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5월, 나치 친위장교 아돌프 오토 아이히만이 체포되었다.
홀로코스트의 실무 책임자로, 1급 전범이었던 그의 공개재판이 진행됐다.
그런데 그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가 사악하고 아주 잔인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는 아내를 사랑했고, 자식들에게 존경을 받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가장이었으며
신앙심이 돈독한, 친절하고 선량한 이웃이었던 것이다.
오직 명령에 따라 주어진 일을 했을 뿐
아이히만은 자신을 그렇게 변호했다.
나는 내 주어진 직분에 충실했을 뿐이다. 나는 명령을 받았으며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부여받은 목적에 충실했을 뿐이다.
이 재판을 지켜본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말한다.
무지라는 것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
무지한 자는 일상 외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것이 악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평범한 악을 경계하며 깨어있는 양심을 통해 무지와 결별해야만 한다.
따라서, 사유’란 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권리’가 아니라
반드시 수행해야만 할 ‘의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