가 되었다.
하여 홍천에 머무는 기간 향토사료관 관계자 분께 발각되어 쫓겨나기 전까지는 이곳을 지구특공대 야전사령부로 결정했다. 야전사령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저녁에 어둑해져서 모두 퇴근 후에 진입하고 아침에 해가 뜨기 전에 빠져 나오는 올빼미 작전이 수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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