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숙취해소라며 떡볶이 부페?? 가서 너무 잘 먹고 배탈났네요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 그렇게 호탕한 여자는 아니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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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주침
첫 여행 이후로 엄마는 그 놈을 만나지 말라며 집에서 졸졸졸 쫓아다니며 잔소리를 하심
"너 좋다는 남자가 그렇게 없니 걔 말고 딴 애를 만나라 엄마는 절대 반대야!"
하... 엄마.. 나 좋다는 남자도 없고.. 엄마 기준에 맞는 남자는 더더욱 엄써....
물론 드워프는 매일매일 전화를 해서 '나 어떡해? 많이 화나셨어? 진짜 미안해... 어떡하지?' 이러고 내 피를 말림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아부지랑 저녁을 먹으며 가볍게 반주를 하고 있는데 은근슬쩍
"야 걔가 그렇게 좋냐?" 이럼
"아니 뭐.... 그냥 귀여운거지 뭐.. (우물쭈물)"
"그럼 한번 보여줘봐~"
"아 엄마가 저러는데 어떻게 보여줘. 아빠가 말 잘해준다고 약속하면 보여줄게"
그리고 처음으로 남자친구를 엄빠에게 보여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음
"야 아빠가 너 보고싶대"
"?????어???? 어... 인사는 드려야지..."
"왜그렇게 피하냐? 마음이 식었네 휴"
"아니 그게 아니고.. 무서워서..."
"그냥 인사드리고 정 안되면 헤어지면 되지(코를 판다)'
어김없이 데이트 후 집까지 날 데려다 주는 길이었음
엄빠가 보고싶다니까 보여드려라 이런 얘기를 하면서 가고 있는데 저 멀리서
"딸!!!"
"엄마????"
엄마가 서있는거임. 막 손을 흔들다 말고 막 달려옴.
"얘니??"
"아니 집에도 안들어가고 지금 뭐하는거야.."
"아니 엄마도 약속이란게 있어~ 그니까, 너니?"
"안녕하세여 어머니 저기 저 드워프라고 합니다"
"어머~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근데 그러면 안되지 막 외박을 시키고~"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건 없고(힐끗) 아이고 니가 더 아깝다야.. 앞으로 일찍일찍 들여보내~"
"네 명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랬음...
그날 엄마도 술 한잔하고 돌아오는 길인데 저 멀리서 나와 드워프가 보였다고 함.
그래서 얼굴을 보자마자 당장 찢어놓을테다.. 하고 벼르고 있는데
드워프가 점점 가까워 오는데 생각보다 덩치가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고 함
그리고 사진으로는 기생 오라비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피부고 하얗고 코도 오똑하니 더 마음에 들었다고 함
(참고로 본인 가족은 다 코가 낮음ㅋㅋㅋㅋㅋㅋ 유일하게 높은 엄마도 인공임ㅋㅋㅋㅋ 본인은 화장기술로 커버)
옆에 있는 나를 보니 오크가 있었다고.. 그랬음. 드워프는 얼굴로 중년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은거임.
드워프를 먼저 보내고 엄마와 집에 오는 내내 엄마 화장 안떴어? 이에 뭐 끼진 않았지? 술먹었는데 먹지말걸~ 이럼
그렇게 엄마는 한번만에 만남을 허락했다고 한다(쉬운 여자... 절레절레)
* 드워프 생일
나는 사귄지 몇 달이 되가도록 드워프 생일을 모르고 있었음
어느날인가.. 지나가다가 곧 생일이라는 말을 얼핏 들음
그래서 아 그래? 이러고 무심한 척했지만 무슨 선물을 해줘야할까 머리를 엄청 굴리고 있었음
안타깝게 생일이 평일이었고 둘다 일을하니(칼같이 일주일에 한번 만남) 주말에 만나서 생일파티하자! 이렇게 됨
훗
나는 절세미남을 손에 넣은 여자이기에 우리 드워프가 기뻐하는 걸 보고싶었음
퇴근 후 드워프 전화가 옴
[오늘은 이걸하고 저걸했는데~ 그리고 진상이 있었고 어쩌구 저쩌구]
참고로 드워프는 당시 자영업을 했음(지금은 말아먹음) 나보다 출근 시간이 자유롭고 퇴근 시간은 자정임
와... 나는 평생 할 통화를 얘랑 연애할 때 다 한거 같음
나 6시 퇴근하면 진짜 한번도 안끊고 마감할 때까지 함.. 그리고 집에가면서 또 하고 씻고 나와서 자기 전까지 또함
오즉하면 내가 전화 그만하라고 빡쳐하면 또 그걸 그렇게 서운해 함...
후에 드워프가 핸드폰 바꾸러 갔는데 평균 통화량이 있잖슴? 직원이 놀람 뭐하는데 이렇게 쓰시냐고..
