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_* 외국에서 미대 준비하고 있는 20살 학생입니다.
미대에서 공부하고 계시거나 그림 그리는 게 생업인 분들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그림 그릴 시간이 없는데도 짬 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림그리는 것에 파고들곤 했는데,
요즘 미대 지원을 위해 혼자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중에 시간이 넘쳐나는데도 불구하고 그림에 손을 전혀 안 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근 한-두달간 유지되다 보니, 내가 이렇게 그림 그리는걸 재미없어했었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진짜 이 길로 가야 하는 사람이 맞나.. 하고 고민하게 되네요.
외국에 나올 때까지만 해도 큰 꿈을 가지고 왔는데 스스로에 대한 실망도 커지고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열정이 있었고요 ) 매달려온 길은 그림뿐인데 이제 아예 흥미를 못느끼면 과연 내가 미대를 들어간다고 해서 뭐가 될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미대에는 열정도 넘치고 재능도 뛰어난 사람들 천지일테니까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주변에서 다 뜯어말려도 회화과에 진학해서 작가가 되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그림 그리는게 너무나 재밌었기 때문인데..
해외에서의 입시라 시간의 압박(비자 ㅠㅠ) 도 있고 어학 자격증에 서류들에 그동안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서 그런 모양이다 생각했는데 그런 문제들이 거의 해결된 뒤에도 도무지 의욕이 안 생기네요.
스스로 예술을 사랑한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요즘은 책 읽는 것도 귀찮고 영화도 미술관 관람도 음악감상도 별 감흥이 없네요.
하루종일 하는 일이라곤 오직 요리해서 끝없이 쳐묵.. 하는 거랑 청춘물 애니 보는 것 ㅎ
머리로만 그림을 그려야지 그려야지 하다가 몸뚱아리는 가만히 먹고 자고 하루을 헛보내고 있네요.
그림, 미술계에 종사하시는 오유 분들, 여러분들도 혹시 이런 상황을 격으신 적이 계신가요?
이런 슬럼프를 겪어보신 적이 있으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작업하고 연구할 의욕을 어떻게 되찾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시간나시면 들러서 여러분들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 ;-;
글만 올리니 심심해보여 제가 애정하는 작품 하나 첨부해봅니다
출처 |
작품은 In Memory of George Dyer 1971 - Francis Bacon 입니다.
예전에 캡쳐해둔 거라 이미지 출처는 모르겠어요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