시어머니를 그때를 이렇게 회상하심
[나는 니가 전화를 안끊어서 그런 줄 알았지 뭐니~ 아유 만나면 혼내줘야지 했는데~]
제가 범인이 아니예여 어머님.
어쨋든 그날도 6시 10분이 지나자 마자 전화가 와서 저렇게 보고를 하는거임
그날 뭘 먹었는지 손님이 몇 명왔는지 심지어 화장실 몇 번 갔는지도 보고함(드워프 장 되게 일 잘함... 부러움)
"야 전화 끊어 나 바빠"
[왜 바빠? 퇴근 안했어?]
"나 바쁘다니깐! 끊어 오늘 야근이야"
[웅... 미안해.. 끊나고 전화해줘..]
히힣 전화 끊고 당장 케이크를 사러 감 드워프는 단거 안좋아하니까 내가 좋아하는 맛으로!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가기 시작함.. 도중에 전화가 또 옴
"아 왜!!"
[아니.. 아직 안끝났어.?]
"야.근.이라고!! 귀찮게 전화하지마!!"
끼잉대면서 전화를 끊음... 근데 나는 지하철 안내방송 들을까봐 조마조마했음
드디어 도착을 했음. 당당한 걸음걸이로 가다가 길 잃어버림(그럴만한 큰 동네도 아님)
결국 전화함
[끝났어????]
"야 나 여기 카페베네 앞인데 길 잃어버림 데리러 와"
[나 일하잖아 못데리러가... 주위에 큰 건물 없어?]
"아니 나 잠실이라고 근데 길 잃어버렸다고"
[??? 잠실왔어?? 기다려봐 어디라고??]
곧 저쪽에서 후줄근한 드워프가 뛰어옴 와 데이트할 때는 사람같더니 진짜 드워프 꼴임
"어떻게 왔어? 야근한다며"
"뻥이지, 이거나 받아라 생일 축하한다 짜식(씨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드워프는 울었다고 한다(감동에 몸을 부르르 떨며 눈가가 젖음)
"고마워 나 생일날 케이크 받는거 진짜 오랜만이야"
"그래 평생 나에게 감사하며 살아라 간다(엄청난 쿨내)"
진짜 케이크만 주고 집에 옴ㅋㅋㅋㅋㅋ 물론 주말에 만나서 선물 증정식은 거행했음.
* 숙박업소 VIP
이렇듯 우리 커플은 1년이 다 되가도록 정말 일주일에 한번씩 만남ㅋㅋㅋㅋㅋ대쪽같았음
본인의 치명적인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드워프는 점점 헤어지기 싫다고 졸라댐
그러던 어느 토요일 새벽 한참 달게 자고 있는데 전화가 옴
"어으어...여보세여...."
[나 지금 너의 동네다?]
"아 뭐래 미1친놈아...자는데......끊어"
[웅... 아침에 전화할께...]
그리고 새벽에 일어났는데 카톡이 와 있음
[나 어제 일끝나고 새벽에 너네 동네와서 모텔에서 잔다 일어나면 연락 줘]
헐... 스토커인가
그 이후로 늘 드워프는 일 끝나면 우리 동네 모텔에서 잠
이유는 간단했음.. 그냥 나랑 가까이 있다는게 좋아서. 아침에 더 일찍 만날 수 있어서.
우리 동네는 모텔이 별로 없는 편임... 한 모텔만 주구장창 이용함...
포인트 카드도 만듦.. 모텔에 있는 모든 방을 가봄.. 주인이 알아보고 온갖 선물도 줌
궁금했을거임 맨날 남자 혼자 주말 새벽에 와서 묵고 아침에 여자가 깨우러 오는 상황ㅋㅋㅋㅋ
오죽하면 주말에 미리 방을 빼주는 세심함도 보여주심.. 가끔 늦게 가면 만실이어서 헤맸던 드워프가 안타까웠나봄
주말 숙박비가 저렴하지 않은대도 불구하고 포인트로 몇만원씩 깎이고...
나중에 우리 결혼하면 청첩장도 준다고 했음(안타깝게 도중에 주인분이 바뀜ㅜㅜ)
이때 한편으로는 이렇게 돈을 펑펑 쓰는 남자는 남편감이 아니고 연애만 해야한다는 생각도 있었고
그래도 나를 이렇게 좋아해주는 남자가 있다면 살아봐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있었음
그리고 아침에 깨우고 나와서 순대국을 먹으며 소주 한 잔씩 했던 이 날들을 우리 둘다 너무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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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어디서 듣고왔는지 등 돌리고 자면 외박이라고 그러더니
지금 이틀 연속으로 제가 등 돌리고 잤다고 외박녀라며 아침마다 자기한테 신경 안썼다고 토라짐...
오늘은 꼭 팔베게 해줄게여 호호